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의 여름

금강산 만물상

금강산, 그곳은 숨 막히는 곳이었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여름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땅이나 우리만의 땅이 아니고 총든 군인이 지키는 곳이기 때문에 좀 답답하고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숨막히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지난 8월 6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난생처음 금강산 관광에 나선 필자의 눈에 비친 금강산의 여름, 그 숨 막히는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아슬아슬 숨 막히는 교예단 공연

금강산 관광에서 누구나 빼놓지 않는 일정중 하나가 평양모란봉교예단의 공연이다. 일종의 서커스 공연인 것인데 얼마나 기술이 높으면 예술의 경지라고 불리는 것일까?

평양모란봉교예단 공연후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교예단원들

교예단 공연은 보통 2박3일 관광 일정에는 둘째날 오후에 관람하도록 돼 있으나 우리 일행은 첫날 4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TV에서 종종 방영해준 탓에 북측 교예단의 수준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직접 관람하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북측 공연배우들이 펼치는 교예공연은 관람내내 숨이 막히고, 손에 땀이 나는 아슬아슬한 공연의 연속이다. 관람석 이곳 저곳에서 터지는 탄성과 멋진 공연에 보내는 박수소리만 가득하다. 금강산이 숨 막히는 첫 번째 이유, 아슬아슬하고 수준높은 교예단 공연 탓이다.

공연을 보다가 우는 사람도 많다. 높은 공연 수준에 감동해서, 공연배우들이 안타까워서, 계속 박수치다 손이 아파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해 눈이 아파서, 혼자보기 아까워서... 우는 사연도 갖가지지만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 하는 감동적인 공연인 것은 틀림없다.

교예단 공연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관람료는 일반석 25불, 특석 30불이다. 일반석과 특석의 차이는 별로 없지만 마지막 공중그네 공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앞줄보다는 중간줄 정도를 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숨 막히는 절경의 연속, 구룡연과 만물상 코스

구룡연가는 길에 있는 연주담

금강산 관광의 본격적인 시작은 구룡연 코스를 오르면서 시작된다. 계곡이 깊고 산행내내 수림대, 앙지대, 금강문, 옥류담, 연주담, 비봉폭포 등 담(潭)과 소(沼), 기암 괴석이 이어진다. 등산로는 잘 정비돼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산행시간은 대략 4시간.

구룡폭포는 약 120m에 이르는 대형 폭포로 개성 박연폭포, 설악산 대승폭포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폭포로 이름을 날렸다. 폭포가 떨어지는 구룡연의 깊이만 대략 13m에 이른다고 한다.
구룡폭포로 떨어지는 물은 상팔담에서 8번 구비를 돌아내린다. 구룡폭포의 정수리를 볼 수 있는 상팔담에 오르면 내금강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8개의 담과 소를 거쳐 구룡폭포로 떨어지는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구룡폭포만 보지 말고 꼭 상팔담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날 오르게 되는 만물상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 기암괴석에 숨은 만물의 형상을 찾노라면 바위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도 하다. 구룡폭포를 찾아가는 길보다는 등산 길이가 짧지만 급경사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만물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양대는 2박3일 관람객들은 가 볼 수 없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하지만 천선대와 안심대에서 바라보는 만물상 전경으로도 충분히 숨막히는 비경을 봤다고 자신해도 좋을 것이다. 천선대에서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1638m)비롯한 관음연봉을 바라보다가 조금 아래쪽에 흐르는 망장천이라는 약수 한모금으로 더위와 숨 막힌 가슴을 식힐 수 있다. 아름다운 금강산의 여름을 봉래산이라고 하는데 과연 신선이 살 법도 하다 싶다.

숨이 막히듯 가슴 조이며 오르던 산행이 힘겨웠다면 이제 거울같은 물가로 가보자.

하루로는 부족해 3일을 놀고싶은 삼일포

금강산지구 남동쪽에는 옛날 바닷물이 갇혀 석호가 되었다가 다시 담수호가 된 삼일포가 있다. 옛 어느 왕이 관동 8경을 하루씩 둘러보기로 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삼일포에 들러서는 하루로는 부족해 3일을 놀다갔다는 이야기에서 삼일포의 지명이 나왔다고 한다. 가운데 떠있는 와우도와 사선정, 거울처럼 맑게 반짝이는 수면을 보노라면 3일이 아니라 100일이어도 지겹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해금강과 인접해있는 삼일포. 가운데 정자가 사선정이다.

금강산 2박 3일 관광일정

육로를 통한 금강산 관광은 일정별로 당일, 1박2일, 2박3일 코스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모든 일정은 출발 집결지인 강원도 고성에 있는 화진포 아산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금강산 관광 주관사인 현대 아산으로부터 관광증을 수령하게 된다. 이후 남측 출입사무소와 북측 출입사무소의 입출경 수속을 마치고 금강산 관광 특별구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금강산까지는 약 27km. 수속을 제외하면 버스로 30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관광 일정은 보통 교예단 공연 관람, 구룡연 코스, 만물상 코스, 삼일포ㆍ해금강 코스를 중심으로 짜여있다. 그 외 수정봉 코스, 세존봉ㆍ집선연봉 코스를 예약하거나 금강산 온천, 금강산 해수욕장, 금강산 골프장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숙소는 금강산호텔, 해금강호텔과 최근 김정숙 휴양소를 리모델링한 외금강 호텔을 비롯해 비치호텔, 펜션 등을 이용하면 된다.

구룡폭포

상팔담

구룡폭포 코스

금강산 관광 숙소.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비치호텔, 해금강호텔(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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