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행정도시법 처리때 복기왕 구논회 등 극소수

행정도시법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의원이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지만 일부 충청권 의원은 뒷전이었다. 사진은 행정도시법 처리 직전의 국회 본회의장.

행정도시법이 통과되던 2일 본회의장에서이 여야 의원들간 ‘저지’와 ‘강행’의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일부 대전충남북 지역구 의원들은 뒷전이었다.

이날 밤 10시 45분쯤 김덕규 부의장이 법안을 직권상정하자 의총장에 있던 한나라당 이재오 김문수 박계동 배일도 의원이 회의장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제일 먼저 배일도 의원이 뛰어들었고 이재오 의원이 뒤따라 왔지만 열린우리당 이화영 김태년 김형주 의원들에 막혀 쓰러졌다. 의장석에 오르려던 김문수 의원은 정봉주 최재성 의원에게 저지당했다. 멱살을 잡으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단상에서 떨어질뻔 한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충남 예산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공수(攻守)를 바꿔 지원사격에 나서다가 허리를 다쳤다. 같은당 소속 배일도,김문수 의원이 단상점거를 시도하자 홍의원은 이들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영문을 모른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끌려갔다. 옆에 있던 열린우리당 복기왕 의원이 “홍의원은 우리편”이라며 감싸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과정서 홍의원은 허리부상까지 입었다.

아수라장 속에 여성의원들도 몸싸움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은 서울도시철도 노조위원장 출신 배일도 의원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여당의원들에 잡혀있는 배일도 의원 구하기에 나섰다.

충청권 의원 강건너 불구경...끝내 1명 안일어나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복기왕 구논회 선병렬 의원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전충남북 지역구 의원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김덕룡 원내대표 등 야당의원들과 지켜만보고 있었다.

정세균 원내대표와 함께 몸싸움을 진두지휘 하던 행정수도 후속대책 소위 박병석 위원장은 자리에 앉아있던 충청권 의원들에게 저지를 독려했지만 몸싸움에 나서지는 않았다. 1명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재오 의원등 한나라당 4인방이 점거한 법사위 회의실의 문을 열려고 시도한 때도 충남대전지역구 의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된 뒤 박의원은 “충청도 의원들은 뭐하는 거냐”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들 의원의 이름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육탄저지에 나선 한 열린우리당 386의원은 “충청권 의원들이 총대를 메지 않고 점잔만 빼는 바람에 악역은 우리가 맡았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들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박의원의 울분속에서는 그간의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이 가득 배어있었다. 충남의 모의원은 아예 남의 일처럼 뒷짐만 졌다.

행정수도 후속대책 특위에서 공주연기에 12부4처2청을 옮기기로 한 여야 합의안을 양당이 의총에서 최종 추인키로 한 23일, 충청권 의원 중 일부는 의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한 의원은 “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궁색하게 말했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 대통령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부처는 옮기기 않기로 당정협의안이 마련된 1월에는 충청권 의원들이 무더기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김한길 행정수도 대책특위 위원장이 여당 당론을 발표하는 순간에도 충청권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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