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생태 자연도 1등급 권역으로 지정에 반발

최근 환경부의 ‘천수만 일대를 생태 자연도 1등급 권역으로 지정’하려는 계획에 반발하는 천수만 간척지 B지구 내 충남 서산, 태안 지역주민들이 16일 철새 서식지인 가사천변 갈대숲 일부를 불태웠다.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 주민 4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부석면 가사리에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정 결사반대를 위한 집회를 갖고 ‘천수만 철새 기행전’과 ‘생태공원화 사업 및 생물다양성 사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결의하는 등 철새퇴치운동을 전개했다.

주민들은 갈대숲에 불이 잘 붙도록 볏짚을 깔고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질렀으며 철새가 달아나도록 폭죽도 터뜨렸다. 이에 가사천에 와있던 왜가리 등 새들 수십마리가 놀라 달아났다. 주민들이 놓은 불은 갈대숲 1000여 평을 태운 뒤 40여 분만에 주민 요청으로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진화됐다.

주민들은 집회에서 "환경부의 조치는 지역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철새만을 보호하고자 하는 처사"라며 세계 천수만 철새기행전 축제와 천수만 생태공원 조성사업, 생물다양성 사업 등을 거부하는 한편 철새가 서식할 수 있는 먹이를 없애기 위해 추수 후 볏짚 태우기와 논갈이 등을 적극 추진키로 결의했다.

집회 과정에서 서산시의회 신준범 의원은 이 같은 결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삭발을 단행했다.

신 의원은 "1980년대 간척사업 이후 B지구가 농경지로 분류되면서 주민들은 다른 목적의 개발행위를 하지 못하게 돼 말로 다 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며 "이제 웰빙.레저특구 개발계획으로 조금 도약하려는 상황에서 내려진 환경부의 조치는 우리의 생존권을 말살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주민들은 지난 12일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 지정 반대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으며 13일에는 환경부를 직접 방문해 항의하기도 했다.

서산시 부석면 이장단협의회 김진옥 회장(63)은 "천수만은 간척사업으로 인해 수입원을 상실, 주민 다수가 타 지역으로 이주해 지역세가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며 "주민 고통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탁상에서 결정하는 정책은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환경부의 조치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은 "생태자연도가 지닌 의미에 대한 환경부의 홍보부족이 철새퇴치운동까지 초래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철새와 주민이 다함께 잘살 수 있어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지난 14일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질서를 유지하며 집회를 진행하겠다는 주민대표들의 사전약속을 받고 경력을 현장에 배치하지는 않았으나 가사천 갈대숲에 불을 지른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처리가 가능한지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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