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등 다양한 지구촌 차 구비
 손님과 함께 하는 작은 음악회도 마련

 이색직업-명문 차 전문점 운영 유기정씨



″커피가 중독성이 있다고 하는데 차에 한번 맛을 들이면 커피는 입에도 못 댑니다. 차의 매력은 맛과 향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하니까요″

우리나라 녹차, 중국 녹차, 오룡차, 화차, 보이차, 일본의 말차, 영국의 홍차 등 세계 각국의 차를 한곳에서 맛볼 수 있는 세계 명문 차 전문점이 대전에 자리하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에 위치한 ′크림티′.
이곳은 애써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간판에 단아한 구조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일단 내부에 들어서면 밖에서 보았던 겉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은은한 차의 향과 함께 가게 전면을 유리로 처리해 밝은 햇살이 가게 안을 그대로 비춰 전통적인 찻집이미지를 뒤엎는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 차를 마시고 싶어도 차 마시는 방법을 몰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가게 에서는 그런 것 신경 안 쓰고 편안하게 드시면 되요″

크림티를 운영하고 있는 유기정 사장(45)도 다도를 따로 배우지는 않았다.
어려서부터 집안 어른들을 따라 즐겨 마시다 보니 지금 전통찻집 주인까지 하게됐다고 한다.
유 사장도 다도 배우기를 몇 번 시도했었다. 하지만 다도를 너무 따지다 보니 편안한 마음으로 마셔야할 차가 불편하게 느껴져 이내 포기했다는 설명이다.

가게는 40평 규모로 꽤 넓어 보이는 구조를 하고 있으며 테이블도 8개가 놓여져 있다.
가게 곳곳에 전시된 중국, 일본, 우리나라의 다구(茶具)는 여기가 찻집인지 박물관인지 착각이 들 정도의 많은 물량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2000년 10월에 개점한 후 지금까지 유 사장은 최고의 차 맛을 유지하기 위해 남들이 극성이라고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맛있는 차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좋은 차와 좋은 물, 제대로 된 다구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저는 차 끓이는 물을 절대로 시중에서 파는 생수를 쓰지 않습니다. 직접 약수터를 찾아다니며 좋은 물을 떠오죠″

모든 음식에는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 가장 좋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차를 끓이는데 사용되는 모든 재료들을 세계 각 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구입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 차와 홍차를 구입하기 위해 일년에 서, 너번 중국과 유럽에 나가 좋은 재료들을 엄선해서 들여오며 다구도 도예하는 사람에게 따로 부탁해 제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크림티에서 한번 차 맛을 본 사람들은 전부 단골이 되고 있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서울, 경기를 비롯 경상도 등지에서 한 달에 두 세번은 크림티를 찾아 차를 즐기고 갈 정도다.

주인의 자랑만큼 크림티에는 각 국의 다양한 차들이 준비되어 있다.
홍차 종류는 무려 13가지나 되며 중국 녹차도 생산지와 발효상태에 따라 서호용정, 황산모봉, 동정벽라춘, 태평후괴, 녹수은침, 운모모침, 백목단, 은라 등 이름만 들어서는 차 이름인지 중국 무협 영화의 제목인지 헛갈릴 정도의 수많은 차들이 즐비하다.

″다즐링의 별명이 홍차의 샴페인 이예요. 생산량이 워낙 적은 고급차이고 담백한 음식을 먹을 때 잘 어울리죠. 또 아삼은 인도의 아삼지방에서 나는 차로 햇볕이 강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지역의 특성을 닮은 듯 맛과 향도 강하고 뚜렷합니다″
차 설명이 시작되자 유 사장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설명을 그칠 줄 몰랐다.

우리가 전통 차 하면 으레 나이 먹은 노인들이 즐기는 정도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크림티를 찾는 주 고객 층이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가게를 처음 찾는 손님에게 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차 마시는 법까지 안내하고 있어 입에서 입 소문을 타고 최근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유 사장은 세계 각 국 최고의 차를 맛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5월부터는 최고급 원두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와 스무디 등의 커피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림티에서는 소량의 잎차와 전시되어 있는 모든 다구에 대해서는 판매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31일에는 그동안 크림티를 찾아 준 고객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락처 : 864-3535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