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 비계산(경남 거창군~함천군)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에서는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지역 관광지를 보다 알리자는 취지에서 대전충남 근교 산들의 등산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충남지역 산악인들의 모임인 '대충山사람들'회원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충山사람들 홈페이지 (http://okmountain.com/okcafe)


◈ 산 행 지 : 비계산(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합천군 가야면)
◈ 일    시 : 2006. 9. 23(토)
◈ 누 구 와 : 홀로
◈ 산행시간 : 7시간 38분
◈ 산행코스 : 08 : 11 비계산들머리(도리) 09 : 19 비계산 정상(09:31분 출발) 10 : 45 헬기장 안부 10 : 54 마장재
11 : 50 샘터삼거리 12 : 02 우두산(별유산) 12 : 52 의상봉 14 : 34 장군봉 15 : 34 바리봉 안부 15 : 49 주차장
◈ 교통정보 : 서울 남부터미널 - 거창 직행버스(50분 간격)으로 출발 대구서부 정류장, 진주에서 수시로 버스 출발 /거창 서흥여객에서 가조행(30분 간격)/도리(도성육교)행 버스(1일 4회)/ 나부골(1일 3회)버스 이용(서흥여객:054-944-5001)

1년여전 장군봉에서 비계산까지의 종주길에 시간이 늦어져 마장재에서 탈출한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는 반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가조면소재지에서 대구방향으로 국도를 타고 가다가 88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자마자 좌측에 들머리가 있다. 큰 물통이 있는 곳에 들머리임을 알리는 리본들이 많이 매달려 있고 도로를 따라 몇미터 위에는 차량 몇대를 주차할수 있는 빈 공터가 있다.


넓은 도로를 따라 완만하게 오르던 등로는 좁아지면서 부터 소문대로 서서히 급경사로 변하고 그 이후로 정상까지 단 한번도 줄어들지를 않는다. 첫 번째 너덜지대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등로 우측에 나타나는 두 번째 너덜지대에서 확 트인 조망을 핑계삼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인내심의 시험인가? 급경사의 오름은 계속되고 숨은 턱까지 차올라 넘어갈듯하지만 끝까지 가 보기로 한다. 한걸음 한걸음 서서히 30여분 올라 드디어 정상에 서니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을 절실히 실감한다. 힘들게 오른만큼 화창한 날씨에 걸맞는 시원한 조망을 선사하는데 앞뒤로 막힘이 하나도 없으니 마음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다.

10여분 휴식후 의상봉을 향해 출발한다. 바로 옆에 위치한 봉우리에도 자그마한 정상석과 SS재질의 정상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데 고도가 5m 더 높은 1,130.2m로 표시되어 있다. 아마도 이곳이 진정한 비계산 정상이나 조망권에 밀려 옆봉우리에 정상을 빼앗기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다.

봉우리를 내려서자마자 쉽지 않은 로프구간이 나타나고 의상봉으로 향하는 마루금은 벌써부터 가을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다. 지나온 비계산을 돌아보니 여지없이 비상하는 닭의 모습이다. “비상(飛上)”이라는 단어가 닭에는 어울리지 않음에는 틀림없지만 머리를 치껴들고 날개를 휘젖는 닭을 상상하면 이해가 될법하다.

북서쪽으로 이어지던 마루금은 휴게소 삼거리(비계산1.1km, 휴게소2.6km, 의상봉5.7km)를 지나 북쪽으로 방향을 조금 틀어 이어진다.(09:58) 밋밋하게 이어지던 마루금은 봉우리 하나를 지나 고도를 급격히 낮추고 채 마르지 않은 이슬을 헤치며 조금 나아가니 억새풀이 우거진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에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마장재(비계산3.2km, 우상봉 3.6km, 주차장2.0km)에 한 무리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니 예초기를 메고 벌초를 하러온 사람들이다.


이곳 부터는 편안한 길과 작은 소나무 등이 꼭 뒷동산에 온 기분이다. 10여분 잔행하다 비석과 같은 커다란 바위 아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5분여 더 진행하여 삼거리(의상봉2.0km, 비계산 4.7km, 주차장 1.7km)를 지나면서부터 암릉을 만나게 된다.

이제는 분위기를 바꿔 기암과 암릉을 즐기는 산행으로 로프를 타기도하고 바위를 넘나드니 어느새 샘터 삼거리(우두산0.5km, 비계산5.7km, 샘터100m)가 나오고 10여분뒤 우두산(1,046m)에 오른다. 우두산에는 정상석 대신에 이정표(우상봉0.6km, 비계산6.2km)만이 서 있고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초입에도 많은 리본이 매달려 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서 있는 의상봉은 마이산의 암봉을 보는 듯하고, 빨리 오라 손짓하지만 허기진배는 걸음을 더디게 한다. 안부사거리(우측은 의상봉 우회길)에 내려섰다가 정상을 향해 철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 하나를 오르면 넓은 암반으로 된 조망대가 있고 한쪽 구석에 있는 소나무 그늘이 있어 정상 정복을 잠시 미루고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지나가는 이들마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러 쉬어가니 혼자 식사를 하기도 민망하지만 밥맛만은 끝내준다. 식사를 마치고 철계단을 몇 개 더 올라 의상봉에 안기니 이곳 역시 사방팔망 시원한 조망에 눈길을 주기에 바쁘다. 남쪽의 가파른 절벽 아래에는 고견사가 내려다 보이고 자세히 보니 희미하게 사람들이 다닌흔적이 보인다. 흔적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고 우측길로 들어서니 곧바로 암벽이 나타나고 보조로프가 없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위험한 곳이다.

다시 Back하여 좌측길로 내려서니 보조로프가 설치된 구간이 나오는데 로프가 많이 낡았고 내려서기도 아주 까다롭다. 가까스로 로프구간을 통과하여 암봉 우측으로 붙어 진행하다 조금 내려섰다가 우측으로 진행하니 고견사 삼거리(의상봉0.4km, 고견사0.7km,장군봉2.7km)와 만난다. 마루금을 따라 3분여 진행하다 좌측으로 우회하여 첫 번째 암봉에 올라 의상봉의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뜯어본다. 암석 덩어리로 이루어진 의상봉은 이곳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멋지고 보면 볼수록 그 웅장한 매력에 빠져든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진행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거대한 기암이 발걸음을 잡기도 하고 지나온 마루금을 되집어 보느라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1년여전 지나온 길임에도 불구하고 이길이 낮설은 것은 왜일까? 지난 산행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이 없었든가 아니면 오늘산행에 흠뻑 취했든가 둘중에 하나일텐데 당연히 후자일게다.




암릉을 타다가 일부는 좌측으로 붙어서 우회하다보니 어느새 암릉구간은 끝을 맺고 밋밋한 등로가 이어지니 장군봉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반증이다. 밋밋한 봉우리를 올라 조금 더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오고 곧 이어 장군봉에 오르니 가조면소재지와 가조벌판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하산길로 접어든다. 장군재 사거리(당동3.0km, 주차장2.8km,바리봉안부1.8km,장군봉0.5km)에서 바리봉으로 직진을 한다. 888m봉을 조금 지나 넓은 공터가 있는 봉우리에는 고철을 비롯하여 폐텐트, 밥솥 등 야영후 남긴 쓰레기로 뒤덥혀 있는데 정도가 너무 심해 심기가 심히 불편하다.

심지어 돌로 아궁이를 만들고 나무를 피워 밥을 지은걸로 보면 등산객은 아닌 것은 분명하고 송이버섯 등을 채취하는 사람들의 소행이 아닐까 생각된다. 등로는 이내 암릉으로 바뀌고 지나온 마루금이 타원형으로 한눈에 들어오니 감회가 새로움을 느낀다. 바리봉 꼭대기는 보기와는 다르게 넓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끝부분은 낭떨어지기로 떨어지면 끝장이다. 하산길은 좌측(의상봉 방향)에서 급경사로 내려서고 계속해서 암릉을 진행하지만 그렇게 위험한 구간은 없다. ]

암릉이 끝나고 평볌한 등로를 따라 10여분 내려가니 바리봉 안부(장군봉2.2km, 주차장1.0km)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이어진다. 편안한 등로를 발걸을을 빨리하여 내달리니 잠시후 장군재 등로와 만나는 계곡이 나타나는데 남여 두명이 길을 못찾고 헤메고 있다. 주차장 이정표를 보고 갔는데 가다보니 이곳에 다시 오게 되었다고 하면서 계곡으로 내려가려다 나를 만나게 되었다고 하는데 주차장 이정표를 따라 조금 오르면 나타나는 갈림길에서우측으로 가야하는데 좌측으로 진행한 모양이다.


두분과 함께 고개 마루를 넘어 고견사 주차장에 도착하고 아침에 알아둔 가조 개인택시에 전화를 걸으니 10여분이 되기도 전에 택시가 도착한다. 어느 산행기에서 택시비가 일만냥이라는 것을 읽었기에 파란색 하나를 준비하고 드리니 연세 지긋하신 기사님 왈 조금 남는다면서 1,500원을 거슬러 주신다. 고맙기도 하셔라. 많이들 이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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