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정든 부속구이 (대전시 서구 탄방동 주공아파트 밑)

 돼지 부속 특수부위를 싼 값에 푸짐하게 즐겨

돼지부속하면 삼겹살이나 갈비 등 돼지의 주요 부위를 잘라내고 남은 내장부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뽈살(아구살), 껍데기, 암뽕(암돼지 새끼보), 염통, 곱창, 위장, 혀, 귀,꼬리,간, 오소리감투 등을 말하지만 왠지 생소한 명칭이다. 돼지부속구이는 이런 부속 살을 한데 모아 밑간과 양념을 해서 맛을 내어 직화로 구워먹는 요리이다. 하지만 서민적인 가격대에 비해 귀족적인 맛을 갖는다는 사실은 접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다.

   
▲ 돼지 모듬부속구이.뽈살,염통,암뽕,꼬리,염통,혀 등 다섯가지 특수부위.지방이 없고 쫄깃한 맛이 별미다..(600g  12,000원.)
 

최근 이런 부속구이 바람이 불면서 대전에도 독특한 부속구이 맛으로 미식가들에게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 있다.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 있는 ‘정든 부속구이(대표:김미숙 47). 이집은 탄방동 주공아파트 밑 사거리에 있어 찾기가 쉽다.

이집 메뉴는 돼지부속구이가 전부다. 한마디로 돼지의 곳곳에 숨은 부속 살을 찾아 구워내는 구이 전문점이다. 그래서 돼지부속이라는 묘한 어감으로 생긴 선입감도 막상 시식을 해보면 생각이 바뀌며 그 오묘하고 깊은 맛에 점차 빠져들게 된다. 지방이 없고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가격이 저렴하고 양 또한 푸짐해 대표적인 서민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 뽈살. 돼지 한마리에 400g정도 나온다.원래는 볼살인데 '뽈살'로 불린다.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다.  

특히 뽈살은 돼지 코를 중심으로 양 볼에 손바닥 크기만큼 나오는 볼때기살인데  원래는 볼살인데 ‘뽈살’이라고도 부른다.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고 소고기를 먹는 맛을 느껴 인기가 많다. 이집은 테이블 6개의 작은 선술집이지만 식당외관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시원한 느낌이다. 고객층도 애주가와 직장인들이 많고 실내인테리어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이집은 부속구이 중에서 돼지의 염통,위장,암뽕,꼬리,뽈살 등 다섯가지 부위를 그날그날 판매할 양만을 매일 아침에 들여와 주인이 직접 손질을 한 후 손님상에 올린다. 보통 육류의 부속물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있게 마련인데 이집은 전혀 냄새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 돼지 한마리에 하나밖에 없는 꼬리. 이것을 먹으면 돼지 한마리 다 먹었다는 소리를 듣는다.꼬들꼬들한 맛이 기존 돼지고기의 맛과는 다르다.  

먼저 잘 익은 고기를 한 점 집어 맛을 보았다. 고기는 그냥 소금에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은박지 그릇 위에 잘게 썬 김치, 마늘, 고추와 특제 고추장소스를 뿌린 후 천천히 졸여가며 만든 양념장에 같이 싸서 먹는 맛도 일품이다. 석쇠에 직접 구워서 그런지 특유의 고기맛과 쫄깃쫄깃함이 소스의 새콤달콤함과 어우러져 식탐을 동하게 한다. 여기에 소주한잔을 입안에 털어 넣으면 온갖 시름이 모두 사라질 것 같다.

거기다 별미로 시원한 콩나물 냉국이 나오는데 고기를 먹고 난 텁텁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준다. 겨울에는 뜨끈한 시래기 국이 나온다.

     
  ▲ 마라토너로서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김미숙 대표와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남편 한찬섭씨.   ▲ 김치볶음밥.오므라이스처럼 모양을 내서 나오는 볶음밥은 한잔 술에 잊었던 허기를 채워준다.  

 울트라 마라토너가 운영하는 건강이 배어있는 집

이집은 종업원 없이 부부가 운영하는 집이다. 김미숙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라토너다. 그래서 그런지 40대지만 몸매는 20대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 같다.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맨 먼저 김 대표의 대형 마라톤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2004년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완주’, ‘2005년 76회 서울 국제동아 마라톤 대회’를 완주한 사진이 식당 벽면에 걸려 있어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눈요기를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건 약과다. 다른 벽면에는 지난 해에 있었던 제2회 유성온천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완주패와 풋 프린트 까지 걸려 있다. 대단한 열정이다. 적은 나이도 아닌데 앞으로  ‘철인 3종’에 도전한다고 하니 많은 응원을 해주고 싶다.

   
▲ 지난해 있었던 제2회 유성온천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완주패와 풋 프린트가 벽면에 걸려 있다.   ▲ 2004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완주하는 모습.이밖에 2005 서울 국제 동아마라톤대회 완주모습도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남편 한찬섭씨(54)는 대전이 고향으로 코카콜라에서 24년간 근무하다 퇴직하고 부인과 같이 헬스클럽을 운영하다 뒤늦게 음식업에 뛰어든 초보사장이다. 정든부속구이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재밌다. 헬스클럽을 3년간 운영했지만 신통치 않아 전업을 하려고 마음먹던 차에 친구들과 청주지역에 부속구이 잘하는 곳을 자주 찾게 된다. 그리고 부속구이가 경제가 어려운 요즘 복잡한 음식보다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소주한잔 할 수 있는 품목이라 생각되어 부속구이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된다.

그리고 전국에 부속구이 잘한다고 하는 집을 모두 찾게 되지만 모두 맘에 드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잘한다는 집의 장점만 골라 1년 동안 나름대로 양념소스도 직접 개발하고 독창적인 맛을 창출하게 된다. 그리고 지난 3월 탄방동에 ‘정든부속구이‘란 간판을 걸고 본격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 노릇노릇 익은 부속구이. 저렴한 가격,부담없이 소주한잔 할 수 있는 안주로는 그만이다.   ▲ 양념소스에 싸서 먹는 부속구이 맛. 먹어 본 사람만이 맛에 대해 말을  할 수가 있다.  

문을 열자마자 싼 가격에 비해 돼지의 여러 특수부위를 모듬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저녁이면 테이블이 이미 차버릴 정도로 손님들의 반응이 뜨겁다.

맛도 맛이지만 특히 정든 부속구이가 짧은 시간에 손님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게 된 데는 맛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있다고 한다. 2~3명이 부속구이 한 접시에 소주 두 병 마시고 식사로 김치볶음밥을 배불리 먹어도 2만원이면 너끈하다.

 
▲ 정든 부속구이 전경. .탄방동 주공아파트 밑 사거리에 있다.  

돼지부속은 보통식당에서 3인분에 해당하는 600g에 12,000원에 제공하니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 손님들이 줄을 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값도 싸거니와 그 맛도 삼겹살이나 목살과 같은 고기에 비해 독특한 식감으로 별미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최근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도 처서를 지나면서 조석으로는 제법 서늘하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술자리도 늘게 되지만 직장동료나 친구를 만나 한잔 생각나면 부담없이 돼지부속구이와 함께 소주한잔 나눠보자. 주머니가 가벼워도 그 자리가 더욱 즐거울 것이다. 한번 가보자.

체인점 문의 010-3454-3712.  535-7100
연락처: 042-535-7100
영업시간: 오후4시~새벽 2시
휴일: 연중무휴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탄방동 77-3
주차장: 별도 주차장은 없다. 인근에 적당히 주차하면 된다.
차림표 :모듬부속구이(염통,위장,안뽕,꼬리,뽈살,혀) 600g 12,000원,   돼지뽈살:(600g)14,000원,  막창 12,000원,   꼬리 12,000원,   매운라면 2,5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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