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 미소가 있는 치과 원장 시인등단 화재

◆ 62회 문학사랑 신인작품상을 수상한 송선헌 '미소가 있는 치과' 원장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 느낌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글이 시가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교감의 창구가 되었습니다.”

기자를 만나 환하게 시를 쓰게 된 동기를 말해주는 송선헌 원장(41)은 밝은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송원장은 지난 1일 발행된 계간 문학사랑 여름호를 통해 등단한 치과의사로 화재를 모으고 있다.

송원장이 처음 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3년 병원을 개원하고 환자와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병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환자들이 신선하게 제 시를 봐준 것 같습니다. 병원 원장의 생각과 어떤 삶을 살고 있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솔직한 글들이 환자들이 호감을 산 모양입니다. 병원을 운영하며 진료실에서 느낌들을 시란 형식으로 담아 냈습니다”

<<속도가 우리를 가볍게 한다>>

난다는 것은 분리의 종결판
행복햇을 것이다 새처럼
하늘에 떠 있다고 생각함
不安은 안정권 밖이다
새끼줄 꼬인 듯 움추리는 몸 속의 DNA를
움직이는 호르몬
비행은 결코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다
-당해본 자만이 안다
에어포캣은 진저리가 난다
땅에 감사, 착륙에 박수
육지보다 섬이 깨끗한 것은 외롭기 때문이라
원래 지구도 섬
이 섬에 하는 사람 들이 외로운것은 정(淨)하지 못함
고정된 관념들
----이하 중략---
빌 붙는 것이었다 서로에게
당연한 듯 잊는 감정으로

◆ 송원장의 '속도가 우리를 가볍게 한다' 중에서
송원장의 시들은 송원장이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소재가 담겨 있어 재미를 준다. 가족과 환자와 병원 평범한 일상이 시로 표현되어 보여 준다.

5년간 써온 시와 글의 분량이 단행본 3권을 낼 만큼 많아지자 송원장은 글들을 묶어 출판을 결심하게 됐다. 하지만 그전에 자신이 쓴 시에 대에 검정을 받고자 62회 문학사랑에 기고를 하게 됐다.

“책을 펴내기 전 시에 대한 검증을 받고 싶어 기고 했습니다. 기대 하지 않았던 신인작품상을 수상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고 무척 놀랐습니다”

송원장이 작품상을 수상하고 난 뒤 쓴 당선소감에는 “처음은 두렵다. 1등만 한사람에게는 이런 졸작에 웃을지 모른다” 고 전제하고 처음이지만 정신적 창조와 도전의 의지를 강조했다.

신인상 수상을 한 ‘개구리 참외’ 등 다섯 편의 시는 송원장의 담담한 생활 속의 이야기이다.

“개구리 참외는 3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국도변에서 파는 개구리 참외를 본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맛잇어 보이는 참외지만 돌아가신 아버님은 드실 수 없는 애틋한 심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시를 통해 전해지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그가 홈페이지에 ‘생각하는 하루’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들을 엄선해 책을 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시집에 대한 제목도 생각해 두었다는 송원장은 “첫번째 시집은 ‘속도가 우리를 가볍게 한다’라는 여행을 통해 적은 감상문이고 두번째는 ‘시계침 그림자’ 그리고 진료실의 일상을 가볍게 담은 ‘미소 진료실’을 생각해 뒀습니다” 라고 두툼한 원고 뭉치를 기자에게 보였다.

◆ 병원 홈페이지에 시를 올리는 송선헌 원장.

송원장은 치과 운영뿐만 아니라 2년 전부터 대전체조협회 회장직과 대전치과협회 학술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 진료와 무의촌 진료봉사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처럼 바쁜 와중에도 시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매일 한 시간씩 일찍 출근해 글을 써왔습니다. 틈틈이 모아온 글들이 분량이 꽤 되더군요. 시를 별도로 시간 내서 배운 적은 없지만 시중의 시집들을 꾸준히 다독해 온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라며 시를 기록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송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시집을 펴내 환자나 주변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인터뷰의 마지막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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