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 충북 단양, 경북 영주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에서는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지역 관광지를 보다 알리자는 취지에서 대전충남 근교 산들의 등산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충남지역 산악인들의 모임인 '대충山사람들'회원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충山사람들 홈페이지 (http://okmountain.com/okcafe)



▶산행일자 : 2007년 2월 1일(목)

▶산 행 지 : 소백산
 
▶코    스 : 초암사매표소(08:25) - 봉두암(10:41) - 국망봉(11:30) - 비로봉(13:53) - 연화봉(15:42) - 희방사매표소(16:50) (8시간 25분 소요)



단양 대명콘도에서 열린 직원역량강화 워크솝에 3일간 참석하고 다음날 소백산을 산행하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낸다.  2년전 한 여성 산님의 목숨을 빼앗아 갔던날 소백산 칼바람을 맞으며 희방사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희방사에서 초암사까지 힘겹게 산행하던 기억을 되살리고파 오늘은 반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초암사로 향한다.  매스컴에서는 오늘이 올해들어 가장 추운 혹한이 될거라고 연일 겁을 주지만 오히려 2년전 추억을 되살리기엔 더없이 좋으리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진다. 매표소에서 시멘트길을 30여분 오르니 초암사가 나타나는데 한 중년의 보살님이 빗자루로 눈길을 쓸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초암사를 지나 본격적으로 산속으로 접어들어 첫 번째 나무다리를 건너고 아무 생각없이 걷다보니 눈여겨 보아 두려던 닭발재 갈림길을 확인 못하고 지나쳐 버린다. 한시간여를 지나 삼거리 이정표(초암사1.4km, 국망봉3.0km, 석륜암터2.0km, 비로봉5.8km)를 만나고 계단길을 시작으로 급경사의 오름길이 시작된다.

2년전 무릎 통증으로 어기적 거리며 내려오던 기억이 뇌리를 스치고 가뿐 호흡으로 발걸음이 자주 멈추곤 한다. 몸의 열기가 넘쳐 보온자켓을 하나 벗어던지고 가벼운 차림으로 오르니 한결 편하다.

머리의 형상이 학을 닮았다는 봉두암에 올라 가뿐 숨을 고르고 위를 바라보니 아! 드디어 소백의 겨울꽃이 반기기 시작한다.

봉두암

기쁨도 잠시, 그 누가 시셈이라도 하는지 지금껏 따라오던 햇살은 어디로 갔는지 온데간데 없고 간간이 눈발이 날리면서 구름이 하늘을 뒤덮는다. 국망봉까지는 1.0km, 소백산의 칼바람과 화사한 눈꽃을 보고픈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급경사의 오름길에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40여분 이상의 힘겨운 오름끝에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아!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 나온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능선에 올라 칼바람을 온몸으로 받는다. 시원함도 잠시, 단 1분도 견디지 못하고 곧장 계단 아래로 다시 돌아가 벗었던 보온자켓과 마스크 등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겸손함으로 칼바람을 다시 맞이하니 이젠 견딜만 하다.

국망봉 마지막 계단

국망봉 가는길

짖궂은 날씨가 조망을 허락지 않으니 국망봉은 생략하고 곧바로 비로봉으로 향한다

비로봉 가는 능선길은 예상과는 달리 심설이다. 바람에 쌓인 눈으로 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무릎 이상 허벅지까지 빠지는 심설산행에 산행의 기쁨이 두배를 더한다.

눈이 부시도록 화사한 눈꽂은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고 간간이 비추는 햇살에 눈꽃의 화사함은 빛을 더한다.

비로봉 1.6km 이정표를 지나 허기진 배 소식에 시계을 보니 12시를 한참이나 넘기고 있다. 바람을 피해 보금자리를 만들고 라면을 끓여 찬밥과 함께 한끼를 채우고 있으려니 3명의 산님들이 반대편으로 지나쳐 간다.

 



비로봉 가는길에

작은 둔덕을 하나 넘어가니 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시야가 트이고 비로봉과 주능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이제부터 다시 완만한 오름길 주능이 다가올수록 눈꽂은 더 화사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발걸음은 자주 멈춰지곤 한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 비로봉 주능선에 오르니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름에 걸맞는 세찬 칼바람이 내 몸을 뒤 흔든다. 2년전 바로 이곳에서 아까운 산녀(山女)의 한 생명을 희생시킨 그 칼바람이 아니던가?  온몸을 다 틀어 막았지만 틈새를 삐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살을 에이고 가벼운 몸둥아리는 자꾸만 왼쪽으로 휘청거린다. 손이시려 고어텍스 장갑으로 바꿔끼고 비로봉에 올라 사진을 찍는둥 마는둥 곧장 대피소로 향한다.






비로봉 가는길에


대피소는 산악회팀으로 복잡하여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세찬바람은 피했으니 이제부터는 주변에 펼쳐지는 천상화원을 눈요기만 하면 된다.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을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뿐...내공이 부족한 나를 원망할 수밖에 없다.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잊을만하면 또다시 찾는 수 밖에.... 

대피소에서 바라본 비로봉






연화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반대편에서 오는 단체팀들로 인해 자주 등로를 비켜서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평일이라 한 두팀 밖에 없으니 그나마 오봇한 산행을 즐길수 있다.

제1 연화봉에 도착하여 따스한 커피한잔으로 지친 몸을 달래고 더운 몸을 식히려 윗옷을 하나 벗어 던지고 모자도 가벼운 차림으로 다시 바꿔쓰니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연화봉의 천문대도 지척에 보이고 어느덧 마지막 완만한 오름길 한번이면 오늘의 산행도 마감될 시점이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쏟으니 연화봉이다. 전망대에 서서 지나온 국망봉과 비로봉을 다시한번 바라보고 아쉬움을 뒤로한채 희방사로 하산한다.

뒤돌아본 비로봉

가야할 연화봉

흰머리로 변한 바위

가야할 연화봉

비로봉 가는길..뒤돌아서서

연화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그 뒤로 국망봉


하산길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볍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속도를 내니 한달음에 달려갈듯하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두명의 산꾼이 커다란 배낭을 매고 오르는데 그 분들은 아마도 대피소에서 하루밤을 지샐 모양이다.

깔딱고개를 지나 급경사의 계단길을 내려서니 어느덧 희방사에 도착하고 꽁꽁 얼어붙은 희방폭포 속에서 떨어지는 맑은 물소리는 내귀에는 봄을 깨우는 소리로 들려온다.

봄을 깨우는 소리

희방폭포

풍기 개인택시에 전화를 하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걸어 내려가니 매표소에 다다를쯤 택시가 온다. 초암사에서 차를 회수하고 택시비를 흥정하는데 2년전 이만냥 주었다고 하니 이만오천냥 달라고 한다. 기분좋게 택시비를 지불하고 맛있는 찌게 끓여 놓고 기다리라 집에 전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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