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개청식때 심은 30년생 주목 죽어 가

2000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기념 식수한 30년생 주목(사진 오른쪽).왼쪽 주목은 2002년 염홍철 대전시장이 기념 식수한 것이다.

대전시청사에는 여러 가지 나무가 심어져 있는 가운데 김종필 국무총리가 기념식수한 나무도 한 그루 서 있다. 시청사 동측 대전사랑탑 옆에 있는 기념 식수는 30년생 주목으로 지난 2000년 1월 대전시가 중구 대흥동에서 서구 둔산동으로 옮겨 개청했을 때 심어 놓은 것이다.

이 기념식수가 5년여 세월을 겪으면서 김 전 총재의 정치적 부침과 같은 흐름을 타고 있어 공무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30년생 기념식수는 2000년 개청 당시에는 싱싱했다.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했다. 김종필 전총재가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때였다. 소위 ‘일인지하 만인지상’인 국무총리로 충청권 인물을 대표하던 때였다.

그러나 국무총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나무의 색깔은 푸르름을 잃었다. 대전시청도 나무 실리기를 위해 수로를 파서 물을 빼 봤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대전시는 1년 전 같은 크기, 같은 종류의 나무로 교체작업을 폈다. 옆에 서 있는 염홍철 대전시장의 기념식수와 다시 같은 모양새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이후에도 계속 시들시들하고 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의 참패에 이은 정계 은퇴, 그리고 뒤이어 한일외교문서 공개에 다른 청구권 파문 등 시련 속에서 나무는 계속 힘을 잃고 있다. 대전시로서도 골치 아프지만 기념식수(?)라는 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시청사 개청 이후 5년여 동안 청내 나무를 관리해 온 한 공무원은 “주목은 햇볕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쪽은 햇볕이 많이 들고, 또 지대가 낮아 주목이 자라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나무 밑으로 수맥이 지나간다는 이야기가 있어 배수로를 설치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말했다.

2002년 7월 시장에 당선된 염홍철 시장의 기념식수 주목은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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