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유성 도룡동 홈메이드 퀴진 레스토랑 ‘크림’

미국 시트콤 ‘섹스 엔 더 시티’ 에서 케리 브로드쇼와 그 친구들이 ‘브런치(breakfast+lunch)’를 즐기며 수다를 떠는 모습이 여성잡지나 CF에서 앞선 여성의 트렌드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이 2~3년 전이었는데 어느새 ‘아점(아침과 점심 사이)’라는 말만큼이나 점점 친근한 말이 됐다.


◆ 크림의 브런치 메뉴들 BLT 샌드위치<맨위>, 피시앤 칩스<왼쪽>, 치낀 꼬르드봉블루<오른쪽>.
하지만 대전에서 그 세련된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는 뉴요커의 아침은 고사하고 평범한 브런치를 즐기는 호사는 힘든 일이었다. 

아메리카노에 베이글이 곁들어진 미국식 뉴욕커의 브런치는 아니지만 대전에서도 서울의 이태원과 명동에서 봄직한 특색 있는 레스토랑의 브런치를 즐길수 있게 됐다.

도룡동에 ‘크림’은 예쁜 찻집처럼 보이지만 사실 유럽식 홈메이드 퀴진(Cuisine)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격식을 갖춘 곳이 아닌 서양식 부엌과 홀을 갖춘 가정집이라는 느낌을 준다.

크림의 음식들은 지금껏 알아왔던 서양요리에 대해 새로운 인상을 준다.

이곳은 평범한 경양식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먹어 본 요리들인데, 그 맛이 이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고급 재료들인 건 알겠는데, 누가 어디서 어떻게 이런 맛을 만들어 냈을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또한 먹는 것 이외의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픈 키친 형태로 되어 있어 원재료가 요리되기까지의 모습과 정성스럽게 식사를 준비하는 솔직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붉은색으로 예쁘게 꾸며진 메뉴판을 펼치면 프랑스, 영국, 이태리의 대표요리와 각종 디저트 그리고 커피의 목록이 눈에 들어 온다.


◆ 아담한 '크림'의 모습, 펍 분위기의 정문과 오픈형 주방이 특징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크림을 대표하는 브런치가 서브됐다. 그래도 부드러운 은은한 홍차의 향이 피어났다. 베이컨, 양배추, 토마토가 겹겹히 포개진 샌드위치가 향긋함을 무기로 코끝을 자극해 왔다. 한 조각을 한입 베어 물어 보니 보드랍게 물리는 식빵과 양배추의 상큼함이 입안에 가득 배어 나왔다.

이내 곧 잘근히 씹히는 베이컨의 맛 그사이 새콤한 토마토의 맛이 스며들 었다. 맛을 음미하는 동안 한 조각의 샌드위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샌드위치만으로 성이 안차다면 ‘피시 앤 칩스’를 곁들이면 좋다. 흰 생선살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피시 앤 칩스’는 영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먹거리 중의 하나이다. 크림에서의 피시앤 칩스는 영국인 주방장에게 사사 받은 레시피대로 만들어진다.


◆ 부드럽고 연한 호박스프<맨위 왼쪽>, 쿠키는 크림의 한기석 사장에 의해 만들어진다<맨위 오른쪽>, 정성스럽게 조리한 깔보나라<아래>.

두툼한 생선 튀김에 포크를 가져갔다 도미살로 만든 생선튀김은 연한 생선살의 촉감이 그대로 전해왔다. 특별히 만든 소스에 칩을 찍어 먹으니 튀김옷의 느끼함 대신 새콤 달콤한 맛이 전해져 왔다.

영국식으로 가볍게 끝내니 이번엔 프랑스식의 풍미가 찾아 왔다. 크림의 대표 메뉴인 ‘치킨 꼬르드봉블루’는 부드러운 닭가슴살에 스위스 치즈와 햄을 넣은 치즈 요리이다. 토마토 소스로 간을 낸 스파게티 위에 살짝 언저 나오는 맛이 일품이다. 식사와 함께 나오는 호박 스프는 묘한 중독성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 또한 스파게티 중에 깔보나라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모든 식사를 마쳤다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즐거운 식후 디저트. 살살 녹는 쿠키의 촉감과 단 맛에 알싸한 향취의 에스프레소를 곁들이면 달콤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 달콤한 후식은 식후를 흐믓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다양한 무스케익<사진왼쪽>, 파네토네<맨위 오른쪽>, 홈메이드쿠키<아래>. 

크림의 한기주 사장은 서울 숙명여대에 위치한 프랑스제빵학원인 르꼬르드봉 블루에서 배운 솜씨로 정통 프랑스식 쿠키를 만든다. 쿠키들은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여기에 입 안에 남은 단맛을 깔끔하게 지워줄 연한 카페라떼 한 잔이면 파리의 아침이 부럽지 않다.

디저트 중 인기가 높은 것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무스케익이다. 작고 앙증 맞은 산딸기, 망고, 치즈케익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즐겁다.  그중 크림에서 자신 있게 권하는 케익은 이태리식의 파네토네이다.

부드러운 빵에 생크림을 얹은 파네토네의 원재료는 이태리에서 직접 수입한 발효빵 이란 점 특이하다. 이 빵은 유산균이 풍부해 건강에 좋고 스르륵녹아 버리는 생크림과 한데 어우러진 기막힌 맛을 갖고 있다.

◆ 한기석 크림 사장.

크림은 파티나 모임을 위한 작은 공간으로도 안성 맞춤이다. 실제 30명 이내 모임들이 열리고 있다. 오밀조밀한 공간에서 나누는 대화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크림의 한기석 사장(36)는 “처음 정통 프랑스식 제과점으로 시작했죠. 하지만 가계 분위기를 살려 홈메이드식 유럽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명 호텔 주방장을 지낸 영국인 교수에게 직접 유럽의 대표요리를 익혀 가정에서처럼 편하게 식사를 즐기는 곳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정말 이처럼 편안하게 즐기는 서양식 브런치 레스토랑 대전에 있었나 싶다. 작고 아담한 규모지만 나오는 음식마다 하나마다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한참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토요일, 느즈막히 잠에서 깨어나 분위기 좋고 맛있는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휴식은 없을 것이다.

연락처: 042-863-1748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11시
휴일: 연중무휴(명절 때만 쉰다)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385번지
포장: 샌드위치, 쿠키, 케익류만 가능
배달: 안함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차림표.
B.L.T 샌드위치 6,000원, 크로크 몽슈어 5,500원, 홈메이드 스프 3,500원, 버거(치킨,비프) 6,000원, 피시 앤 칩스 9,000원, 깔보나라 스파게티 8,500원, 치킨 꼬르드봉블루 8,500원, 브런치는 사전 예약만 가능.

찾아가는 길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엑스포 과학 아트홀로 향한다. 대덕특구본부 사거리에서 10미터 직진하면 찾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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