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눈치보는 관료행정 종식돼야
공기업 경영 경험 살려 봉사할 터

2002 선거를 뛴다(6) -조준호 대전도시개발공사장



조준호 대전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홍선기 대전광역시장으로부터 출마권유를 받았다″며 ″홍시장이 출마에 대해 고심하고 있어 미리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현재 창립을 준비중인 시민지방자치실천협의회를 중심으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6일 디트news24와 가진 대담에서 일각에서 제기 되고있는 인사에 불만은 품은 출마선언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홍시장에게 지킬 도리는 지켰다고 생각한다″며 ″출마선언 후 홍시장을 찾아가 선의에 경쟁을 할 것을 제의했다″고 말해 이 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인터뷰는 6일 오후 2시부터 50여분간 대전시도시개발공사 사장실에서 진행됐다.

조사장 : 차나 한잔하면서 천천히 합시다.
편집장 : 예. 임기가 언제 끝나시죠?
조사장 : 2월 20일입니다. 이제 설 보내고 오면 정리 해야죠.
편집장 : 동물원 개장을 못 보셔서 무척 서운하겠습니다.
조사장 : 나름대로 공을 들인 사업인데 개장식을 못 보는 게 아쉽긴 한데 할 수 없죠.



이때 차가 들어왔고 잠시 대화가 끊겼다.
이후에는 조사장은 전직 언론인답게 대전지역 언론상황에 대한 걱정을 하며 이것저것 취재진에게 언론사 주변사항을 질문하기도 했다.
몇 차례의 질문과 답변이 오고간 뒤 인터뷰가 시작됐다.

- 대전시장 출마를 결심 한 시기는

“1월 초순에 결심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홍시장님이 시장에 뜻이 없으니 저보고 서서히 준비하라고 했어요. 또, 그걸 한번만 얘기한 게 아니고 3차례에 걸쳐 얘기했어요. 저는 시장님이 나오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제 의사를 분명히 비췄습니다. 작년 10월 홍시장님에게 출마의사를 물으니 연말쯤에나 얘기하자고 하고 연말에 찾아뵙더니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결정을 못하고 있었어요. 본인이 부담이 되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 같아 그럼 내가 먼저 태도를 결정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2주 동안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전시장 출마와 관련해 조사장은 홍시장과의 인간적 관계를 고려해서인지 상당히 조심스러운 답변을 했다.

- 도시개발공사 사장 임기가 2월 20일까지라고 했는데 연임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까

“그런 의사를 물은 적은 있습니다. 인계인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임기만료 한 달 전부터는 후임자를 물색해야 되거든요. 부시장을 통해 전임자가 연임한 전례가 없으니 나름대로 진로에 대해 결정하라는 말씀을 전해 왔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데

“언론기관이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아서 그렇지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닙니다. 홍시장님이 민선 1, 2기는 잘 끌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듣기에는 많은 시민들이 민선 3기부터 변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요. 또, 현 시장을 자민련이 공천하더라도 별 반응이 없을 거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경력은 남이 평가해 줘야겠지만 저의 경우 공직생활을 하면서 전국 133개 공기업 중에서 대통령상인 경영대상을 받았습니다. 디지털경영으로 새로운 구조조정으로 전국 1위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민선 2기까지는 지방자치의 과도기라 할 수 있습니다. 3기부터는 시민지방자치를 활성화하는 시기가 되어야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대전발전에 대해 나름대로 느낀 점이 있어 그 부분을 공약사항으로 삼고 실천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언론계에서 20년 이상 몸담고 있는 동안 오염되지 않고 성실하고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던 사실을 시민들이 알고 있고 나름대로 평가를 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단지 제가 다른 후보에 비해 경제력이 부족합니다. 이 부분은 시민들 수준이 향상된 만큼 돈 없는 후보도 선택해 줄 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경영능력을 가진 사람이 시정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조사장은 경영능력에 있어서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미 공기업 경영대상을 통해 검증된 경영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선 3기 시장으로는 자기가 제격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 대전시장 출마에 대해 자민련과 논의를 했습니까

“제가 일방적으로 요구를 했습니다. 총재에게 경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전시장 후보는 공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선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사람이 공천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양희 국회의원도 시장에 뜻이 있는 듯한데 그분도 경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선이 결코 유행이 아닙니다. 자민련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려 한다면 경선이 마땅하다고 생각돼 당에 지속적으로 경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 대전시장 후보 경선이 이뤄질 거라 생각하십니까

“예. 반드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합니다. 밀실공천은 시민들의 지지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일부 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으로 뽑으려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을 뽑겠다는 의도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보수를 강조해도 시민의 뜻에 이반된 정책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앙당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경선이 받아들여지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는 경선 실시에 대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강조하며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대전시장에 뜻을 두고 있는 국회의원 이양희 의원과는 경선 추진과정에서 연대할 뜻을 비추기도 했다.

- 만약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당적을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지명도에 대해 타당에서 공천을 줄지도 의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자민련과 자민련의 전신인 신민주공화당 창당멤버이기도 하기 때문에 자민련에서 공천을 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 시민의 뜻과 다른 공천을 할 경우에는 그 때가서 결정하겠지만 현재 생각으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입니다”

- 조직 구축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공직생활만 했기 때문에 조직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전시 중구 중촌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시민지방자치실천협의회'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단체의 성격은 시민단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수, 변호사, 의사, 경제인, 근로자 등 각계 인사들이 모여 발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경에 발족예정인데 명절 등이 있어 아직 날짜는 확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인 만큼 제 선거 운동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물론 당의 공천을 받을 경우 당 조직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조사장은 자민련에 강력히 경선을 요구하고 있으면서도 이미 개인적으로 많은 선거 준비를 하고 있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시민지방자치실천협의회라는 조직을 구성하고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이미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였다. 이런 점을 살펴 볼 때 그는 자민련 공천에 대한 큰 미련은 없는 듯 싶었다.

- 대전시장 출마선언이 홍시장을 배반한 행동이라는 좋지 않은 인식이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소 할 계획입니까

“저는 홍시장에게 지킬 도리는 다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기다릴 때까지 기다렸고 홍시장이 결정을 못 내리고 갈등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먼저 결정 할 테니 참고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지난주 금요일 직접 만나서 제가 먼저 결정을 내렸습니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리고 만약에 경선을 치를 경우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홍시장님은 난 아직 아무 결정도 한바가 없다는 대답이었습니다. 경선은 선의의 경쟁이지 인간관계를 훼손하거나 인간적 배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또, 홍시장에게 시민을 믿어야지 당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조사장은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만약 홍시장이 3선에 도전한다면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경선에서 홍시장과 조사장이 맞붙을 경우 인간적 배신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인지 홍시장과 관련된 답변에서는 홍시장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그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거듭했다.

- 시정에 대한 소신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는 대전시 운영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정보산업, 첨단과학산업, 물류유통 산업 등 적절한 사업을 시행했다고 판단됩니다. 앞으로는 대전시가 새로운 개발보다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시민생활개선 사업을 통해 구도심의 공동화를 방지하고 경제활동 활성화 방안을 세워 고른 발전이 진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구도심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 21세기 질 높은 문화생활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됩니다. 그곳을 떠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고른 발전이 필요합니다.
대덕연구단지, 테크노밸리 등 한쪽 분야의 개발에만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여러 가지 산업을 병행해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전시 부채가 현재 너무 많습니다. 부채는 조속히 상환해서 줄여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부채 상환에서도 경영적 차원에서 계획을 세워 줄여나가야지 세금을 많이 거두어 줄여나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지하철 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IMF가 없었다면 지하철 공사가 적당한 시기에 착공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사업진행 도중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2호선 등 나머지 노선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를 했어야 합니다”

아주 자신있는 답변을 했다. 특히 대전시의 구도심 개발과 관련해서는 대전시도시개발공사 사장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구상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최근 첨단산업으로만 지원이 치우치는 점을 지적하며 산업의 고른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대전발전을 위한 구상은

“시정에 대한 소신과 비슷합니다. 구도심권의 생활개선, 모든 산업의 고른 발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전시의 인구증가와 여러가지 주변 여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감안해서 개발에 임해야 겠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런 사업을 하다보면 정부 눈치를 너무 봅니다. 이런 관료행정을 종식시켜야 합니다. 지방자치는 지자체가 중심이 돼야 합니다. 특히 예산편성에 있어서는 지역국회의원 눈치만 보고있습니다. 지역에서 단체장과 국회의원이 화합하고 하나가 되어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합니다. 주는 것만 받는 소극적 행정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그는 자치단체장들의 소극적 행정에 대해 비난을 했다. 특히 지역국회의원과 단체장과의 관계가 좋지 않음을 말하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는 우리 시민들이 인물 중심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 볼 때 시민들이 저를 선택해 줄거라 믿습니다. 지방자치는 각 지역에 맞는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므로 대전시민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세금을 써야 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세금고지서가 나가면 시민들이 일일이 확인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도 이젠 좀더 깨어야 합니다. 자기 생활을 남이 해주는 것처럼 생각하고 잘못된 행정에 대해서 남을 원망하는 습성은 버려야 합니다.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 발로 뛰며 시민과 언론기관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 하겠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평소 생각을 두서 없이 이야기했노라 말했다. 하지만 상당 기간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한 것처럼 느껴졌다. 또, 인터뷰 내내 조사장은 그 어떤 후보보다 경영능력에 있어서는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홍시장과의 인간관계를 해치면서까지 이번 선거에 나서야만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자유롭지 못한 듯 했다. 또, 다른 후보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큰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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