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보도에 대전MBC 제일 서운 케이블TV 시사프로그램 진행 예정


복더위가 한창이었던 23일 오후 3시. 사무실 초인종이 울렸다.
옆자리 우종윤 기자가 인터폰을 보더니만 ″김헌태씨″라고 나즈막하게 말했다.
김헌태!
'그가 왜 왔을까'
순간이었지만 생각들이 스쳐갔다.
예의 동그란 얼굴에 약간은 치뜬 눈에다 웃음을 잔뜩 머금고 나타났다.
점심을 대전MBC관계자와 함께 하면서 김기자 얘기를 했는데 양반은 아니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가 출마했던 대전시장 선거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유세과정에서의 비화, 그리고 앞으로 진로 등을 줄줄 꿰어나갔다.
춘치자명(春雉自鳴)이라던가.
묻지도 않는 말까지 술술술이었다.
대략 요약을 하면 선거 전날 치러진 월드컵 축구 때문에 투표율이 낮아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표가 떨어져 나갔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고 있으며 머지않아 한씨엔 케이블 TV에 시사토론 프로그램 진행을 맞게 된다는 것이었다.
김헌태씨(48)는 82년 3월 대전 MBC에 입사하여 2001년 12월에 사직을 했다. 만 19년 9개월을 근무했다.

- 어쩐 일로 예고도 없이 '디트news24' 사무실을 방문했는지요.

″선거운동 기간 중 '디트 news24'에 실린 내 사진을 구할 수 있을까해서 찾았습니다. 책을 만드는 데 들어갈 사진이 필요합니다.″

- 책이라니요. 무슨 책을 만들고 있는지.

″선거 기간 중 겪었던 에피소드를 엮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는 책을 준비중입니다. 아무래도 인터넷 신문에서 많은 사진을 실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 가서도 협조를 구할 생각이지만 먼저 왔습니다. ″

- 선거가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지금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나요.

″책 발간을 위한 준비 작업에 정신이 없습니다. 머리말과 목차 등은 거의 완성된 상태입니다. 선거 이야기이기 때문에 빠른 작업을 통해 8월말쯤 출간 할 예정입니다. 선거 때 열심히 뛰었던 여세를 몰아 앞으로 계속 서민과 함께 할 계획입니다″

- 선거 자금과 관련 여러 가지 말이 있었는데.

″일부에서는 깡패들이 뒷돈을 대줬다느니 하는 유언비어가 돌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선거 공탁금 5천만원을 만들기 위해 살고 있던 아파트 월세 보증금까지 담보로 제공해 겨우 마련했습니다. 득표율이 15%이상을 차지해야 공탁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데 제가 얻은 득표가 3.83%에 지나지 않아 공탁금을 돌려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나와 대흥동에 있는 건물에서 임시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선거 비용도 다른 후보에 비하면 얼마 쓰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얼마를 썼는지는 선관위에 신고한 내용을 봐야 알 것 같습니다.(선관위에 신고된 선거비용은 21,374,600원 이었다)

- 공탁금을 조직 폭력배들이 돈을 모아서 건네주었다는 말도 있었는데 사실인가요.

″제가 전직 언론인 출신이라 그런지 유독 저에 대한 흑색선전과 유언비어가 난무했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깡패가 공탁금을 마련해줬다'느니 '중간에 다른 후보자에게 광을 팔러 나왔다' 는 등 유언비어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부터 공탁금과 인쇄비용만 있으면 완주 할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 임했습니다. 모든 선거 전략을 제가 만들었고 인쇄도 흑백으로 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큰돈은 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누가 보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김헌태씨의 당선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구설에 오르게 된 배경이라고 봅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출마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현장을 돌며 사람들을 만나 민심을 들었을 때 한나라당, 자민련, 민주당 이런 정당구도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또, TV토론회를 할 경우 언론인 출신으로 남들보다 유리한 점도 있었고 10년 이상 시청을 출입하면서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에 대한 뒷 얘기들을 공개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공개토론회를 많이 하지 않아 감표요인이 되었고 결국 4위를 하게 된 거지요.″

-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급하게 한 인상이 있었는데

″'디트news24' 때문입니다. 당초 저의 계획은 5월 28일 후보 등록하는 날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디트new24'에 5월 2일 보도가 나가고 이곳 저곳에서 확인 전화가 많이 와 오전에 급하게 준비해서 3일 시청기자실을 찾아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급하게 하다보니 방송국 카메라도 TJB, KBS만 왔고 MBC는 오지도 못했는데도 그냥 발표를 했습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 그 전까지는 '디트news24'라는 인터넷신문을 몰랐습니다. 제 기사가 난 후 들어가 보니 접속건수가 대단했습니다. 나중에는 심대평 충남도지사 골프사건보다 제 출마 기사가 더 많이 읽힌 것을 확인했습니다. 속으로 '무서운 인터넷 신문이 등장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선거운동 기간중 개를 끌고 다녀 선거를 희화화한다는 비난도 있었는 데 무슨 의미가 있었습니까.

″한, 민, 자, 무 견공이라는 이름으로 끌고 다녔습니다. 한나라, 민주, 자민련, 무소속을 의미하지요. 정치판이 개판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의외로 시민들이 많이들 좋아해 주셨습니다″

- 전직 언론인으로 이번 선거에서 보였던 언론사의 보도형태는

″선거 초반 일부 방송사에 대해 시민연대가 편파보도를 했다는 지적을 한 것을 봤습니다. 지역언론들이 정치에 관한 한 공정한 보도를 해야 했는데 정당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무소속은 항상 보도에서 제외되는 소외감을 받았습니다. 제가 기자생활 시절에는 무소속 후보들의 초 수까지 재가며 공정하게 보도하려 했는데.... 언론사들의 보도 형태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 친정인 대전MBC의 보도는 어땠나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불공정한 보도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 친정에서 도와주지 않는 건 본인의 처신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요. 출마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던데요.

″MB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에게 격려는 못해 줄 망정 그런 망발이 어디 있습니까(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 굉장히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도전할 배짱도 없는 사람들이 '뭐 하러 대전시장 후보 출마를 했느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럼 MBC출신은 정치도 하지 말라는 말입니까. 대전MBC는 선거에 관한한 얘기할 자격이 없습니다. 제가 왜 창피합니까. 자부심을 가져야지″

- 서운한 언론사가 있다면 고마운 언론사도 있을 텐데요.

″KBS 대전방송이 고마웠습니다. ″

-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처음 TV토론을 기획할 때 여론조사를 빌미로 나를 빼고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KBS에서 제동을 걸고 모든 후보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후 나 때문에 토론회가 살았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는 목이 쉰 상태라 인터뷰가 어려웠으나 고마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방송인 출신으로서 토론회에서 말은 잘하던데 말 잘하는 것과 시정은 별개가 아닌가요.

″말 잘하는 것과 잘 아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시청을 10년 이상 출입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시정을 잘 이끌 자신이 있었습니다. 시장이 모든 시정을 다 관장합니까. 시장은 실무자와 전문가들이 시정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선거 끝나고 다른 후보들은 만나 봤나요.

″홍선기 전 시장에게는 '선거기간 중 결례를 범했다면 용서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홍시장도 '이왕 정치에 발을 들였으면 중앙에 나가 열심히 해보라'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또, 염홍철시장은 '명예회복을 하게 되어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염시장은 중앙당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제 지지도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는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정하용씨는 시간이 맞지 않아 몇 번 찾아갔다가 못 만나고 언론사 인사를 다니던 중 우연히 만났습니다. 저한테 많이 배웠다며 앞으로 형님, 동생하기로 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정치와 언론계 생활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 구체적으로 언론사 일은 무엇을 한다는 말입니까.

″케이블TV인 한씨엔TV에서 시사프로그램을 하나 맡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프로그램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지금 진행자가 있어 다음 개편 때부터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

- 한씨엔TV와는 어떤 인연에서 섭외가 됐나요.

″한씨엔이 TV토론회 준비를 했는데 염홍철 후보와 홍선기 후보가 불참하는 바람에 토론회가 무산됐습니다. 그때 한씨엔에서 TV토론을 연설로 돌려 저와 정하용씨에게 11분 방송연설을 하게 해줘 그 고마움의 표시로 이번 프로그램 진행을 수락했습니다″

- 정치를 한다면 어떤 당에 입당할 생각인가

″일단은 신당 출현을 보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정제 된 모습으로 정치판에 뛰어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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