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명동 칼국수(대전시 중구 목동)

걸쭉한 서리테 콩국물이 일품

예전에 “믹서에 갈면 콩 맛이 덜하다”면서 맷돌을 빌려 콩을 갈아 만들던 어머니의 콩국수가 생각나는 계절이다.여름 보양식 콩국수는 국물 자체의 매력뿐 아니라 콩국의 농도와 면 굵기의 어울림이 중요하기 때문에 콩국수 잘 하는 집 찾기가 쉽지 않다.그런데 병원 의사들이 추천하는 콩국수 집이 있다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여름철 보양식 서리테 콩국수.푸른빛깔이 식욕을 돋운다.

대전시 중구 중촌동 자유총연맹 앞에 있는 “명동 손칼국수”(대표 공영미 46).큰 도로가에 있질 않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유총연맹을 안다면 찾기는 쉽다.이집은 보기에도 허름하다.종업원도 없고 주인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다.식당 안으로 들어가도 탁자 6개가 전부인 조그만 식당이지만 인근에 있는 선병원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이집 콩국수를 먹으라고 권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왜 그럴까. 의문이 생기면 이집에 와서 직접 먹어보면 의문이 풀린다. 이집 콩국수는 다른 콩국수와 빛깔부터 다르다.보통 콩국수하면 흰콩으로 하얀 콩국물이 연상되지만 이집은 콩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서리테(검은콩)로 만든 콩국수라 콩국이 푸른 빛을 낸다.콩국에는 다른 조미를 하나도 안하고 순수한 콩으로만 콩국물을 만들기에 수저로 떠먹어야 할 만큼 걸쭉한 것이 특징이다.

도대체 무얼 넣고 어떻게 만들면 저리 될까 의문이 들 정도로 심하게 걸쭉하다. 콩국은 국내산 서리태만 듬뿍 넣어 만들었기에 한 모금 마시면 입 안 가득 콩 입자가 느껴지는 맛이 구수하면서 개운한 게 일품이다.진하고 텁텁한 맛이 여름 보양식 중에 이만한 게 있을까.이래서 환자들에게 이집 콩국수를 먹으라고 권장하는 걸 알 것 같다.

이집 손님 층을 보면 거의 단골이다.그중에서 병원에 근무하는 분이나 환자분이나 노약자들이 많이 찾는 걸 볼 수 있다.이런 일화도 있다.여러 사람들이 오면 복잡해 진다고 단골들끼리만 오자며 다른데 가서 입소문 내지말자고 밀약까지 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하지만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해서 점심때는 작은 식당안은 북새통을 이룬다.최근에는 대전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중촌동 자유총연맹 건너에 명동 칼국수 입구

이집을 일주일에 2~3번 찾는다는 이영씨(48.여.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열매마을 10단지)는 “멀리 노은동에서 소문 듣고 찾아왔는데 이집 콩국수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서리테로 만들었기에 고소하고 구수한 콩 국수는 보약 그 자체입니다.” 라며 이집 콩국수 예찬과 함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여름에 먹는 보약

이집은 음식을 미리 해 놓은 게 아무 것도 없다.그때그때 주문을 하면 직접 홍두깨로 반죽을 밀어서 면발을 삶고 콩국도 만드는 등 모두 주인의 손을 거쳐야 나오기 때문에 조금은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손님이 와서 주문을 하면 그때그때 반죽을 밀어 면발을 삶고 검은콩을 믹서기에 갈아 콩국을 만든다 주인 혼자 모든 걸 해내기 때문에 조금은 기다려야 한다.

콩국수 대접에는 고명으로 오이밖에 없지만 진한 콩국에 가려 국수도 보이지 않는다.쫄면 굵기의 면은 적당한 찰기와 함께 진한 콩국과 잘 어우러지고 젓가락 뒤끝마다 콩의 구수한 맛이 연방 올라온다.색깔도 서리태 껍질을 반만 벗겨 녹색 빛이 돌고,콩의 입자가 굵어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다.시원한 콩 국물에 탄력 있는 면,영양가로만 따져도 훌륭해 보인다.

최근 블랙푸드 열풍이 불면서 검은콩도 덩달아 인기다.서리테는 껍질은 검은색이지만 속이 파랗다고 하여 속청이라고도 부른다.검은콩은 흰콩보다 인체 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과가 높으며, 색이 짙을수록 항산화 효과가 높다.

▲공영미 대표.인심이 후하고 인정이 많아 단골손님들이 너무 좋아한다. ▲콩국물의 원료 검은콩(서리테)

서리태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많아서 검은콩의 대명사로 꼽히는데, 안토시아닌 성분은 꾸준히 장기 복용하면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서리태는 비타민 함량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단백질과 식물성 지방질이 매우 풍부하다.그리고 신체의 각종 대사에 반드시 필요한 비타민 B군, 특히 B₁B₂와 나이아신 성분이 들어있다.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콩 단백질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 있어 영양만점 식품으로 통한다.
▲탁자 6개가 전부인 내부 전경. 허름하지만 콩국수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요즘 웰빙바람으로 콩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콩국수는 취급하는 식당마다 그 맛이 다양한데 언제부턴가 순수 콩만 갈아 만든 콩국수를 보기 힘들어 졌다.하지만 이젠 걱정할게 없다.이런 영양만점인 콩국수를 이젠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명동 칼국수‘에서 과거 엄마의 손맛 담긴 콩국수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늦기 전에 가보자.

연락처:042-222-3380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10시
휴일:연중무휴(명절만 쉰다)
포장:가능
주소:대전광역시 중구 목동 47-36
차림표:콩국수 4,000원.칼국수,손수재비 3,000원, 잔치국수 2,500원.
         (공기밥은 무료로 준다.)
찾아오시는길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