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울릉도의 성인봉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에서는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지역 관광지를 보다 알리자는 취지에서 대전충남 근교 산들의 등산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충남지역 산악인들의 모임인 '대충山사람들'회원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충山사람들 홈페이지 (http://okmountain.com/okcafe)


산 행 지 : 울릉도의 성인봉(경상북도 동쪽의 동해상)
산행일자 : 단기 4339년 8월 13일(일) 10 :25 ~ 17 :00 (6시간 35분)
산행인원 : 空山明月 단독산행
산행경로 : 도동 대원사 -> 성인봉 -> 나리분지
교통정보 : 경부고속국도 ⇒ 영천IC ⇒ 영천 ⇒ 28번국도(포항 방향) ⇒ 안강 ⇒ 7번국도(포항 방향) ⇒ 포항
특기사항 : 울릉도에는 뱀이 없음. (전에 생태계 균형을 위하여 몇 마리의 뱀을 육지에서 가져다가 풀어 놓았는데 한 마리도 생존을 못하였다 함.)

- 제목을 <해외 원정산행>이라고 써 놓으니, 무신 거창한 외국의 산을 오른 것으로 착오를 일으키실 것 같아 해명을 합니다. "바다 건너 멀리 있는 산을 올랐다"는 뜻으로 <해외 원정산행>이라 하였으므로 <외국 원정산행>과 혼동을 일으키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바다건너 울릉도의 [성인봉]을 오른 산행기입니다.(지송헙니다요)오늘의 울릉도 관광계획은 이른 아침 [행남해안 산책로] 산책을 약 1시간 반정도 마치고 아침식사 후 10 :00에 시작하는 울릉도 일주 해상관광을 12 :00에 마치고 부지런히 점심식사를 끝내고서

12 :30경부터 성인봉 산행을 시작하려 하였다. 06 :30 행남해안 산책로 산책 시작 도동항 선착장 좌측 해변으로 두어 사람이 교행 가능토록 행남등대까지 콘크리트 길을 내어 놓은 산책로이다. 08: 00경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 09 :30 숙소 부근 여행사 사무실에서 섬일주 유람선 승선표를 수령 후 도동 선착장에 승선신고를 하러 가서 유람선이 예정대로 출발하는지 직원에게 문의하니 포항행 여객선 나리호가 10 :00 출항 후에야 유람선이 접안을 하기 때문에 빨라야 10 :30 이후에 유람선이 출항을 한다고 한다.


왼쪽의 큰 배가 포항행 나리호 - 이 여객선이 출항한 후에라야 오른쪽에 대기중인 유람선이 접안을 한다고 한다. 나는 여기서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유람선 출항시각에 차질이 생겨 13 :00에나 유람선 항해가 끝날 것이고, 그 이후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산행시각이 너무 늦어져 나리분지로 하산을 못하고 원점회귀 산행밖에 안되니 나와 동행한 일행 4인 중에서 나는 바로 성인봉으로 오르고 나머지 일행 3인은 오전 섬일주 유람선 관광, 오후 죽도 관광을 하도록 조치하고 일행과 헤어진다.

갑자기 "채권자" 니 "원수" 니 하는 생소한 용어에 황당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간단한 해설을 하여 드립니다. 서양인들의 신앙세계에서는 전생(前生)의 개념이 없었으나, 동양인들의 신앙세계에는 전생의 개념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대별하여 인도계와 중국계로 나뉘는데 인도인의 신앙세계는 모든 동물들이 6도(지옥, 아귀, 축생, 천도, 인도 ,아수라도)를 윤회 환생한다는 신앙이었으며. 중국인들 신앙세계는 인간은 인간으로만 윤회 환생한다는 신앙이었습니다.

그런데 인도신앙은 부부와 부모자식으로 만나는 인연이 매우 선한 인연이라 하였지만, 중국신앙 설화에서는 천만의 말씀입니다. [부부]는 전생의 원수가 이생에서 서로 만나 화해를 하라고 신이 맺어준 인연이며,[자식]은 전생에 진 빚을 갚지 못하고 이생으로 태어난 채무자에게 전생의 채권자가 빚을 받으려고 자식으로 태어나 쫓아온 인연이라 하였습니다. 즉 [부부]와 [부모 자식] 간은 전생의 악연(惡緣)으로 이생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부]간에는 전생의 원수를 풀기 위하여 이생에서 신체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밤마다(때로는 낮에도) 무수한 접촉을 통하여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화해를 하라는 신의 섭리가 깃들어 있으며, [부모]는 전생의 채권자에게 진 빚을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갚도록 하기 위해 [자식]에게 죽으면서 눈 감는 그날까지 베풀기만 하고자 하는 본능을 신이 부여하였기 때문에, 자식에게는 아무리 퍼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신의 섭리가 깃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부부중에 전생에 채무자인 쪽의 얼굴을 자식들이 닮는다 했는데 채권자들은 모두 나를 닮았으니 내가 많은 빚을 졌거나 사기를 쳤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중국설화쪽에 신뢰가 가기 때문에 원수니 채권자니 하는 용어를 사용해 본 것입니다. 따라서, 불교의 스님들이나, 가톨릭의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 원불교의 정녀님들처럼 일평생 독신으로 지내다가 생을 마감하시는 분들은 전생에서 누구의 돈을 떼먹었거나, 사기를 쳤거나,

원수를 맺은 사실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청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아니한가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하여 봅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내세에서도 다시 또..... - 각설하고 원수 및 채권자들과 헤어져 숙소로 돌아와 배낭을 챙겨 메고 나오다가 가게에 들러 캔맥주 4개를 산 다음에 바람 한 점 없는 땡볕이라 등산로 들머리인 대원사까지 걸어가기 귀찮아 택시를 타고 대원사로 가다. 좌측 하단에 보이는 스님은 비구니이다. 대원사는 비구니사찰이며, 울릉도에 맨 처음 창건된 사찰이라 한다.


대원사 경내에 있는 용왕당 - 앞의 신당과 같이 대원사는 [용왕신앙]이라는 토속신앙과 결합된 복합신앙 사찰이다. 산신각 - 울릉도는 호랑이도 없는데 웬 산신각 ? 대웅전 참배를 마치고 대웅전 옆의 수도에서 식수 1. 5리터를 준비후 되돌아나와 본격적인 등산로로 접어든다. 식수 1. 5리터와 캔맥주 4개면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음료수는 충분할 것이다. 10 :25 산행시작 그늘도 없는 가파른 콘크리트 포장길이 계속되는 등산로이다. 한참 가파른 길을 숨을 헐떨이며 오르니 왼쪽으로 이정표가 나타나고 이정표 뒤로 산길이 나타난다.

이 산길로 오르니 그늘이라서 좋다. 드디어 땡볕 내리쬐는 콘크리트길이 끝나고 민가 한 채가 있는 곳에서 산길이 시작되는데 민가에서는 6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분이 나물 약초등의 좌판을 벌이고 있어 민가는 촬영을 못하고 산길로 접어든다. 이곳에서 식수 보충이 가능하다. 한참을 숲길 키 큰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그늘길을 걸어가니 성인봉 3 Km 남은 지점에 "이곳은 사유지입니다" 라는 팻말이 나타나고

중대형 포장마차식 휴게소가 지어져 있고 50대 쯤의 아줌마 한 분이 음료수와 캔맥주 등을 팔고 있다. 동동주는 없느냐고 물으니 운반이 힘들어 가져오지 못했다기에 캔맥주를 3,500원에 한 개 사서 마시고 안주로 휴대한 소금을 조금 핥아 먹으니 갈증이 가신다. (여기서도 촬영은 못함) 한참을 오르니 성인봉과 KBS중계소가 갈리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성인봉 가는 길 이정표가 나타나는 삼거리 - 왼쪽길이 KBS 중계소로 하산하는 길이다.


오른쪽이 성인봉으로... 대원사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험난하지 않은 부드러운 육산이다. 그래서 발바닥의 감촉이 좋은 대신에 기름진 땅에서 자란 나무가 너무 울창하여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전후좌우 사방의 전망이 안보인다. 그리고 성인봉까지 대부 분의 길이 험한 바위가 가로막는 마루금이 아니고 8부 ~ 9부능선으로 길이 나 있어 편안한 산길이다. 팔각정 정자가 나타난다. 정자 남쪽으로 전망이 트인다.

팔각정 남쪽으로 전망되는 도동항 동쪽의 저동항 (개스가 잔뜩 끼어 시계가 좋지 않다) 마루금 동쪽 9부능선길을 한 참 가다 보니 마루금으로 올라서며 삼거리가 나타난다. 오른쪽은 성인봉 가는길, 왼쪽은 안평전(사동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다.울릉도는 본토 육지에 비해 삼림의 모습이 생기가 철철 넘치며 너무너무 건강해 보였다. 하늘을 찌를듯 솟은 울창한 나무는 땅에 햇볕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우거졌으며, 그 아래 땅에는 햇볕이 필요치 않은 음지식물(고사리류)이 밀생하여 토양을 보호하고 있었다.

나의 추정으로는 육지 본토보다 중국대륙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산성비의 영향이 매우 적어서인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삼림은 더욱 건강하겠다는 생각도 하여 본다. 드디어 성인봉 코앞에 다달았다. 성인봉 10미터, 나리분지 갈림길 이정표가 반긴다. 14 :15 성인봉(984 m) 도착 대원사에서 이곳까지 4. 2 m에 불과한 길을 10 :25에 출발하여 3시간 50분만에 도착하는 수모를 겪은 현장이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바람 한 점 없는 숨막히는 날씨에 10분쯤 걷다가 5분쯤 휴식하며 목에 두른 수건을 풀어 쥐어짜면 머리에서 흘러내리다 멈춘 수건에서 소주잔으로 한컾씩 찝찔한 육수가 나올 정도로 온몸에서 엄청난 땀을 쏟아내기를 반복하다 보니 한시간 40분정도면 떡을 칠 거리를 3시간 50분의 굼벵이 행진의 수모를 겪고 나니 기가 막힌다. 성인봉 삼각점 - 뭘 잘 모르는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에 짓밟혀 흙먼지 투성이로 더럽혀져 있다. 나리분지 시작지점, 멀리 오른쪽 끝의 봉우리가 송곳봉(605)이다. 개스가 끼어 희미하다.

- 가까운 오른쪽 봉우리가 말 궁둥이, 약간 왼쪽 잘룩한 부분이 말 허리, 그 오른쪽 국가시설물 능선이 말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 말갈기와 흡사하니 "말잔등"이라는 지명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나리분지 방향 하산길은 정상에서 나무토막을 가로질러 만든 아주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길을 약 500여미터 내려가니 한전에서 설치한 이정표 한개가 나타난다. 식수와 나리분지를 안내한다.

식수는 왼쪽 5미터 지점에 근접하여 있는데 돌담을 정성들여 쌓고 물 떨어지는 지점에는 잘 다듬어 빚은 돌절구까지 밪쳐놓은 멋진 약수터이다. 주변에는 약 10여평의 공터를 평지로 조성하여 4개의 긴의자를 설치하여 놓아 휴식에 좋게 만들어져 있다. 나리분지 쪽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음 오르지 않으면 정상까지 급경사에 숨이 깔딱 넘어가는 깍딱고개가 될 것이므로 휴게소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성인봉 4,300 미터 - 나리 200 미터 이정표 - 이곳부터 콘크리트 포장길이 시작된다. 나리분지의 나리동마을이 시작되는 농경지 - 부추의 추수시기를 놓져 부추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나리분지는 화산 분화구에 토사가 퇴적된 지형으로 울릉도 유일의 평지이다. 나리분지를 제외하고는 울릉도 내의 전 취락이 경사지에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나리분지의 면적이 문헌마다 달라서 어떤 책에는 150만평, 어떤 책에는 60만평, 어떤 책에는 20만평 등으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바, 이는 분지의 경계를 어느 지점으로 잡느냐에 따른 차이일뿐으로 생각되며 울릉도의 섬 규모로 보았을 때 매우 넓은 분지를 형성하고 있는 점은 확실하다.

옛날에는 이 곳이 자생 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분지라 해서 [나리분지]로 불렸으나, 지금은 모두 농경지로 개간되어 자생 나리는 구경하기 힘들다. 자생 나리밭을 구경하다가 큰 무덤 같은 것이 보여 주민들에게 무덤인지 물으니 밭을 개간하다 캐낸 돌더미를 쌓아올린 것이 흙하고 섞여 이렇게 되었다 한다. 지금은 너와집이나 투막집 모두 사람이 거주하지 않고 있으나, 울릉도에서 문화재로 지정 보수를 하며 관광자원으로 보존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조껍데기로 만든 동동주를 "씨껍데기술"이라 부르는데 "조껍데기"나 "씨껍데기"나 약간 발음이 세고 어눌하게 나가면 그야말로 야한 음담패설이 되겠다. 씨껍데기 술 한 항아리 7,000원, 야채부침 한 접시 7,000원인데 술도 부침도 양이 엄청나게 많고 커서 혼자 먹으려면 특별히 부탁해서 1/2씩만 주문해야 하는데 이것도 혼자 마시고 먹기 벅찰 정도이다.


17 :00 나리분지마을 출발 어느덧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오후 17 :00 이 되니 천부동 - 나리분지마을 사이를 단 한대가 한 시간에 한 번씩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들어와 손님을 태우고 나가려 한다. 승차하고 물으니 천부동까지 900원이라 한다. 싸다. 17 :20 천부동 도착 하차 천부동은 울릉군 북면사무소 소재지이다. 하차하여 도동으로 가는 버스 시각을 알아보니 18 :20이란다. 한 시간이나 남았다. 멀리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풀장 같은게 보여 주민에게 물어보니 울릉군에서 설치한 무료 해수(海水)풀장이라 한다.

친절도 하셔라. 내가 오늘 6시간 이상이나 육수를 좔좔 쏟아내어 온 몸에서 3년 이상 삭힌 새우젓냄새가 풀풀 풍길줄을 미리 짐작하고 이런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나 생각하니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달려가 배낭을 벗어놓고 배낭 위에 옷을 벗어 놓은 다음 팬티바람에 풀장안의 바닷물에 몸을 푸욱 담그니 몸 안에 하루 종일 축적되어 괴롭히던 화기(火氣)가 일시에 빠져나가는 듯한 상쾌한 기분에 젖어본다. 약 30여분동안 몸의 화기를 빼낸 다음 풀장 옆에 무료로 사용토록 설치한 민물 샤워장에 들어가 소금물을 깨끗이 씻어낸 다음 배낭에서 여벌옷을 꺼내 갈아입으니 심신이 상쾌로다.

배낭을 메고 도동행 버스정류장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갔으나 버스는 제 시간에 들어오지 않고 한참 기다려 18 :30에야 도착한다. 도동행 버스에 승차(요금 도동까지 4,500원 - 좀 비싸다.) 19 :30 낙조를 감상하며 도동항 도착 숙소에서 나의 원수 및 채권자 1, 채권자 2 등과 다시 조우하여 택시(2,500원)를 타고 저동항으로 넘어가 해변의 어느 2층집 회센터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농도 21%의 식용알콜과 광어 우럭 모듬회를 시켜 마시고 먹다 보니 오늘 하루도 이렇게 울릉도의 밤은 깊어만 간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添端人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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