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병의원, 간호인력난...간호학원, "보낼 사람이 없다"

◆ 의료현장의 간호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부와 교육부, 병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전시 서구 G의원, 동네의원이면서 매일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50명을 넘고 있지만 간호사와 조무사가 부족해 환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장은 부족한 인원으로 인해 병실까지 줄여야 할 실정이다.

구인사이트에 간호사와 조무사를 구한다고 글을 올려도 일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다.

이와같은 상황은 전국 의원들이 공통으로 겪는 간호인력 부족 때문이다. 게다가 중소병원들도 간호인력부족으로 인해 복지부와 국회에 조무사로 대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호소할 정도다.

◆ 간호인력 부족

지난 해 중소병원들은 간호인력난 이유로 △대형병원 속출로 간호인력 대거 이동 △간호사 해외 송출 △야간근무 기피 △열악한 대우 등을 제시하고 이러한 사항은 병원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법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 이유로 "중소병원 경영난과 간호사 해외진출 등을 감안해 종합병원 및 병원에서 간호사 인력의 일부를 간호조무사로 대체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복지부는 지난 해 11월 종합병원, 병원의 간호사 의무고용인력 중 일부를 간호 조무사로 대신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선 중소병원의 경영난과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정원이 과다하게 책정돼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의 재정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현재 전국 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의료인력비율은 의사 23.4%, 간호사 32.7%, 간호조무사 33.0%인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보다 많은 셈이다.

하지만 종합병원과 병원은 사정이 다르다. 간호조무사의 간호사 수의 1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의원의 경우 간호조무사가 5만1986명으로 간호사(1만3361명)의 3배 이상인 것과 비교된다.

◆ 간호학원, 보낼 사람이 없다

이렇듯 간호조무사 인력이 부족한 것은 이들을 교육하고 현장으로 내보내는 간호학원에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실업계 고등학생의 경우 3학년때 간호학원을 다니며 졸업할 때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받아 취업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나 요즘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하기 때문에 학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

중구 A간호학원 K원장은 "고등학생들이 원생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 정도로 학원도 인력난으로 걱정이 많다"며 "학원을 찾아오는 학생들도 취업은 언제 시켜주는지, 장학금은 있는지, 수업을 받아야 하는지 등 들어주기 어려운 요구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K원장은 또 "병원에서 10명 맞춰서 보내 달라고 했을 때 그 인원을 못 맞추면, 능력 없는 원장이란 소리까지 듣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은 취업을 잘하는 학원을 찾고 있다. 1년간 152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자격이 주어지지만 의료현장의 인력난으로, 취업을 우선시 하게 됐다.

학원에서는 학생 모집을 위해 학원비도 절반으로 대폭 내렸으나 제살깍아먹기 였다. 학생들은 취업을 이유로 학원비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최근 대전지역 14개 학원장들이 모여 원래가격으로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도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한 수강료다.

충남지역 18만원, 서울 28만원, 경상도 25만원에 비해 대전은 15만원선이다. 그나마도 이를 내는 학원생이 전체의 20%가 채 되지 않아 학원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 인력난, 해결책은 없나

간호학원에서 간호조무사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어야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가 되겠다고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구의 또 다른 간호학원 A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간호조무사가 월급이 낮고 평생 간호조무사로 생활해야 하는데도 승진의 기회가 없기 때문에 (학원을)찾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자격증 없이 간단한 전산입력을 위해 취업을 해도 조무사 월급과 엇비슷하게 받기 때문에 1년간 학원을 다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간호사는 부장, 과장으로 진급을 할 수 있지만 조무사는 퇴직할 때까지 조무사이기 때문이다.

저임금도 조무사 지원의 장벽이다. 대전에서 월급 80만원 이상의 월급을 주는 의원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원장은 "월급 10만원만 더 준다고 하면, 능력있고 훌륭한 인재들을 찾을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되면 의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간호학원이 간호조무사 교육만 할 수 있는 것도 한계점.
사설 자격증 이지만 의료 관련으로 '병원코디네이터', '의약사무정보관리사', '약물예방상담지도사', '다이어트 관리사', '의료정보 관리사', '의료 보험사', '병원 행정사' 등 다양한 자격증이 있다.

이 자격증으로 의료계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할 수 있는 과정을 할 수 있지만 현재 법상 간호조무사 교육만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간호인력난은 어제 오늘이 아닌, 오랜 기간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것이다. 이의 해결을 위해 복지부와 교육부, 병원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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