[디트의 눈] 대전시 금고 답안지

박성효 대전시장 특유의 장고(長考)에 시 금고를 노리는 4개 은행 관계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제나 저제나 결과가 나올 듯 나올 듯 하지만 박 시장은 소위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버스 떠날 때 까지’ ‘시험 종이 울릴 때 까지’고민한다는 특유의 장고가 하나은행을 비롯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관계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현재 지역 금융 출입기자들뿐 아니라 대전시청 출입 기자들도 “어떻게 돼 가는가”는 은행 관계자들의 질문을 하루에 한 두 통씩은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청 관계 공무원들도 “궁금해 하는 전화를 자주 받고 있다. 관심사항은 관심사항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금고 선정과 관련해 박 시장은 그동안 몇 차례 언급은 했으나, 속을 드러내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 달 호주 출장에 앞서 기자실에 들었을 때 박 시장은 출입기자들에게 단수와 복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물었었다. 출입기자들은 5대 2 정도로 복수금고를 선호했다.

박 시장은 당시 “해외 출장을 갔다 와서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는 말을 남기고 떠났고, 5일만인 4일 돌아왔다. 5일 박 시장은 다시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호주 출장길에 대한 성과를 설명했으며 금융계의 최대 관심사인 시금고에 대해서는 “기내가 시끄러워 영화 한편을 봤다”면서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박 시장이 이런 장고에 들어가면서 담당 국장인 조찬호 자치행정국장은 “모든 준비는 다 끝내고 방침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그러나 이번 주 정도에는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은 그러면서 시의회 의원들과의 이야기를 전해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4명의 의원에게 (시금고의 단수금고와 복수금고) 물어 본 결과 2-1-1이 나왔다”고 말했다. 2명의 의원이 단수금고에, 그리고 1명의 의원이 복수금고를 선호했고, 나머지 1명은 유보했다고 말했다.

대전시금고와 관련, 지난 달 말 <디트뉴스>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폴(pool) 조사에서는 15대 85로 복수 선호자가 많게 나왔다.

대전시는 계약 만료일 3개월 전까지 결정되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은행과 계약 만료일이 오는 2007년12월31일이므로 9월 말까지 금고가 선정되면 된다는 이야기다.

다만 공고 절차와 함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그리고 선정위원회 구성 및 심사 등의 기간을 고려하면 9월 중순, 즉 이번 주에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금고선정 스케줄을 갖고 있다.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릴 시간이 가다오고 있다. 박 시장은 어떤 답안지를 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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