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는 장녀, 디트뉴스에 의혹제기 "끝까지 추적하겠다"

故 김희동 회장의 딸이 보낸 메일.
최근 기자한테 3통의 메일이 왔다. 처음은 메일을 받았을 때(구랍 12월 24일)는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두 번째 메일(1월 14일)은 제목부터 기자의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안병호 살인강도사건의 피해자 유족입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메일을 받고 기자는 생각에 잠겼었다. 안병호 살인사건이 무엇인지. 그런데 어렵지 않게 사건을 찾아냈다. 바로 지난해 8월말 발생했던 김희동 서부터미널 회장의 피살사건 용의자가 안병호였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호의 호식이라곤 몰랐던...성실한 가장의 모습이었다"

미국에서 동생의 권유로 <디트뉴스>를 보게 됐고 17일 새벽 1시에 도착한 세 번째 메일에서는 “故 김희동 회장의 장녀”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A4 용지 3장 분량의 문서를 통해 구구절절한 사연을 통해 살인사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서 첫 장은 딸 자신이 본 故 김 회장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그 누구도, 자식은 물론 주변의 그 누구도 아버지의 여린 인간적인 심성의 실체를 제대로 몰랐듯이(책읽기와 영화 감상...영화 감독이 되고 싶으셨다던...시를 좋아하셨던 분이셨습니다) 그 누구의 효도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그 누구한테도 속내 속에 깊숙이 감추셨던, 나약한 감정의 한자락 조차 보여주지 않으시고 홀연히 연기처럼 가버리셨다는 생각에 제가 죽을 때까지 통한으로 남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세인들이 알고 있는 아버지의 실체는 강하고 수전노같은 인상이었을 겁니다”며 “그렇지만 아버지는 여느 아버지처럼 이북의 고향땅을 등지고 와 말 그대로 산 설고 물 설은 낯선, 소위 말하는 텃세가 심하기로 유명한 충청도에서 맨손으로 가족을 부양하느라 희생만 해오신 분”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호의호식이라곤 모르셨던(술 담배로 아니하고 해외 여행도, 이코노미 클라스를 타시는 것도 아까워 하셨던) 단지 워낙 머리가 좋으시고 하늘이 도우셨는지 운이 따라 주셔서 재물을 모을 수 있었던, 평생 저녁 아홉시 뉴스가 끝나면 주무시고 새벽 3시에 기상하셨던...저의 기억속엔 성실한 가장의 모습으로만 남으신 아버지이십니다”고 설명했다.

"안병호와 주변인들이 공모했다"

그런뒤 두 번째 장에서 부터는 자신의 아버지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안병호를 비롯한 그 주변인물에 대해 상세히 거론하며 공범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의 불성실한 태도도 함께 지적하며.

그녀는 “최씨란 인물은 서부터미널 잡역부로 근무하던 직원이며 처음 저의 아버지의 사망을 목격한 자로서 사망당일 아침에 출근해 안병호가 범행 후 대흥동 집으로 와서 터미널로 데리고 갔던, 그래서 처음 목격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며 “최씨와 안병호는 현장 검증 당시에 서로 돈을 주고 받은 시점과 액수가 달라 실랑이를 했습니다. 당시 그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수사관들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넘어갔습니다(엉성하기 짝이 없는 현장검증이었는데... 당시 수사 경찰중 한 분은 제가 단서를 제공할 때마다 ‘아무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묵살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병호의 친구인 김씨는 안병호가 골프장에 취직시켜 줬는데 안병호가 범행전 5~6개월전에 술자리에서 범행을 제의하기까지 한 사이입니다. 김씨는 범행 당시 분명 사무실에 머물렀다고 보여지며(본인도 왔다 갔었다고 증언함) 범행 가담 의혹이 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서 “안병호, 김씨와 함께 친목계원인 정씨의 가스총 허가서가 안병호 서랍 밑바닥에 있는 걸 발견했는데(경찰들이 안병호의 책상 서랍도 뒤져보지 않았음을 입증함) 정씨가 지난해 7월 22일 사망했답니다. 아무 지병도 없는 건강한 30대인 남자가 죽었다는 건 분명 의문이아니겠어요?”라며 주변인들을 소개했다.

그녀는 마지막 장에서 “게다가 가장 놀라운 사실은 김씨가 7월 초순에 중국에서 귀국을 하고, 안병호 역시 휴가를 얻은 날짜가(7월 중순쯤이라고 저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심...인천의 어머니한테 다녀오겠다고 갔는데 아무 연락없이 5일이상 결근했다 함...휴가를 안보내 우발적인 범행이란 것도 완전히 거짓말...안병호의 거짓말은 정말...자백을 여덟 번이상 번복했다니...다중 인격형을 넘어서 신범죄형) 정씨의 사망일자와 겹쳐집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자식된 도리로서 죄스러워 끝까지 추적하겠다"

“저는 안병호를 십수년간 지켜봤고 저의 아버지의 사시는 모습도 봐 왔다. 저도 객관적인 시각을 잃게 될까봐 매번 새로운 관점앞에선 여러번 숙고를 해봅니다. 이 사건은 안병호와 주변의 공범(지금 활보하고 다니는 살인마들..)이 단순히 ‘돈’을 노리고 오랫동안 수개월 내지 수년동안 계획해온 범죄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추적할 결심입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자식된 도리로서(아버지 생전에 효 한번 못해본...정말 효도 한번 못했어요..부끄럽게도...정말 아버지한테 너무나 죄스럽고 지금도 통탄할 따름이지요..) 마땅히 해야 만 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로 의지를 표현하며 끝맺음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과 함께 기자를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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