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공무원과 형평성 문제"- "격려차원 볼 수 있잖은가"

대전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최근 직협 간부들로만 구성된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시청 공무원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격려차원에서 보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공무원과 형평성에 맞지 않고 직협 간부들만 가는 것은 특혜성이 있다' '모양이 사납다'면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공직협의 해외연수는 지난 5월 말 염홍철 대전시장도 내부 결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 공무원직장협의회 마크. 공직협 간부들이 해외연수를 추진하는데 대해 시청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리고 있다.

대전시공직협이 마련한 해외연수 계획서에 따르면 공무원직장협의회 간부 10명이 7월 말부터 10일간 일정(예상)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영국, 이탈리아 등을 다녀오는 것으로 돼 있다. 공직협의 이번 해외연수는 공직협이 노조로 발전했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외국에서의 노조와 행정부간의 역할 관계 등을 알아보고 유럽 ILO, EU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현재 국제통상과에 공무국외여행허가가 신청돼 있는 상태다.

공직협은 이같은 해외연수를 상반기 한차례 실시하고 하반기에도 나머지 간부들을 대상으로 또 한차례 더 연수를 가질 계획으로 있다. 이번에 10명이 유럽을 여행할 경우 3천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해외연수 계획추진에 대해 윤대식 대전시공무원직장협의회 사무국장은 "직장협의회 간부들이 더 좋은 직협을 만들라는 격려차원에서 보낼 수도 있고, 또 직원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이들에게 해외견문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며 하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오히려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공직협의회 간부들도 공무원이다 .이들이 배낭여행을 신청하면 곱지 않게 볼 것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이런 기회를 만든 것도 이유가 있다"며 " 일반 직원들의 배낭여행과 달리 공직협 간부들의 해외연수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직장협의회도 대부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며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내부에서 이를 보는 눈은 곱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무관은 "배낭여행을 가는 것을 누가 나무라겠는가. 연수를 한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 다만 일반 공무원들이 배낭여행을 가려면 신청을 한 뒤에 평가를 위해 직원간에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데 직협 간부끼리 간다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며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 사무관은 또 "절차상에서도 문제가 있다. 대전시 전체 차원에서 하위직원들의 해외 견문 확대와 노고에 대한 격려를 위해 1년 계획아래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직협 스스로 계획을 세워놓고 시에 예산을 요구하는 것은 절차에 맞지 않는다. 누가 봐도 잘했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청의 다른 공무원은 "'혈세'라는 말을 쓰는 것은 거북스럽지만 임의단체인 공직협에서 간부들이 해외여행에 예산을 쓴다면 공무원 내부의 다른 단체 간부들이 예산을 요구할 때 거부할 명분이 있겠는가"며 "시민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이런 문제가 공무원 전체로 싸잡아 비난을 살까 두렵다"면서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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