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 간월산 산행기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에서는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지역 관광지를 보다 알리자는 취지에서 대전충남 근교 산들의 등산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충남지역 산악인들의 모임인 '대충山사람들'회원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충山사람들 홈페이지 (http://okmountain.com/okcafe)


산행일시 : 2006년 11월 26일(일) 간월산

산행코스 : 간월산장-홍류폭포-신불공룡능선-신불산-간월재-전망대-간월공룡능선-간월산장

지난 달 가지산에서 취서산까지 영남알프스 남북종주를 하면서 신불산에서 왼쪽으로 뻗어 내린 신불공룡능선의 유혹에 한 달만에 다시 영남알프스를 찾았다.

산행객을 가득 실은 버스는 8시 대전톨게이트로 진입하여 약 1시간 후 칠곡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하고 다시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10시 35분 서울산(삼남, 언양)톨게이트를 빠져나가자 오른쪽은 석남사 가지산, 왼쪽은 작천정 신불산으로 길이 갈라진다. 신불산 군립공원까지는 약 6km거리. 35번국도를 타고 밀양방면으로 진행하다가 교동리 작천정입구 이정표에서 우회전하여 등억리로 향한다.

10시 45분. 오늘 산행은 등억온천단지에서 시작하지 않고 간월산장에서 시작한다. 신불산-간월재-간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흘러내린 단풍이 문 닫는 늦가을을 장식하고 있다.



신불산 쪽 입구엔 항공사진에 지명을 표기한 아주 훌륭한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안내도 왼쪽으로 접어들어 신불산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걷다보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간월정상으로, 왼쪽은 홍류폭포를 거쳐 신불산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홍류폭포까지는 약 3분 거리.



30m 넘는 절벽에서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폭포를 기대했건만 가뭄 탓으로 폭포의 진면목을 볼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곧바로 신불산 정상으로 향한다. 철계단을 지나자 거의 급경사로 솟구쳐 오르는 가파른 길이다.



산길의 만만찮은 경사는 시작부터 숨을 거칠게 만들고, 이마에선 줄곧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하지만 사방으로 트여진 전경은 압권이다.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서면 사방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볼 수 있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린다.



암봉(1010m)에 오르면 등억온천단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공룡의 등줄기를 향하는 길이 시작된다.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조망이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격렬한 용트림을 하던 공룡이 그대로 굳어 버린 듯, 거대한 삼각 바위들이 요동치며 이어진다. 바로 그 정점을 죽 이어서 가야만 하는 길이다. 능선이 뾰족한 바위로 이어져 있어 칼바위 능선이라고 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눈앞에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바위능선 양쪽은 천길 낭떠러지. 공룡능선은 말 그대로 거대한 공룡의 등줄기를 오르내리듯 새로운 봉우리가 쉴 새 없이 기다린다. 혹 바위의 경사면으로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등줄기를 오싹하게 한다.



공룡능선 끝자락에서 신불산 커다란 정상 표지석이 나그네를 맞이한다. 왼쪽으로 신불평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신불산에서 영축산 사이 60여 만평 신불 평전은 가을에 솜털처럼 하얀 억새꽃 천국을 이루는 곳이다. 지난달 남북종주 할 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자연은 어느 새 겨울의 편지를 쓰고 있다.



오후 1시. 신불산(1208m)에 도착한다. 영남알프스의 7개 산 가운데 가지산(1240m)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돌탑과 태극 문양의 정상석이 박혀있다.



신불산은 신령님이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산이란다. 이 산줄기의 동쪽은 깎아지른 바위절벽을 이뤄 산세가 험하지만 반대인 서쪽은 경사가 완만하여 마치 고원지대를 이루고 있다. 가을이면 남쪽의 취서산에서 서쪽의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주능선은 억새의 천국을 이루고 있다.



땀이 식으면서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이 재킷을 파고든다. 신불산 정상에 막걸리(한 잔 2천원)와 뜨끈한 어묵(한 그릇 5천원)을 파는 노점상이 있다. 탁자에 자리 잡고 라면을 시켰다. 4천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3천원인데 산 아래에서 이곳까지 등짐으로 지고 온 수고를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 산행을 나 선 식구들의 모습에서 정겨움이 전해진다. 점심을 해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사방이 짙은 운무에 휩싸여 한 치 앞도 구별할 수 없다.



간월산(1083m)으로 향한다. 간월산은 신불산에서 2.3km정도의 거리에 있는데 서쪽으로 평원을 타고 가다가 파래소 폭포로 이어지는 이정표 삼거리를 지나 간월재로 내려선다.



잘 단장된 드넓은 간월재의 키 작은 억새는 이미 다 지고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만 을씨년스럽게 스치며 지나간다. 억새밭 주변으로 나무계단이 조성돼 있다. 지난 가을 발 디딜 틈없이 산행객으로 붐비던 간월재는 매우 한산하다. 간월산 전망대로 오른다.



간월산의 간(肝)은 '곰' 등과 함께 우리 민족이 써오던 신성하다는 뜻을 가진 말이며 월(月)은 넓은 평원을 뜻하는 말이다.



간월산으로 향하는 일행과 헤어져 혼자 간월공룡능선으로 들어선다. 간월 공룡능선은 헬기장 옆 전망덱에서 시작된다. 시작부터 돌탑 오른쪽으로 가파른 내리막이다. 경사 70도쯤 돼 보이는 암벽을 밧줄에 의지해 힘겹게 내려선다.



간월공룡은 이웃한 신불공룡에 비하면 해발이나 규모 면에서 한 수 아래지만 거칠기는 한 수 위다.




아기자기한 암릉을 몇 번 내려서고 추모비가 있는 큰 바위 위에 올라선다.


정면엔 간월재의 풍경이, 발 밑에는 간월재에서 간월산 휴양림으로 연결되는 지그재그 임도가 동시에 펼쳐진다.



능선에는 아직 가을색이 남아 있어 조망이 화려하다. 발 아래로 등억온천단지와 간월산장이 보인다.

다시 한 번 급경사를 밧줄에 의지하여 내려 선후 부드러운 산길을 내려서자 임도에 닿는다. 왼쪽은 간월산 휴양림, 오른쪽은 간월재 방향이다.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들어선다. 낙엽 쌓인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30분 정도 내려서면 홍류폭포에서 내려오는 계류를 만난다.



계류에서 신발을 벗고 탁족을 즐긴 다음 계류를 건너자 간월산장 시멘트 담벼락을 끼고 등로가 이어진다.

오후 4시 정각. 주차장에 도착하자 권사장이 수고했다며 반긴다. 대형 압력 밥솥에는 잘 지은 쌀밥이 가득하고, 버너 위 찜통에는 참치 김치찌개가 맛있게 끓고 있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저녁식사를 겸한 산행 뒤풀이를 하고 대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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