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리베라 박홍규 노조위원장

박홍규 호텔리베라 노조위원장(40)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위장 폐업 논란과 관련해 박순석 회장에 대한 적극적인 사실규명을 위해 질의를 벌인 부분에 대해서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텔 리베라 박홍규 노조위원장. 박 위원장은 위장폐업 논란과 관련해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이 국회에서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9일 오전 11시 대전지방 노동청 앞에서 호텔 리베라 박순석 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만난 박 위원장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 모인 노조원들은 10여명에 불과했다. 161명의 노조원 가운데 27명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남아 있는 사람들도 일용직이나 행상,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대전지방노동청에 대한 국감에 박순석 회장과 함께 증인으로 나란히 자리했었다. 국회의원들을 향해 "깡패 집단"이라며 망방를 서슴지 않던 박 회장과 국감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박 위원장은 인터뷰 도중에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7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박 위원장은 "박 회장이 위장폐업을 했다는 것이 단병호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에 의해 사실로 밝혀져 기쁘다"며 "하지만 결국 폐업 철회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의지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들에게까지 막말을 하는 사람이 박순석 회장인데 결국 사법기관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검찰에 고소,고발 등 조치를 취할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호텔 리베라를 회생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호텔 리베라 노조원들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관계자들은 9일 오전 11시 대전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순석 신안 그룹 회장의 구속을 주장했다.

이날 국감증언과 관련해 박 위원장과 민주노동자 관계자들에 의하면 당시 박순석 회장이 의원들에게 '국회는 깡패 집단' '야마가 돌아' '의원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나를 괴롭힌다'는 망발을 쏟아냈으며 이에 환경노동위 의원들은 발언 시간을 단병호 의원에게 양보하면서까지 집중 질의를 쏟아냈다.

또 박 회장은 녹취록과 노조파업 대처 방안 보고서가 증거물로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다'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다음은 박홍규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얼굴이 많이 그을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지금까지 해 오던 것 처럼 호텔 앞에서 시위를 하고 서울 신안 그룹으로 찾아가 상경 투쟁도 하는 등 바빴다. 요 며칠은 계속 서울에 있었다. 4일부터 6일까지 민주노총에서 '장기 투쟁 사업장 사태 해결을 위한 상경 투쟁'에 참여했고 이튿날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며칠 동안 정신 없이 지냈다"

- 국감에 박순석 신안 그룹 회장과 나란히 자리했었다고 하는데 분위기는 어땠나.

"박순석 회장은 사측, 본인은 노측 대표로 나란히 국감 증인석에 앉았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집중 질의를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국회의원들에게 깡패 집단이라고 말을 하는데 분위기는 말로 할 수 없이 험악했다. 특히 단 의원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했다. 몇몇 의원들은 모욕감을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정작 본인과 노조원들은 그런 박 회장의 어투나 성격을 알 고 있었지만 국회의원들은 처음 당하는 일이었기 때문인지 경악스러워했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깔보는 것이 박 회장의 대화 방법이다"

- 국감에서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위장폐업이라는 녹취가 공개됐다고 하던데.

"그렇다. 노조 해산, 노조 전임자 불인정, 노조 위원장 사퇴와 관련한 박 회장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노조탄압 계획서도 증거물로 제출됐다. 만천하에 신안이 노조 와해를 위한 폐업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 동안 우리가 주장해 왔던 일들이 국감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나 기쁘다"

- 하지만 박 회장은 모두 부인했다.

"박 회장은 모른다거나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연한 위증이다. 얼마나 안하무인인지 반증하는 것이다. 위증한 부분, 증거물로 위장폐업했다는 부분에 대한 구속 수사를 벌여야 한다"

- 국감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이나 각종 증거물로 박 회장이 위증을 했고 노조 와해를 위해 위장폐업을 했다는 점도 어느정도 드러난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리베라를 회생시키는 것인데.

"그렇다. 박 회장도 이날 국감 증언에서 호텔을 다시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또 호텔 문을 다시 연다면 자신이 위장폐업을 했다는 사실이 만 천하에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문을 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그 부분이 걱정스럽다"

- 어떤 해결책이 있나.

"가장 좋은 방법은 제3자 매각을 통해 호텔 문을 다시 여는 것이다. 박 회장이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하면 된다. 우리는 일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박순석 회장의 사법처리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161명 직원가운데 27명은 떠났다. 어쩔 수 없다. 지난해 4개월, 올해 4개월 2년에 걸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직원들은 극대로 궁핍하게 살고 있다. 오늘 기자회견에도 몇 사람 못 나왔는데 낮에는 아르바이트나 막노동, 행상을 하고 밤에 다시 호텔에 모여 시위를 하고 대책을 논의한다. 빨리 해결이 되어야 160명이 살 수 있다"

- 앞으로 어떻게 할 예정인가.

"일단 국감을 통해 박 회장의 위장폐업이 사실로 드러났다. 하지만 국회에서 리베라의 문을 다시 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우리가 나설 때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투쟁을 계속 할 예정이다. 또, 그 동안 박 회장을 법의 심판에 받게 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우리도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리베라를 살 릴 수 있는 것은 노조원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다. 처음 이슈가 됐을 때는 모든 여론이나 행정기관, 시민의 관심이 쏠렸지만 100일 정도가 지나니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만이 리베라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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