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산행기] 전남 보성군 해발 664.2m 일림산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에서는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지역 관광지를 보다 알리자는 취지에서 대전충남 근교 산들의 등산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충남지역 산악인들의 모임인 '대충山사람들'회원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대충山사람들 홈페이지 (http://okmountain.com/okcafe)


산행지 : 보성녹차밭과 보성일림산(삼비산)
산행일시 : 2006년 5월 5일(금)
일림산 산행 코스 : 용추주차장-용추폭포-편백나무 숲길-임도건너-골치-골치산(614m)-삼비산(664.2m)-동능선-철쭉군락지-일림산(626.8m)-회룡삼거리-대한다원 보성 제2농장(산행시간 약 4시간 소요)

교통정보 : 유성나들목-호남 고속도로-광주나들목-동광주-광주 제2순환도로-소태요금소-22번 국도-화순-29번 국도-보성-18번 국도-율포방면-봇재직전-대한다원 (대전에서 약 4시간 소요)
문 의 : 보성군 문화관광과[061-850-5223]

대한다원을 나와 우회전하여 봇재를 지나 제암산 자연휴양림방향으로 가다가 해룡에서 좌회전하여 입수교를 지나 용추로 향한다. 웅치면 대산리 용추폭포 기점 코스는 보성군이 꼽는 최고의 철쭉 코스로, 장쾌하게 뻗은 호남정맥의 진면목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12시 40분 용추 제1주차장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5분 정도 진행하면 제2주차장이다. 골치 1.4 km 절터 1.9km 일림산 2.6km 이정표가 보이고 곧바로 계곡을 가로지르는 목교인 용추교를 건너면 시원하게 흐르는 용추폭포의 물소리와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매우 인상적이다.


용추폭포는 옛날 용이 승천을 했다는 용소가 암반에 뚫려있어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끝이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으며, 용소 바로 옆에는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는 10여 평 규모의 선녀탕이 있고, 옆에 비누통 자리가 있다. 또 용소 바로 위에는 용바위가 있어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그 바위 위에서 돌을 폭포수에 던지면 아이를 갖는다는 전설이 있다.

산새들의 청아한 노랫소리를 길잡이 삼아 200m 진행하면 갈림길이다. 왼쪽은 골치를 거치지 않고 일림산 정상으로 직접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골치(1.6km)로 향하는 길이다.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오솔길은 교행이 어려울 정도이며 부드러운 흙길로 호젓하다. 5-6분 정도 진행하면 용추골 임도와 만난다. 일림산 1980m 이정표가 서 있다. 임도를 타고 약 500여m 정도 가다보면 휴양림과 일림산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서 있는 골치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다시 임도를 따라 300여m를 진행하면 골치사거리이다.

오른쪽은 사자산을 거쳐 제암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길이다. 왼쪽은 삼비산을 거쳐 일림산을 지나 한치재로 이어지는 역시 호남정맥길이다. 웅치평야의 기름진 쌀을 수탈한 일제가 보성 사람들에게 등짐을 지게 해 장흥 수문포로 넘나든 고개라 하여 ?골치?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보성 사람들의 한이 서린 고개라 그런지 이곳에 드문드문 피어 있는 철쭉은 핏빛보다 더 붉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면 꼬마봉 삼거리로 왼쪽 길은 임도와 이어지고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15분 정도 오르면 꼬마봉이다.

꼬마봉이란 이름은 공공근로사업 하는 과정에 생겨난 지명으로 일림산 정상에 비하여 작으면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일림산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철쭉 사이로 난 부드러운 산길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10분 정도 진행하면 골치 1120m 이정표 서 있는 골치산(해발 614m)에 닿는다. 철쭉 군락지로 주위가 온통 철쭉이 바다를 이룬다.

사람 키보다도 높이 자란 산죽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삼비산에 도착한다. 운무로 조망은 전무하다. 묘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명 분쟁으로 ‘일림산 664.2m’ 쓰인 정상 표지석은 쓰러진 채 땅에 박혀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에 밟힌다. 이 봉우리를 중심으로 회룡봉과 상제봉 등 세 개의 봉우리가 삼각형으로 둘러서 마치 세 황비(皇妃)가 노는 듯 하다하여 삼비산(三妃山)이라 부른다.

해발 664.2m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의 경계에 위치하며, 호남정맥 중 가장 남녘에서 기운차게 우뚝 솟아 남쪽 바다를 바라보며 당당히 서 있다. 일행들과 한쪽에 자리를 잡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30분간의 점심식사는 오렌지 한 조각과 따끈한 커피로 마무리한다. 삼비산 정상에서 회룡봉과 일림산에 이르는 지역 일대는 온통 철쭉 군락지이다.


2000년부터 조성된 일림산 철쭉은 100여 만평 이상으로 전국최대의 철쭉군락지를 자랑하며, 제암산과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철쭉군락지의 길이는 12.4km에 달하여 만개시 남도 전역을 빨갛게 물들이고 봉우리마다 분홍빛으로 얼룩진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아간다. 일림산 철쭉의 특징은 어른 키만큼 크고, 매서운 해풍을 맞고 자라 철쭉꽃이 붉고 선명하지만 안타깝게도 금년 겨울 잦은 폭설로 눈 속에 묻혀있던 나뭇가지가 스트레스를 받고 3월의 잦은 꽃샘추위로 예전보다 개화가 늦어져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사방으로 운무가 깔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운치를 더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5분 정도 진행하면 봉수대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은 봉수대(3120m)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한치재(4330m)가는 길이다. 일림산은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한양으로 소식을 전하는 봉수대, 보성강 발원지, 민족의 한을 담은 서편제 태동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녹차밭,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용추폭포, 전국최대의 철쭉 군락지 등 역사와 문화적으로 다양한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남도의 명산이다.

산죽나무 사이로 길이 이어지고, 청아한 새소리가 귓가에 전달된다. 봉서동 1700m 보성강발원지 260m 한치재 3890m 이정표가 서 있는 봉서동 사거리를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바다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바둑판을 닮은 보리밭, 그리고 해무에 휩싸인 득량만이 아련하다. 철쭉과 바다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것도 일림산 산행의 장점이다. 일림산 철쭉 빛깔이 유독 붉은 이유도 해풍 때문이라고 한다. 


드문드문 솟은 소나무 몇 그루는 철쭉의 붉은 빛을 강조하기 위한 조연이다. 20분 정도 진행하면 헬기장이 있는 일림산 정상(해발 626.8m)에 닿는다. '숲이 깊어 숲속에 들어가면 해를 볼 수 없는 산'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 일림산. 곧바로 용반삼거리이다. 왼쪽은 용추골 주차장 (3000m)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계속해서 직진하면 한치재(3160m)로 이어진다. 완만한 내리막길은 푹신푹신한 흙길이어서 걷기가 좋다. 상큼한 풀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헬기장을 지나 5분 정도 진행하면 회룡삼거리에 닿는다. 삼비산에서 약 1시간 소요. 오른쪽은 회룡다원 1050m 직진하면 한치재 1760m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선다. 10분 정도 내러서면 닫혔던 시야가 열리면서 회룡다원 차밭이 시원스럽게 시야 가득 들어온다. 보성다원 제2농장은 인기드라마 ‘여름향기’의 촬영지며, 지금은 문근영 주연의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가 촬영중인 곳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풍경이 펼쳐지면 사람들 얼굴에 기분 좋은 푸른빛이 감돈다.


녹차밭이 산자락을 따라 꼭대기까지 아지랑이처럼 이어지고 편백나무 사이 오솔길로 연인이 손을 잡고 걷는다. 연녹색 차나무의 파도와 그 사이사이에 들어앉아 찻잎을 따는 사람들. 파도처럼 물결치는 차밭에서 찻잎을 따는 아낙들의 모습도 장관이다. 16시 주차장 도착하여 산행은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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