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전철 분기점 싸고 뜨거운 설전

◈점심 식사도 거른 채 답변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공무원들.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 35분 국감이 시작됐다. 충남도 관계자들은 점심도 거른 채 답변 자료를 만들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도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국감장을 찾아 답변 자료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오후 국감 준비를 서둘렀다.

오후 국감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송광호(충북 제천, 단양) 의원은 호남 고속전철 천안 분기점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송 의원은 오후 국감에 앞서 최민호 기획정보실장을 불러 ″내가 있는데 오송역이 어떻고 천안분기 어떻고 하는 것은 나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내가 서울 올라가면 보령-안면도 연육교 추가예산을 따 줄텐데 충남도도 충북에게 좀 양보해 주는 게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오전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뤄지면서 호남고속전철 분기점 문제를 놓고 송광호 의원과 심대평 지사 사이에 설전이 펼쳐졌다.

호남고속전철 천안 분기와 관련 심 지사는 ″충북지역의 송광호 의원이 있는 자리에서 충남의 솔직한 입장을 말씀드리게 된 점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한 후 ″호남고속철 분기점 용역연구 결과를 놓고 볼 때 객관성이나 합리적으로 천안 분기점 결정이 마땅하다. 국가 발전을 위해 지역 이기주의를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위성을 역설했다.

또, 심지사는 ″충남의 아전 인수격 해석이지만 경부고속철이 직선으로 간다면 분기점은 조치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충북에도 철도역이 하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송역을 건설하는 것에는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호남고속철 관련 송광호 의원의 이해를 당부했다.

"국가발전 위해 지역 이기주의 버려야"

◈국정감사가 끝난 후 윤한도 감사반장과 심지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에 대해 송광호 의원은 ″여러 가지 객관적인 상황을 검토해 볼 때 호남고속철 천안분기점이 유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경부, 호남 고속철을 타고 강원도를 갈 경우 충북 오송에서 내려 기차를 갈아타면 훨씬 국가적으로 이익이 아니냐″며 오송 분기점 설치가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다시 한번 폈다.

심 지사는 당진항 분리와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업무 조직 개편을 통해 해운항만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신영국 건교위 위원장은 ″10년이 지나도록 심지사의 얼굴에 변화가 없어 충남이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일부 공무원들은 감사를 달갑지 않게 여긴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성실히 감사 준비를 하고 국감에 임해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신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자치단체를 자꾸 방문하다 보면 떨어져도 떨어지는 게 있는데 왜 싫어하는지 알 수 없다″며 ″국정감사라는 게 혼내러 온 것이 아니라 광역자치단체들의 건의 사항을 받으러 온 것″이라고 국정감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부 의원들 졸거나 이석 많아 눈살

심대평 도지사는 마지막 인사말을 통해 ″신영국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국정감사에 대한 오해를 풀어 주어 감사하다″며 ″지적해주신 사항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격적인 오후 국감이 시작되면서 건교위 소속 위원들은 자신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시간을 제외하고는 졸거나 자리를 이탈하는 등 구태의연한 감사 행태를 답습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충남도에 대한 국회 건교위의 국정감사는 오후 4시 10분 끝났다.

◈오후 국감 도중 곳곳에서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조는 모습이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진항 지정 적극 앞장서 달라″
 보령-안면도간 연육교 가설에도 배려를

 충남도 국정감사 지상 중계



충청남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18일 오전 10시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충남도(도지사 심대평)에 대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위원장 신영국·한나라·경북 문경 예천)의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지연도착으로 예정시간 보다 5분여 늦게 시작했다.

이날 충남도 국감에 참석한 건교위 소속 국회의원은 윤한도(감사반장·의령, 함안), 김광원(봉화, 울진), 김학송(경남 진해), 도종이(부산진 을), 이해봉(대구 달서구 을) 의원 등 5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김영배(서울 양천 을), 설송웅(서울 용산), 송영진(충남 당진), 정세균(전북 진안, 무주)의원 등 4명의 민주당 의원, 자민련 송광호(충북 제천, 단양)의원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감사위원 중 이날 참석하지 않은 위원은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과 민주당 설송웅 의원 2명이 불참했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오후 12시 15분 오전 일정이 거의 끝날 무렵 국감장에 들어섰다.

윤한도 감사반장은 국정감사에 들어가기 전 충청도 출신 국회의원인 송영진, 송광호 의원을 소개하는 배려를 보이기도 했다.

본격적인 국감에 앞서 김광원 의원은 충남도의 불성실한 감사 자세에 대한 지적을 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 중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수치가 틀린 것이 발견됐다″며 ″감사원 처분에 대한 결과가 전부 엉터리다. 도시사가 오래 하다 보니까 감사자료에 대해 확인도 안하고 마구잡이로 작성했다″며 질책했다.

이에 대해 윤한도 감사반장은 ″감사내용자료가 매우 불성실하다. 페이지마다 각각 통계자료의 수치가 틀린다. 감사에 임하는 모든 의원들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일 없도록 도지사와 기획관리실장이 노력해주길 당부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국감 제출자료 불성실 지적

오전 10시 20분경 부터 진행된 최민호 기획정보실장의 업무보고는 30분 동안 큰 물의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최 실장의 업무 보고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각 의원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업무보고를 중단시키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광원 의원은 ″이번 천안지역에 수해를 많이 입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재해구역으로 선정될 경우 어떤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에 대해 보고해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 송광호 의원은 보령 안면도간 연육교 가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도중 ″보령지역 국회의원이 누구냐″는 질문과 함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신경 좀 써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질의 응답시간에서 윤한도 감사반장은 ″질문시간은 의원 당 20분씩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이 고장 출신의 송영진 의원의 경우 30분 이상을 초과해도 감사반장 직권으로 이를 허용하겠다″고 말해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다.

첫 질의에 나선 민주당 송영진 의원은 질의에 앞서 "건설교통위원회지만 본 의원의 지역구 문제인 당진항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진항 지정의 당위성을 역설한 뒤 ″국회 내 에서도 엘리트로 여겨지는 건교위 소속 위원들의 적극 지원을 당부한다″며 일일이 해당 위원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당진항 지정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확답 받아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송의원은 △석문국가산업단지 조성 △내포문화권 종합개발사업 △도청 이전문제 △호남 고속철도 천안분기점 등에 대한 도청의 추진방안에 대해 질의했다.

송의원의 질문이 끝나자 윤한도 감사반장은 ″당진지역 국회의원의 피맺힌 절규를 잘 들었다″며 ″두 번째로 이웃동네 송광호 의원의 질문이 이어지겠다″며 딱딱하게 느껴지는 국감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했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 감사 진행

◈국정감사 위원들의 질의 내용을 꼼꼼히 받아적고 있는 충남도 관계자들.
두 번째 질의에 나선 송광호 의원은 ″충남과 충북의 총 인구를 합해야 경상북도 규모정도 밖에 안된다″며 ″이웃집끼리 어려운 동생을 배려할 줄 아는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해 충남도에 서운함을 우회적으로 내 비췄다.

또, 그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독한 길을 걷고 있는 심대평 지사의 처지를 잘안다. 평소에도 인품을 높게 평하고 있다″며 ″보령-안면도간 연육교는 건교위 위원들이 잘 좀 봐줘야 할 것 같다″고 부탁하는 등 자민련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송광호 의원은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계룡산 자연 박물관 추진 사업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세 번째로 김광원 의원은 ″심지사의 경우 관건 포함해서 지방자치 3기 동안 총 11년의 지사생활을 했다″며 ″지금 잘 하고 있지만 지방자치가 정치화 되어가고 있다. 또, 포스트 JP로 거론된 이후 너무 정치적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심지사의 정치성향에 대해 견제했다.

김 의원은 이후 계속된 질의 시간에도 도지사 업무수행에 필요한 덕목들을 설명한 후 필요한 질문은 차후 질의서를 통해하겠다고 밝혔다.

네번째 질문에 나선 김학송 의원 ″최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가 필요하냐는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경남지역에서 도의원을 해봤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도의회의 입장을 충분히 안다″고 언급한 뒤 ″공직협에서나 도의회가 반대할 경우 군말 없이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받아 줘서 고맙다. 아직 젊은 국회의원으로 국감이 지방자치단체에 도움되지 못한다면 국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겪어 본 바에 의하면 국정감사를 해주는 것이 지방자치단체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주민 주거환경 개선사업 추진현황 △공사 중단된 아파트의 처리지원 △하천 준설 사업 불법행위 단속실태 △상수도 시설 관리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방자치 너무 정치적으로 치우쳐"

◈충남도 국정감사를 취재하는 보도진들.
다섯번째 질문에 나선 이해봉 의원은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 ″심지사께서 오래 지사 생활을 하셨으니 이제 지사는 그만하고 중앙에 올라와 정치를 하면 쉽게 해결 될 것 같다″며 ″국내 단일 사업으로 가장 큰 규모의 서해안 개발사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놀랍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름철 수해 예방 대책과 재난관리 방안 △지역문화유적 개발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질문했다.

여섯번째 질의에 나선 김영배 의원은 ″지방자치가 실현된 후 각 광역자치단체가 국회의 국정감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충남의 경우 재정 자립도가 24.85% 밖에 되지 않는다″며 ″국회가 국정감사를 해야 되는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국정감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또, 그는 ″심지사가 충남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머리에 담고 있다″며 심 지사를 추켜세웠다.

김 의원은 △계룡시 설치 특례법 제정 추진을 위한 충남도의 방안 △호남고속철도 천안 분기점의 당위성 △백제권 문화개발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국감장에 늦게 도착한 정세균 의원은 ″지역구가 금산과 접해 있어 항상 충남을 가깝게 느끼고 있다″며 ″지방분권과 관련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간단하게 지방분권의 올바른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심 지사는 ″서울과 경기를 대상으로 한 지방분권 추진을 지방에 적용시켜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 의원은 ″농촌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수가 자꾸 줄어든다″며 ″광역단체장 모임에서 농촌활성화가 적극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령-안면도가 연육교 설치 △주차 시설 확보 방안 마련 등에 대해 질문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 앞서 충남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지방자치 고유사무의 국정감사 제외 ▲국회의 국감 개선의사 표명 ▲도의회의 국정감사에 대한 입장표명 등의 내용이 담긴 공개 서한을 의원들에게 전달했으나 물리적 마찰은 없었다

오전 감사를 마친 국감은 점심식사를 마친 후 오후 2시30분부터 속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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