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재선거서 세력결집...연말쯤 자민련 합류

심대평 충남지사의 탈당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자민련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자민련 김학원 대표(왼쪽)와 심대평 충남지사

심대평 충남지사의 자민련 탈당은 정치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행정수도로 촉발된 한나라당 내분에 이은 자민련 심대평지사의 탈당은 향후 대권을 둘러싼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 지각 변동의 시발점은 ‘중부권 신당론’이 될 전망이다.

심지사가 탈당을 결심한데는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하면서 자민련의 정치세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며 “자민련에 연연해서는 충청권 전체가 공멸할 것으로 판단해 결심한 것 같다”고 심지사 측근이 말했다.

심대평 지사는 앞서 최근 대전지역 기자들과 만나서는 “지역주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은 의미가 없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심중을 밝혔다. 심지사는 또 “정당 창당은 명분이 있어야 하는 만큼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일정에 따라 신당을 창당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주 등 충청권 재선거 심지사 시험대

지금까지 심지사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명분은 ‘신행정수도 건설’ 이지만 속내는 ‘중부권 신당’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행정수도 위헌판결서부터 행정도시 특별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충청지역에서는 ‘지역신당 창당’의 필요성이 꾸준히 흘러나왔었다.

심지사가 당장 신당창당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세규합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심지사는 오는 4월30일 치러지는 재선거를 시험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행정수도 특별법이 통과되자 마자 여론의 역풍을 각오하고서라도 심지사가 탈당을 결심한 것은 충남에서 치러지는 재선거를 세결집의 지렛대로 삼으려 했다는 분석이다.

재선거가 실시가 확정된 공주연기와 10일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재선거가 치러지는 아산에서 심지사가 내세운 후보가 바람을 일으킬 경우 중부권 신당론은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충청권 정당으로 상징된 자민련은 심지사의 탈당으로 급속한 쇠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충청권 의석 4개만을 건지는 참패를 한 자민련은 김종필 전자민련 총재마저 정계를 은퇴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심지사의 탈당으로 자민련은 망연자실했지만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심지사는 탈당문제를 자민련 소속 의원들과 상당히 심도있게 논의를 해왔다. 때문에 이번 탈당은 당과의 결별이 아니라 자민련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탈당하더라도 자민련과 갈라진것 아니다"

자민련 김낙성 의원은 “심지사와 그동안 당세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여러갈래로 논의해왔다. 탈당하더라도 분당 등 갈라진 것은 아닌 만큼 세를 확대하면서 함께 갈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김학원 대표를 제외하고 의원들과는 이미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뒤집어 보면 “자민련 간판을 내려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렇지만 자민련 중앙당이나 소속의원들이 당장 심지사와 함께 행보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사의 깃발아래 중부권 신당을 태동하기 위해서는 외부수혈이나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상당히 심도있게 연대를 모색하는 염홍철 대전시장,손학규 경기지사,이원종 충북지사 등 중부권 자치단체장들이 나서 '큰 그림'을 그리는 초유의 정치실험을 성사시키려면 자민련이 배제된 ‘백지’가 필요하다.

자민련 의원들도 당장 몰려들어 “그밥에 그나물”이라는 비판을 자초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학원 의원도 자민련 해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따라서 자민련은 심지사 중심의 중부권 신당론이 탄력을 받아 외연이 확대되면 올 연말쯤 자연스레 해체돼 합류할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결국 심지사 중심의 중부권 신당은 여러가지 정치적 실험과도전,연대의 모색 과정을 거쳐 탄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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