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인제 후보 팽팽한 설전
대전KBS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토론회 개최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노무현 고문과 이인제 고문이 23일 충남지역 경선을 하루앞둔 22일 대전KBS TV토론회에 참석, 음모론과 정계개편에 대해 밀고 밀리는 설전을 펼쳤다.

밤 10시 50분부터 자정까지 7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노무현 후보는 이 후보측이 23일자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음모설에 대해 유감을 표한 뒤 “이 후보측이 주장하고 있는 음모론은 광주시민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페어플레이를 당부했다.

특히 노 후보는 대한매일 23일자 가판 1면에 보도된 음모론과 관련 “지난 97년 대선때 이인제 고문측이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사실과 달라 얼마나 억울했냐”고 전제한 후 “그때와 같이 근거 없는 소리로 인해 다른 후보가 피해를 입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음모론에 대한 실체를 밝혀 줄 것을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이인제 후보는 “이미 음모설은 시중에 떠돌고 있는 소리로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우리 진영에서 흘러나간 소리가 아니다. 대한매일 23일자 본판에서도 그 기사를 빼기로 했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계속된 답변에서 “노 후보를 위해 시민단체, 지식인이 총궐기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주장해 음모론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는 정계개편 문제와 관련해서 “노 후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지역정당 구도를 허물어 정책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경선 하지 않고 정책 정당을 만들면 되지 왜 어렵게 국민 경선을 하느냐”고 노후보를 공격했다.

또, “얼마 전 신문에 보도된 후보들 성향 분석에서 중도좌파를 넘어 완전 좌파 쪽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는데 그렇다면 새로 짜여지는 정당은 중도 좌파정당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나의 정책은 민주당 정책과 일치한다. 현 정당이 지역구도로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다. 정책중심의 정계개편은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내용이다. 정계개편은 경선 진행중에 이뤄질 수 없고 민주당이 중심이라는 인식이 국민에게 심어진 경선이 끝난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의 설전은 계속 이어졌다.

노무현 후보는 추가 자유발언 시간을 이용 이인제 고문에게 “음모론을 제기하지 않았으면 다행이다. 광주경선에서 지식인들이 2번에 걸쳐 나를 지지한다는 선언을 했다. 이런 일을 몇몇 사람의 조작과 장난질에 의해 일어난 것처럼 얘기 하는 것은 광주분들에게 죄송한 얘기며 음모론 제기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토론회는 노무현-이인제 두 후보의 팽팽한 설전과 김중권-정동영 후보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으로 긴장된 가운데 70분간 이뤄졌다.

토론회가 늦은 밤 시간에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이번 경선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특히 이인제 후보가 제기한 '음모론'에 대해 각 후보들의 의견을 묻는 등 분주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공개홀에는 방송 10분전까지만 취재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 각 후보진영에서 3명만이 참석이 가능해 각 후보의 수행원들과 취재진은 대전KBS 1층 로비와 총무국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토론회를 지켜봤다.

한편 대한매일은 23일자 1면 톱기사로 노풍의 실체와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대한매일은 이 기사에서 정계개편과 노풍의 '보이지 않은 손'의 실체는 박지원 청와대 정책특보,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장관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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