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근 소아과학회 대전충남지회장...원칙대로 해야

"소아과는 수련에서부터 청소년을 담당한다. 명칭만 바뀔뿐 진료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는 오상근 원장.
소아과 명칭변경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소아과를 소아청소년과로 개칭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보류된 것과 관련 장동익 의협회장이 국회 심의를 보류시킨 사실이 확인되면서 회장에 대한 퇴진운동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8일 소아과를 소아청소년과로 바꾸는 의료법 개정안의 심의를 보류했고 이 과정에서 의협에서 보류를 요청했다는 주장과, 이를 부인하는 주장들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후 지난 12일 장동익 회장이 회원 호소문을 통해 "두 과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이 빨리 상정돼 가부간에 결정이 나면 의료계가 너무나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판단, 두 과의 깊은 상처를 수습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설명했다"며 직접 개입사실을 해명했다.

이에 대해 소아과개원의협의회(회장 임수흠)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장동익 회장은 즉각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며 "사퇴하지 않으면 의협 거부운동과 탄핵운동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소아과학회 대전 충청지부를 맡고 있는 오상근 밀알연합의원 원장(소아과전문의, 53)을 만났다.

- '소아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소아의 의미는 어른 전단계를 통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는 같은 의미입니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사춘기의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엄격히 따져서 소아과와 소아청소년과는 같습니다. 하지만, 유아 진찰이 많아지면서 청소년 진찰이 줄어들었습니다."

-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인가요.

"한번은 5학년 학생이 머리가 아프다고 찾아와서 진찰 소견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뭔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니 이 학생이 '왕따'를 당하고 있었어요. 이때 아차 싶었지요. 우리가 학생들의 진료에 무관심했구나 하고요. 당시 소아과 이사를 할때였는데, 학회에서 학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발표했지요. 그래서 10여년 전부터 청소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깊은 반성속에서 소아과 내에 '소아청소년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미나를 열고, 연구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흡연, 음주, 약물, 성문제 등의 치료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등 청소년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내과에서 명칭변경에 반대를 하고 있는데요.

"내과에서는 성인병위주의 수련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청소년 진료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들 내부에서는 이미 교통정리가 끝난 부분임에도 내과에서 딴지를 걸고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거나 상식선에서 접근을 해봐도 소아과에서 맡는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 명칭을 바꾼다 해도 환자들이 찾지 않으면 문제 아닌가요.

"청소년기에는 아픈 아이들이 별로 없잖아요. 잘 뛰어놀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세대이니까 병원에서 청소년들을 진료해서 돈을 벌자는 생각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환자가 없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자가 없다고 청소년문제를 방치하나요? 청소년 문제 어디서 맡아야 합니까. 왕따부터 흡연, 음주, 성문제까지도 고민하는 의사가 있어야 잖아요. 얼마전에 청소년지원센터 행사장에 가 보았는데, 정신과의사만 참여하고 소아과는 없더군요. 얼마나 창피하고 미안하고 속상한지.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 중앙에서는 회장 퇴진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회장 임기가 시작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서 좀더 두고 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앙에서는 회장퇴진운동을 벌여 나갈것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어요. 장동익 회장의 입장이 이해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과 출신 회장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번문제에 대한 책임은 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정부에서는 원칙과 소신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갈짓자 행보가 아닌,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정책을 추진해야지, 지금까지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낭비되는 의료비가 결코 적지 않잖습니까. 쓸데없는 논쟁을 청산하고 계획된 방향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상근 밀알연합의원 원장은 대전시 서구의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남대의대 출신으로 대전기독의료인연합회 부회장과 대전 밀알복지재단 대표이사, 사회복지법인 평화의 마을 이사, 충남대의대와 을지의대 외래교수 등을 맡고 있다.
(밀알연합의원 042-488-5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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