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의 표명한 이강로 엑스포공원 사장

이강로 사장.

이강로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사장의 돌연 사의 발표를 놓고 무성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의 사의 표명이 언론에 알려진지 몇 시간 만에 대전시가 공모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외압에 의한 사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전시와 과학공원 주변에서는 '예고된 사퇴'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대전시와 엑스포과학공원 사이를 들여다보면 벌써 1년 넘게 보이지 않는 골(?)이 깊어왔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솔직한 평이다.

과학공원의 활성화를 놓고 대전시는 이 사장이 총대를 메고 인력을 감원하고 적자폭을 줄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희망한 반면, 공원측은 근원적인 개선방안이 모색, 활성화 방안을 찾아내지 못하면서 나중에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원만하지 않은 시와의 교감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

지난 2003년 전국 공모를 통해 사장에 선임된 이강로 사장은 롯데월드에 근무한 경험 등을 살려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두터웠고 이 사장의 스타일에 대해 대전시 고위 관계자들은 소극적이라며 제동을 거는 등 불편한 관계가 이어져 왔다.

과학공원의 한 관계자는 "나도 힘들고, 불편하고, 하루 하루가 어려운데 사장은 어떠했겠느냐"며 "공원의 방향설정이 안되고 대전시와의 교감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압박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과학공원의 기금은 500여억 원 남아 있으며, 지난해 50억 원 정도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뜨겁게 거론된 과학재단과의 통합이 여전히 미진하게 추진되고 있는 점과 지지부진한 과학공원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전시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은 이와 같은 무성한 이야기와 관련, 22일 와 인터뷰에서 사의 표명 시기와 사퇴 배경 등을 털어놨다. 그는 “6월 초에 (대전시에)사의를 표명했었다” 고 말했다. 그는 “나 때문에 엑스포과학공원의 발전이 지연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죄송하다"

이 사장은 또 “시장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만 둘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자신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내 개인 보다는 공원 활성화가 중요해서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위 ‘외압’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엑스포활성화 실패가 시의 간섭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 간섭은 없었다. 재량권을 다 줬다”면서 “문제는 민간과 공조직간의 인식의 차이”라고 말했다. 공기업과 관련된 각종 법이 민간적인 방법의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민간기업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느냐가 중요하나 공기업은 목적달성 보다는 절차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며 “이런 가치기준이 틀리는 것이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오영교 행자부 장관의 혁신 관련 강의와 관련해서 “장관이 특강을 통해 혁신을 강조하고 또 성과를 중시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시스템과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 제도와 규정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처음에는 어려가지 구상해 보고, 상의하고, 외국인들로부터 자문을 구해봤는데 공원으로서의 즐거움, 과학교육의 장, 그리고 경영수지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뾰족한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것이 내가 그만두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끝으로 “집에 90 노모가 계신다. 집사람이 고생 많았다”면서 “어머니를 돌보는데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해 엑스포과혹공원을 그만둔 뒤의 계획은 갖고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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