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오서산(791m)

오서산 억새밭사이에서 한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충남 보령 청소면과 청라면, 홍성군 광천읍, 청양군 화성면과 경계를 이루며 791m 높이로 우뚝 솟은 오서산.

최근 주5일제의 확산과 건강과 레저에 대한 관심으로 등산객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려는 행락객들이 오서산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오서산 등반대회에는 무려 5만여 산행객이 다녀갔다.

오서산이 각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정상부 2km구간에 펼쳐지는 억새밭 때문이다. 이달 말까지 절정일 것으로 보이는 억새밭은 하얗게 쌓인 눈길을 걷는 착각이 들 정도로 운치가 있다.

오서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광천읍 전경

서해안 인근 산들이 그렇듯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탁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점도 큰 매력이다. 멀리 서해바다를 한눈에 똑똑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

오서산 산행은 보통 홍성군 광천읍 장곡면 상담마을에서 정암사를 거쳐 오르는 코스와 보령시 청소면 성연주차장 코스를 이용한다. 홍성군과 보령시가 경쟁적으로 산행객을 유치하기 때문인지 각자 자기 구역내 등산로를 우선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모든 코스를 겪어보지 못한 기자입장으로는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언급하기는 어렵다. 어느 코스든 등반시간은 대략 왕복 4~5시간은 예상해야 한다.

억새풀은 10월 말까지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

산 정상부 능선에 올라서도 두 지자체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오서산 정상은 보령시 청소면에 포함돼 있다. 이제 질세라 홍성군은 정상의 운치를 느끼기에 손색없는 오서정을 지어 등산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했다.

결국 광천 정암사코스로 올랐다면 보령시에 속한 정상을 밟아야 하고, 청소면 성연주차장부터 올랐다면 광천읍에 속한 오서정에 올라야 오서산을 등산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억새풀 : 억새와  갈대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갈대는 습기가 없으면 살기 어려워 주로 물가에서 자라고 억새는 산이나 구릉지에서 자란다.

무엇보다 오서정에서 오서산 정상에 이르는 능선구간이 온통 억새밭이기에 어느 쪽이든 후회없는 산행을 위해서 두 구간의 정상부 능선을 밟아야 한다.

오서산이 좋은 이유 중에는 비록 코스는 일반 등산로보다 길지만 잘 정비된 임도를 따라 산행할 수 있어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광천 토굴젓갈의 유명세와 장항선인 광천역을 이용한 기차여행의 운치도 오서산을 찾는 발길을 재촉한다.

오서산 정상부 능선

광천은 논산 강경과 더불어 알아주는 젓갈 명소. 구한말까지는 가장 큰 새우젓갈과 김시장이 있었다. 광천의 토굴젓갈은 다가올 김장시즌에 더욱 진가를 발하게 된다.

억새산행과 젓갈기행, 그리고 기차여행의 운치까지 한꺼번에 겪어볼 요량이면 당장 이번 주말을 놓치지 말자. 오서산은 11월부터 산불방지를 위해 등산로를 폐쇄할 예정이다.

오서정과 억새, 그리고 등산객

가을철 억새산행 주의사항

1. 절대 인화물질은 소지하지 않는다.
억새산행을 할 때는 버너 등 취사장비는 물론 라이터도 휴대하지 않는다. 산에서 금연은 필수. 최근 가을 가뭄이 심해 작은 불씨도 큰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

2. 등산로 먼지에 주의한다.
긴 가을 가뭄으로 인해 등산을 하다보면 먼지가 많이 날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심한 곳은 걸을 때마다 자욱하게 먼지가 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기관지가 약한 사람이나 아이들을 동반할 때는 마스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른 등산객을 위해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3. 평소보다 물을 많이 준비한다.
등산로가 메마르고 먼지가 많이 나기 때문에 산행을 하다보면 평소보다 목이 많이 마르고 입안이 쉽게 텁텁해진다. 자주 물을 마셔 입안을 헹궈주어야 산행이 한결 편해진다.

4. 억새밭에서 눕지 않는다.
넓게 깔린 억새밭을 보면 잠시 눕고 싶어진다. 하지만 돗자리없이 그냥 풀밭에 눕거나 풀피리를 불겠다고 억새잎을 입에 무는 것은 위험하다. 가을철은 들쥐를 통해 전염되는 유행성출혈열과 쯔쯔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을 특히 주의해야 할 시기.

5. 긴팔 옷과 모자, 장갑 등을 휴대한다.
억새잎에 의해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긴팔 옷을 입고, 모자, 장갑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오서산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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