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장태산 입구 '그린하우스’(대전시 서구 장안동)

30도를 육박하는 기온이 벌써 한여름 더위를 느끼게 한다.
이렇게 덥고 짜증나는 날...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림욕장에서 시원한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음식을 먹는다면 그 요리의 맛은 주변 자연의 운치 만으로도 최고 맛으로 기억 될 것이다. 거기에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보양식을 먹는 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그린하우스의 오리훈제'는 7가지 한약재를 이용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불판에 담아 나온다.

지난 4월 25일 4년만에 대전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장태산 입구에 위치한 '그린하우스'(대표 김성호·60)가 바로 그 곳이다.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사이로 장태산을 오르다 보면 입구 오른편으로 이국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통나무 집이 바로 '그린하우스'다.

이 집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이국적인 인테리어만으로 경양식집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 곳을 한번 왔다 가 본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맛본 오리훈제 맛을 잊지 못한다. '그린하우스'의 주 메뉴는 이국적인 외관과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 나라 대표 보양식인 오리훈제와 민물장어구이다.

이집 오리훈제는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7가지 한약제로 만든 소스에 오리를 재워 두어 오리 특유의 냄새를 완전히 제거했다. 이렇게 특유의 냄새가 제거된 오리를 주문이 들어 오면 그 자리에서 직접 직화로 구워 내기 때문에 기름이 완전히 제거 되어 느끼함이 전혀 없다. 여기에 '그린하우스'만의 특별한 소스에 채소를 버무려 고기와 함께 먹으면 채소, 오리, 그리고 소스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 입안에서는 시원해 질 정도의 상큼한 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산고추무침, 고추잎무침, 깻잎, 무우말랭이 등 옛날 시골집에서나 맛볼수 있던 밑반찬들로 한층 입맛을 돋아 준다.

특히, 이 집에서는 오리훈제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기 위해 불판에 오리훈제를 내어 놓는 것이 일반 오리집과는 다르다. 원래 음식이라는 것이 따뜻한 음식과 차가운 음식이 있는 법. 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뜨거울 때 제 맛이 나는 음식을 식혀 먹으면 그 맛이 반감하기 때문이다.불판에 올려진 오리훈제는 식사를 하는 동안 내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해 음식맛을 한결같게 한다.

여기에 한약제 5가지를 넣어 3시간 이상 조려 낸 오향 땅콩은 오리훈제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 준다. 땅콩의 아삭아삭함과 오리의 부드러움이 어울려 최고의 음식 궁합을 자랑한다.

여기에 오리훈제를 다 먹고 나면 나오는 오리전골은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다. 오리훈제 때 발라 놓은 뼈를 각종 채소에 얼큰한 양념장으로 끓여 내 놓는 오리전골은 그 음식만으로도 단일 메뉴로 손님들에게 제공해도 좋을 만큼 깨끗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이 곳에 나오는 밑반찬은 옛날 시골에서나 맛 볼 수 있었던 추억의 맛이 가득하다.
산고추무침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 속담을 확인이라도 시켜 주듯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고추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매운맛이 감돈다.

너무 매워 입을 벌리고 부채질을 하며, 물 마시기에 정신이 없으면서도 산고추 무침에 자꾸 손이 가는 이유는 무얼까? 여기에 무말랭이 무침과 고추잎 무침, 깻잎 등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거뜬하다.

여름보양식의 대표주자인 민물장어구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그린하우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민물장어구이도 인기다. 민물장어구이도 이 곳에서 특별히 조제한 한약 소스를 발라 구워 내 장어 특유의 느끼함을 제거하고 장어의 참 맛인 담백한 맛을 더욱 부각시켜 준다.

'그린하우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민박이다. 이 집 뒤에는 1급수에서 만 서식하는 다슬기와 가재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름이면 반딧불이 도 볼 수 있다. 다양한 평수의 황토방에 밤에는 캠프 파이어를 즐기며 숯불 바베큐를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 끼리의 추억만들기 여행에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김성호 대표는 원래 서울에서 30년 넘게 개인 사업을 하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우연치 않게 찾은 장태산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 장태산 앞을 흐르는 물과 시원하게 뻗어 있는 장태산의 산세가 그의 마음을 한번에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뭐에 홀리기라도 하듯이 부랴부랴 서울 일들을 정리하고 장태산 입구에 땅을 구입하고 지금의 '그린하우스'를 지었다.

그린하우스 김성호대표

그러나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쳤다. 2001년도 대전에 내려와 본격적으로 '그린하우스'운영에 뛰어 들 때쯤 장태산 휴양림이 경매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솔직히, 얼마 전까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대전이 좋아서, 장태산이 좋아서 대전에 아는 사람하나 없는 곳에 가족들 전부 데리고 내려왔는데 생각처럼 장사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장태산이 좋고 이 곳을 떠나 수 없으니 그저 묵묵히 참고 견디어 낼 수 밖에요...."

장태산 휴양림이 임시폐장이 되면서 장태산을 찾는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이곳을 찾는 손님도 거의 없을 정도로 운영에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다행이 인터넷 동호회원들의 전국 모임장소로 입 소문이 나면서 그나마 '그린하우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지난 4월 25일 휴양림의 재개장에 맞춰 '그린하우스'의 모습은 분주하기만 하다. 전국에서 걸려오는 민박예약 문의전화에서부터 주말이면 가족단위의 손님들 까지 요즘은 정말 행복하기 만 하다.

"그동안 돈 벌려고 장사했다면 아마 진작에 그만 뒀을 겁니다. 대전이 좋고 장태산이 좋아서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거죠. 우리집 장사가 잘되는 것 보다 장태산 찾는 분들이 늘어나는 게 솔직히 더 기분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대전의 명소가 그동안 너무 외면 받은 것 같아 가슴 아팠거든요. 이제 장태산이 사람들에게 조금은 인정 받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장태산과 그린하우스의 이국적 풍경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장태산 휴양림 또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대표의 이런 진실된 마음에 이제 단골도 많이 늘어났다.

7월 있을 직원들 단합대회 민박집 예약차 '그린하우스'를 찾은 박정순씨(대전 서구 관저동)는 "친구들과 가끔 들러 음식을 먹어 봤는데 음식맛도 좋고 사장님이 손님 맞는 모습이 멀리 나가 있다 돌아온 식구들 맞이 하듯이 너무 푸근하게 대해 줘서 이 곳으로 단합대회 장소를 정했다"며 "음식값이나 민박 요금도 생각보다 저렴하고 집 뒤에 흐르는 계곡 물 소리와 시원한 숲속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좋다"라며 '그린하우스'예찬론을 펼친다.

때이른 무더위이 짜증나는 주말. 대전 8경 중 하나인 장태산 휴양림에서 메타세콰이아 가로수를 산책하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 버리고 '그린하우스'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입맛을 돋군다면 이게 바로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예약전화:042-582-5246
홈페이주소:http://www.green-house.pe.kr
단체 환영: 민박 120명까지 수용가능

차림표
오리훈제(大 4인 기준) : 40,000원 (통오리바베큐+오리전골+공기밥+커피or매실차)  오리훈제(中 2-3인 기준) : 20,000원(통오리바베큐+오리전골+공기밥+커피or매실차) ) 민물장어구이(大) : 40,000원 민물장어구이(中)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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