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령부 주변학교에 퍼져...관할 경찰서 진의 파악에 곤혹

“삼군 사령부 앞 개천에서 변사체가 떠 올랐다”,
“여고생의 변사체가 학교 앞에서 발견됐다”

최근 충남 계룡시에 위치하고 있는 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시 전역에 떠돌고 있는 괴담이 나돌고 있다.

이 괴담의 스토리는 지난 11일(금) 계룡시 소재 OO고등학교 앞 OO교 다리 밑에서 신원미상의 여고생 토막변사체가 떠내려 왔고, 이변사체가 삼 군 사령부에서부터 내려온 것이라 경찰이 군 당국과 협조해 사건을 은패 했다는 내용이다.

이 소문은 근원지가 밝혀지지 않은 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룡시 전체에 퍼지게 되고, 결국 관할 경찰 지구대인 신 계룡지구대에 소문의 진의를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경찰은 소문의 여세가 거세지자, 서둘러 소문의 발원지인 현장을 중심으로 탐문조사를 하는 등 사건의 진의 파악을 마쳤다.

경찰은 현장 탐문조사 결과, 소문은 경기도 일산 경찰서에서 지난 2월 27일 발생한 변사 사건과 관련하여 일선 교육청에 변사자 신원수배 협조 공문을 보낸 것이 시발이 되어 학생들의 입을 통해 그럴듯한 괴담으로 발전됐다고 결론졌다.

논산 경찰서 신 계룡 지구대 황인태 대장(경감)은 경찰의 사건 은폐에 대한 소문에 대해 “군 부대 내에서 일어난 사건은 관할 밖이지만, 소문의 현장이 민간인 구역이므로 소문이 사실이라면 사건을 은폐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하고 “근거 없는 루머로 인해 한동안 지구대가 시끄러웠다”며 당혹감을 내비췄다.

소문에 시달린 곳은 진원지인 OO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 A교사는 “몇 일전부터 학부형들에게 소문의 진의를 묻는 전화 통화에 정신이 없었다”고 귀 뜸 했다. 또 이 학교 학생주임 B교사는 “학생들을 통해 대책 없이 퍼지는 괴담의 확대를 막기 위해 교내 방송을 하는등 입 단속에 나섰다”고 토로했다.

스토리는 있으나 근원지가 없는 루머, 학생들이 만든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괴담의 내용이 제법 짜임새가 있다. 사회적으로 일진회 등 학교폭력의 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본다면, 시기성 또한 겸비했다. 취재 수첩을 접으며, 해프닝으로 끝이 날 이야기로는, 뒤 끝이 씁쓸하고 개운치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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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형 기자는 전국매일 대전 주재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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