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에도 시정 모니터 등 지속적 활동

◈여성연대 관계자들이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발족한 '평등대통령 만들기 대전여성연대'(공동대표 이정순)는 3일 오후 2시 대전시 중구 목척공원 앞에서 선거참여캠페인을 열고 대선과 관련한 지역 여성계의 요구과제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대전여민회, 대전YWCA, 한국부인회대전지부 등 지역 내 9개 여성단체로 이루어진 대전여성연대는 관계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거리선전전과 서명운동, 평등집짓기 등 행사를 벌이고 핵심과제로 발표한 호주제 폐지, 비정규여성노동자의 권리 보장,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등 주요현안들에 대해 홍보했다.

다음은 행사를 주도한 대전여민회 김경희 사무국장과의 인터뷰.

- 여성연대가 가장 중점적으로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대전여민회 김경희사무국장.

"최근 여성정책 후보자 토론회 등을 통한 대선후보들의 모습을 보면 호주제 폐지 문제에 대한 나름의 입장을 보이거나 여성관련 정책을 대폭 늘리는 등 이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 사항을 제시하기보다는 대략적인 면들을 연차별로 진행하겠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표면적인 공약이 될 우려가 있다.
여성연대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일이 바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필요성을 요구, 정책반영으로 이어지게 하는데 있기 때문에 대선 뿐 아니라 그 이후 멀리 내다보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 '평등대통령 만들기'라는 구호가 신선한데

"여성연대의 발족 이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사실 평등이라는 말 안에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나. 노동자는 노동현장에서, 여성의 경우 가정이나 직장에서 과연 나는 얼마나 평등하게 살고 있는가에 대해 여성과 남성이 함께 생각할 수 있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고쳐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러한 어구를 여성연대를 대표하는 말로 정했다."

- 시민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평등대통령 만들기를 내세워 누구는 좋은 후보니까 되고, 누구는 안되고 하는 식이 아니라 이들이 내세우는 여성관련 공약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지역 여성계의 요구사항이 정책적으로 반영되는 정도를 시민들에게 알리자는 목적이다. 즉 어떤 후보가 여성정책을 많이 펴고 있으니 이 사람을 찍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점들이 있으니 이를 '알고 찍어라, 알고 찍어야 한다' 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여성들이 후보에 대한 면밀한 검증보다는 여타의 사항들에 마음이 쏠려 표를 던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 여성정책과 관련, 지역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어떤 것인가
◈한 시민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종이벽돌로 평등의 집을 짓고 있다.

"애초 발족 당시 핵심과제로 발표한 것이 호주제 폐지, 비정규여성노동자의 권리 보장,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라고 제시했지만 그중 지역 안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세 번째인 보육의 공공성 확보 문제다. 대전시의 보육수요충족률은 타지역에 비교할 때 매우 떨어지는 수준이며 그 중에서도 장애아동 등을 돌보는 특수보육시설의 경우 특별히 열악하다."

- 여성정책 반영이 가능한 기본수준을 평가한다면

"노동관련 통계 등 여성관련 사업 등을 추진할 때 기본자료로 할만한 통계들도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데다 심지어 여성과 남성의 통계수치가 따로 나와있지 않은 것도 있다. 특히 여성백서의 경우 올해에서야 겨우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 여성백서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관련 사업들이 잘 정리가 되어 있다는 의미임을 생각할 때 역시나 미흡한 부분이다. 바로 이런 점들이 대전시의 여성정책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젊은이들의 대선관련 인식은 어떻다 생각하는지

"예전에 비해 그 관심과 열정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고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언론 등 외부에서 '젊은 유권자'를 지칭할 때 대학생으로 대표되는 일부 특수계층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본다. 그 나이에 대학을 다니지 않고 공단 등 일터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젊은이 등이 마치 대선에 대해 별 의식 없이 하루 논다는 식의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젊은이들이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의 깨끗한 한 표를 던질 수 있도록 이를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한다."

- 성격이 다른 단체들이 연대를 이루었는데
◈한 남학생이 평등대통령 지지 서명을 하고 있다.

"각 영역의 활동분야가 다른 여성단체들이 처음으로 한 뜻을 향해 뭉쳤다는 것에 대해 지역 여성계에 있어 굉장한 성과이며 또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대선 이후까지 협력해 일을 추진하기로 했고 자체적인 모임을 통해 토론을 갖는 등 관련 단체들끼리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지속시켜 나갈 생각이고 대전여민회가 그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여성연대의 앞으로 주 활동은

"대선은 곧 총선과 연결되고 이는 지자체 선거와 맞물려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여성연대는 대선과 관련해서는 물론 선거이후에도 선거평가와 정책검증, 감시활동에 나설 것이며 나아가 대전시의 여성정책 모니터라든지 활동을 평가하는 식으로 폭넓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각 후보 진영에 적극적인 공약수용 및 실천 요구를 할 계획이며 여성유권자들이 능동적으로 양성평등의 기준에 따라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여성유권자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한편 대전여성연대는 이날 캠페인을 시작으로 여성서포터즈 모집과 여성계 핵심과제 요구 캠페인(10일)을 개최하고 여성의 당당한 권리행사를 호소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활동범위를 사이버 공간까지 넓혀 남녀유권자에게 지역여성계의 요구과제를 활발히 알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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