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우(牛)시장 한우전문집(대전 대덕구 중리동)

정말 소고기 맞아?

그동안 한우는 우리 곁에 친근하면서도 가격이 비싸 자주 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근 한미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미국 산 소고기가 들어오면서 한우와 수입소고기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도 한우고기는 일반인들에게 쉽게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한우를 돼지고기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

   
한우암소 2010.2

대전 대덕구 중리동에 있는 ‘우시장 한우전문식당’(대표: 노순태·53).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한마디로 소고기 대중화에 앞장 선 집이라 할 수 있다.

이집은 중리동 대덕구 청소년수련관 정문 앞에 있지만 이곳 지리를 알면 찾기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은 곳에 있다.그런데도 저녁때만 되면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정육점 저울로 500g을 달아서 나가지만 더 주면 주었지 덜 주진 않는다. ▲고기를 써는 모습

한우전문식당으로 개업한지 6개월 밖에 안됐지만 어느 덧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퍼져 웬만한 미식가들은 이 집을 알고 있을 정도다.20여 평도 안 되는 허름한 선술집처럼 식탁 10개가 전부인 이집에 들어서면 먼저 주인의 넉넉한 인심이 반긴다.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대하고 푸짐하게 퍼주는 인심에 한번 온 손님들은 또 다시 이집을 찾게 된다고 한다.무엇보다 이 집의 특징은 저렴한 가격으로 배불리 먹는 한우에 있다.

한우암소만 취급하는 집

이집의 메뉴는 ‘등심알아서모듬’과 ‘암소알아서모듬’이 있는데 500g에 무조건 42,000원을 받는다.최근 등심이나 다른 소고기가격은 180g이나 200g의 경우 최하 3-4만원에서 최고 8만원까지 받는 걸 감안할 때 얼마나 저렴한지 알 수 있다.그 자리에서 정육점 저울로 정확하게 달아 썰어 나오기 때문에 500g이라고 하지만 더 주면 더 주지 덜 나오지는 않는다.


등심과 함께 갈비,치마살,차돌박이,채끝 등 5가지 이상이 함께 나오지만, 매주 한번 소 잡는 날에는 후한 인심으로 곱창,처녑,간,염통이 서비스 품목으로 나오기 때문에 더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여기서 판매하는 모든 소고기는 한우암소만 쓴다.이집에 들어오면 주방입구에 붙여놓은 ‘한우가 아니면 100배로 보상해준다’ 는 커다란 프래카드를 볼 수 있다.그만큼 품질을 속이지 않고 좋은 한우로 승부를 내겠다는 뜻 이다.그런 암소는 쫄깃쫄깃한 고기 맛이 씹을수록 육즙에서 나오는 구수한 향과 함께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사람들은 아마 이 맛으로 한우암소를 찾는지 모른다.

▲한우암소가 아니면 100배로 보상해준다고 한다.

또 소 잡는 날부터 3일간은 육사미미가 인기를 끈다.육사시미는 신선도 문제로 소 잡은 날부터 3일간만 판매하기 때문에 육사시미를 먹기 위해서는 소 들어오는 날도 미리 알아두는 센스가 필요할 것 같다.

A'등급 한우만 고집

뭐니뭐니해도 이 집의 백미는 밑반찬용으로 나오는 선지국. 곰탕고기를 넣어 육수를 뽑고 거기에 선지와 양,내장 등을 넣어 구수하게 만든 선지국은 메콤하면서 구수해서 고기를 먹고 난 뒤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무한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지국으로 소주 몇 병을 비우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별미인 선지국.선지,양,내장이 보이는게 메콤하고 구수해서 인기다. ▲축산물 등급판정확인서.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혹시 품질이 안 좋은 것을 쓰지는 않나 간혹 의심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집은 A'등급의 최고 한우를 씁니다.그리고 일단 먹어보면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노대표가 도축장에서 발급한 등급판정확인서를 보여주며 품질에는 자신 있다고 말한다.아마 24년을 정육과 함께 보낸 세월의 자신감일 것이다.

이쯤해서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는게 있는지 물어보았다.

“사실 마진이 크게 없습니다.한마디로 박리다매이기 때문에 많이 팔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요즘 소고기가격이 조금 내렸다고 하는데 소고기 값은 앞으로 더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길려고 32,000원에 가격을 맞췄습니다.“ 어찌보면 솔직한 답변인지 모른다.

여기다 이집은 식당과 함께 정육점도 같이 한다.“정육점을 직접 운영하고 축산농가와 직거래로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고,식당을 가족 단위로 경영해 인건비를 줄인 것도 싼 가격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대덕구 중리동 대덕구청소년수련관 앞에 있는 우시장. 송촌동 선비마을 올라가다 첫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돼지고기가격으로 소고기를 먹는다.

이 집을 자주 찾는다는 류지필씨(44.대전 대덕구 중리동 삼원종합건설(주) 대표이사)는“그동안 소고기가 비싸 자주 먹지 못했지만 친구 너댓명이 돼지고기 먹을 돈으로 한우와 소주까지 실컷 먹을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집이 없습니다.거기다 육질도 최고의 품질이라 너무 맛있습니다.”라며 이 집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육점 경력 24년의 노순태 대표 2010.2

노순태 대표는 고향은 나주지만 대전에서 24년간 정육점을 운영한 관록의 한우전문가다.성격이 고지식하고 오로지 정석대로 하는 성격이라 그동안 큰 돈은 벌지 못했다고 한다.

식당은 처음이지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진심으로 손님을 위한다면 손님들도 언젠가는 자신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양질의 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에게 판매해서 이집에 온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만족하고 가면 그것으로 보람을 삼고 싶습니다.” 소박한 바람을 말하면서 환한 웃음을 짓는다.

회식을 할 때 돼지고기 먹는 값으로 소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쇠고기는 좋은 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 B1, B2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다.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한우암소를 오늘은 실컷 먹어보자.우(牛)시장이 해결해 줄 것 같다.

예약,연락처:042-622-1192,    018-413-2003
영업시간: 오전12시-오후10시
휴일: 연중무휴
주차: 별도 주차장은 없다. 알아서 주변에 적당히 주차하면 된다.
주소: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495-6
차림표
암소 알아서 모듬 (500g) 42,000원, 일반 모듬 (500g) 30,000원, 육회(300g)20,000원, 육사시미 20,000원,육회비빔밥 5,0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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