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충북 보은군 속리산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에서는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지역 관광지를 보다 알리자는 취지에서 대전충남 근교 산들의 등산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충남지역 산악인들의 모임인 '대충山사람들'회원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충山사람들 홈페이지 (http://okmountain.com/okcafe)


◈ 장 소 : 속리산(충청북도 보은군 내속리면)
◈ 일 시 : 2006. 5. 28(일)
◈ 누구와 : 나홀로
◈ 산행시간 : 5시간 43분
◈ 교통정보 : 경부고속도로 청주IC나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IC로 진출 ⇒ 청주 ⇒ 보은 방향 25번 국도 ⇒ 보은 ⇒ 25번 국도로 4km ⇒ 대야리 ⇒ 37번국도 ⇒ 7.3km ⇒ 법주국교 ⇒ 4.2km ⇒ 속리산국립공원
◈ 시간대별 산행코스 : 11:37 운흥1리 마을회관 12:16 안부 12:33 705m봉 12:36 신정리 갈림길 12:51 765m봉 13:00 통천문(토끼봉 갈림길) 13:23 토끼봉 13:35 너럭바위 13:56 안부(회귀) 14:12 토끼굴 14:25 통천문(토끼봉 갈림길) 14:46 직벽바위 15:16 상학봉 15:39 신정리갈림길 이정표 15:52 묘봉 16:12 북가치 16:45 용화시장(절골)/운흥1리(서부식당) 갈림길 17:20 운흥1리 마을회관

어제(토요일)는 완전히 일기예보에 속은 느낌이다. 오전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비는 커녕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친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오후 늦게 비가 내리긴 했지만 왠지 하루종일 찜찜한 기분을 떨칠수 없다. 어제의 찜찜한 기분을 털어내려 가까운 근교산행을 하기로 맘먹고 교회의 1부예배가 끝나기가 무섭게 김밥 두줄을 사들고 길을 나선다. 두 번이나 가 보았고 기억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상학봉-묘봉이지만 아직 미답의 길로 남아있는 토끼봉 능선을 타 보기로 하고 운흥1리 마을회관을 들머리로 정한다.

활목재를 지나 어렵지 않게 운흥1리 마을회관에 도착하고 서부식당 뒤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마을회관 옆길을 통해 살구나무골로 방향을 잡고 조금 진행하니 마을이 끝나면서 임도길이 이어지다 계곡을 건너기 직전 두갈래로 길이 길라지는데 잠시 망설이다 보이는 안내 리본을 따라 계곡을 건너 진행한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진행하다가 아무리 봐도 이상해서 지도를 살펴보니 토끼봉을 가려면 능선길을 타야 하는데 이 등로는 계속하여 계곡만 따라 진행된다. 다시 내려갈까?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지나온 거리가 장난이 아니기에 등로도 확실히 파악할겸 틀리면 토끼봉 능선을 왕복하기로 맘먹고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계곡을 두세번 건너다가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르니 안부가 나타나는데 눈에 익은 모습이다. 미남봉으로 이어진 능선상에 신정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로 충북알프스 구간종주와 처음 신정리에서 상학봉을 오를때 지났던 길이기에 기억에 뚜렷히 남아있다.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가파른 능선을 오르는데 짧은 구간이지만 상당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고서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선다.



지도를 꺼내들고 좌측의 운흥1리 마을에서 부터 계곡과 능선을 가늠해 보니 토끼봉으로 오르는 등로가 대충은 짐작이 가는데, 지도상엔 내가 지나온 뚜렷한 등로는 표시가 안되어 있고 오로지 토끼봉 능선길만 표시되어 있다. 첫 번째 봉우리에서 안부로 내려서니 신정리 갈림길 이정표가 서있고 765m봉에 오르니 토끼봉 능선이 바로 옆에 이어져 있다. 암탉바위와 토끼봉(모자바위)이 눈앞에 보이는데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만 해도 그곳에 등로가 있는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봉우리를 조금 지나 좌측의 통천문을 빠져나가 토끼봉의 토끼를 잡으러 간다.

기암들 사이의 숲속으로 진행하다 토끼봉 아래 넓은 암반에 올라서니 상학봉을 비롯한 암봉들과 멀리 문장대의 모습이 멋들어지게 펼쳐진다. 토끼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니 토끼굴이 나타는데 얼핏 보아도 저 작은 굴을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일단 배낭을 벗어 손으로 들고 바위에 올라 토끼굴에 몸을 집어넣으니 꽉 끼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몸이 빠져 나온다. 바위위에 로프만 설치하면 토끼굴을 어렵게 통과하지 않아도 될성 싶은데 토끼봉의 유래가 이 토끼굴이라니 지나갈 수밖에... 토끼굴을 빠져나와 로프구간을 오르니 토끼봉의 커다란 바위위에 토끼는 없고 공기돌 하나가 놓여있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과히 압권이다. 직벽으로 쏟아져 내린 벼랑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기암들이 수백년 세월의 노송과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다시 내려와 토끼굴을 빠져나오니 바로 아래 너럭바위가 있는데 절벽만 아니라면 족히 20여명은 앉을만 하다. 지도상에 표기된 치마바위를 찾아보기로 하고 안부까지 내려가니 좌측은 운흥1리로 내려가는 길인데 아마도 첫 번째 계곡을 건너기전 갈림길로 이어지는 듯 싶다.

직진하여 5분여 진행해도 치마바위는 나타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상학봉으로 진행하기 위해 다시 내려온 길을 되돌아 오른다. 30여분의 오름끝에 통천문을 통과하고 가평이씨 무덤을 지나 암봉하나를 넘으니 직벽구간이 나타난다. 지난해 충북알프스 종주시만해도 로프만 설치되어 있었는데 누군가 나무를 엮어 사다리까지 설치해 놓았는데 대단한 정성이다.

사다리를 오르고 로프구간을 지나 암봉 하나를 넘으니 곧이어 개구멍을 통과하게 되고 로프구간과 또 하나의 개구멍을 지나 커다란 너럭바위에 올라서니 상학봉이 코앞에 우뚝 서있다. 부부인 듯한 한쌍이 상학봉 암봉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즐기는 모습이 참으로 평안하게 다가온다. 봉우리를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상학봉을 향해 오르니 잠시후 암봉에 계단이 설치된 상학봉이다.

암봉에 올라서서 가야할 길과 지나온 길을 바라보면 혹 설악의 공룡이 이곳까지 와서 새끼를 치고 갔나 싶을 정도로 볼만하다. 상학봉을 지나서도 계속 암릉이 이어지고 우회길이 있지만 암릉을 고집하며 진행한다.암릉이 끝나고 안부에 내려서면 등로상에 비석으로된 이정표(묘봉0.3km, 상학봉 1.1km)가 나타나는데 처음 이곳을 찾을땐 이곳에서 남쪽으로 진행하여 813m봉을 거쳐 신정리로 하산한 바 있다.

묘봉 이정표를 따라 200여 미터 진행하니 다시 급경사의 바위의 로프구간(좌측으로 우회 가능)을 오르고 곧이어 좌측에 거대한 암반으로된 묘봉이 나타난다. 이젠 하산할 길만 남았으니 암반위에 앉아 사방을 조망하며 잠시 신선이 되어 본다. 문장대 방향(북동)으로 로프를 잡고 내려서서 15분여 완만하게 내려서면 북가치 안부이다.

이곳에서 곧바로 좌측길로 하산하면 용화정류소로 하산할 수 있으나 770m봉에서능선길로 하산하기 위해 조금 더 진행한다. 770m봉에서 좌측으로 희미한 등로를 따라 하산길로 접어하니 한동안 리본도 한두개씩 보이더니 이내 등로를 놓치고 만다. 잡목이 없는 좌측 사면으로 빠지니 곧바로 북가치에서 내려오는 길을 만나게 된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을 건너자 마자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좌측길로 가면 오늘의 들머리인 운흥리(서부식당)로 간단다.


생각지도 못했던 길로 반갑기 그지 없다. 좌측길고 접어들어 작은고개 하나를 넘으니 또 다른 계곡을 만나고 계곡을 따라 등로는 계속 이어진다.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짧지만 오늘의 산행후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기분이다. 계곡을 건너 임도를 따라 논밭 사이로 계속 진행하니 운흥1리 마을회관 앞에 당도한다. 높지도 않고 길지도 않으면서 암릉의 묘미를 느껴볼수 있는곳! 바로 이곳 속리산 자락의 상학봉-묘봉의 원점회귀 코스를 강추하면서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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