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 설득해 가해남성 고소...법적 대응할 것

최근 지방의 A대학병원은 해당병원 교수를 사칭, 다수의 여성에게 음란성 전화를 하는 40세 한 남성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A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40대 남성이 다수의 여성에게 수차례 음란전화를 걸어 실제 A병원 산부인과 교수 당사자의 명예는 물론 병원 측 이미지가 실추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

A대학병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병원장은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교수사칭 음란전화 주의 및 제보접수’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통해 피해여성들의 증언을 확보하기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2002년에도 인근 지역에서 이와 같은 행각이 있었는데 이번 범인이 무직에 40세라는 점, 산부인과 교수를 사칭해 설문조사를 핑계로 음란성 전화를 한 점 등 동일범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건은 당사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에도 피해여성들이 고소를 하지 않아 흐지부지된 것 같다”며 “이번만큼은 병원 차원에서 가만히 두고볼 수 없는 사건으로 피해여성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병원 차원에서라도 강경하게 법적인 조치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피해여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자신을 산부인과 교수라고 소개한 남성은 처음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설문조사를 시작했지만 질문이 계속될수록 응답하기 힘들 정도의 노골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기혼이냐 미혼이냐, 여성의 생리주기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 설문은 ‘부부관계 횟수, 부부관계의 느낌, 성적 만족도, 성관계시 체위’ 등 낯뜨거운 질문으로 이어졌다.

피해 여성들은 “설문조사가 진행될수록 굉장히 불편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부터 피해여성들이 산부인과 모 교수의 신분을 확인하는 전화가 계속되자 병원측에서 추적에 들어간 결과 최근 범인으로 추정되는 40세 남성을 찾아내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사칭당한 산부인과 교수 당사자와 경찰이 직접 모텔을 찾아가 범행 현장을 잡은 당일, 병원 측에서 확인한 피해 여성은 8명. 대개는 5~8분가량 통화를 하며 설문에 응했으며 길게는 30여분가량 통화한 여성도 있다.

그러나 2002년 당시 총 68명을 대상으로 83차례 설문을 실시한 것으로 볼 때 피해여성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 측은 "피해여성에게 걸려온 전화의 발신자 번호를 추적해 광주시 내 R모텔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40세 남성을 찾아냈지만 증거 부족으로 체포하지는 못했다"며 "피해여성을 설득해 고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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