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 한복판서 현금 수송차량 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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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현금 수송 차량을 발견했지만 범인들은 이미 현금을 모두 갖고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사건이 출근 시간대이고 현금이 가장 많이 들어 있던 첫 작업 장소에서 범행이 이뤄진 점에 비춰 현금 수송업체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현금 수송 업체 퇴직자와 동일 수법 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단서가 없어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사고 개요
은행 현금수송업체인 한국금융안전(주)는 대전시내에 있는 총 105개의 하나, 우리 은행 CD기에 그날 인출될 돈을 채워 넣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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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이날 오후 3시까지 현금을 채워넣야 하는 CD기는 총 19군데. 원래 24개를 담당하고 있지만 화, 목요일에만 현금을 채워 넣는 5곳을 제외하고 이날은 19군데의 CD기에 돈을 채워야 했다.
회사를 출발 두 사람은 오전 8시26분경 첫 번째로 중구 은행동 의류 상가 밀라노 21에 있는 CD기에 현금을 주입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 입구에 현금 수송차량을 주차 시켰다.
하나은행 CD기 3대가 있는 밀라노 21는 지하 1층 1곳에 2천만원, 5층 식당가 2곳에 각각 2천만원씩 총 6천만원을 넣어야 한다.
두 사람이 수송 차량 문을 닫고 현금 수송 가방을 들고 내린 시간은 8시 27분. 수송 차량 화물칸 금고 안에는 천으로 만든 검정색 가방 5개에 총 4억7천만원의 현금이 실려 있는 상태였다.
두 사람이 건물 안으로 들 어 간 뒤 나머지 4억7천만원이 든채 지하 주차장 입구에 받쳐 놓은 승합차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6천만원이라는 돈을 CD기까지 운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인 1조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금 이송 중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한 회사의 내부 지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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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반대쪽에 있는 지하 1층의 CD기까지 거리는 10m 정도. 두 사람은 이곳에서 2천만원을 주입한 뒤 바로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5층으로 올라가 2대의 CD기에 나머지 4천만원을 모두 주입하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송 차량이 세워진 곳으로 내려온 시간은 9시 5분. 도착후 3대의 CD기에 현금을 모두 주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0분 정도.
하지만 이들이 수송 차량을 주차한 곳에 돌아 왔을 때는 지하 주차장 입구에 세워 놓았던 현금 수송 승합차는 4억7천만원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
이 사건은 두 사람이 건물 안으로 사라진 뒤 불과 2분만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8시 29분 현금 수송 차량이 중앙로 쪽으로 달아나는 것이 밀라노 21 외벽에 설치돼 있는 CCTV에 잡힌 것이 이를 증명한다.
두 사람은 즉시 40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행동 파출소에 도난 신고를 했고 은행동 파출소와 중부 경찰서에서는 즉시 현장 조사와 범인 검거에 나섰다.
△ 차량 및 현금 가방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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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차량이 발견 된 것은 사건 발생 4시간 여가 지난 오후 1시 20분경. 밀라노 21과는 약 3km 정도 떨어진 중구 문창동 모텔 밀집 단지 내 우성파크 지상 주차장에서 주변을 도보 순찰하던 의경에 의해 발견됐다. 그러나 화물칸의 금고는 열려져 있었고 현금 4억7천만원은 사라진 뒤였다.
금고는 자물쇠가 잘린 것이 아니라 두께 0.5mm, 넓이 3mm 정도의 얇은 경첩 부분이 예리하게 잘려있었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화물칸 출입문에는 강제로 열었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차량 운전석 왼쪽 밑에 있던 도난 경보기의 전선은 범인들에 의해 뽑혀진 상태였고, 운전석의 경보기 장치와 연결된 본닛 내부 엔진 부의 경보기 관련 배선도 잘려 있었다.
경찰은 차의 잠금 장치와 시동장치 등에 파손된 흔적이 없는 점에 비춰 범인이 만능열쇠로 차 문을 열고 도난 경보장치의 배선을 제거한 뒤 차를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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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주차장에서 승용차로 보이는 바퀴 자국과 발자국, 지문 등을 채취했으나 사건과의 직접 연관성은 정밀 검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모텔은 지난해 8월부터 영업을 하고 있지 않으며 지상 주차장은 방치된 상태였다. ′ㄱ′자 모양의 주차장은 시야를 가리는 천이 내려져 있었으며 길에서 볼 때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이후 경찰은 주변을 탐문 수사하던 중 3시 30분 주민의 신고를 받고 동구 판암동 619-4번지 골목길에서 현금을 담았던 검은색 가방 4개와 CD기를 열 때 사용하는 열쇠 꾸러미 19개를 발견했다.
△ 현금 차량 및 범인 이동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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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비 백화점 방향에서 나온 현금 수송 차량은 밀라노 21 후문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중앙로 쪽으로 바라보며 서 있었다. 다음 장소로의 이동의 편의를 위해서였다.
경찰은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한 범인들이 밀라노 21을 떠나 중앙로를 이용, 홍명공원 앞에서 우회전해 대전천 천변길을 따라 문창동 우성파크 주차장까지 이동,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현금을 옮겨 싣고 가방 등이 발견된 판암동 방향으로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도주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 경찰 수사 초점
경찰은 범인이 현금 수송 시간에 맞췄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출근 시간대에 대로상에서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을 저지른 점에 비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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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밀라노 21일 외벽에 설치된 CCTV에 탈취 된 차량이 찍힌 테이프를 입수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으나 범인의 모습이나 몇 명이 가담했는지 결정적인 단서는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사건 당시 주변 상가들이 문을 열지 않아 목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 현장과 차량 발견장소, 주요 도주로 주변의 목격자 확보에 나서는 한편 한국금융안전㈜의 전, 현직 근무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사건 전부터 당일의 행적 등을 파악 중이다.
또, 현장 및 차량 발견지점에서 당시 핸드폰 통화를 했던 통화자를 수색하는 한편, 차량 경보기의 연결 배선이 잘려지고 문에 강제로 연 흔적이 없는 점을 들어 차량 경보기 설치 및 차량 열쇠 제작 업소에 대한 수사도 펼치고 있다.
△ 문제점
이번 사건 역시 현금 운송에 대한 철저한 보안 체계가 없었던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건 당시 현금을 수송하고 있던 2명은 CD기에 현금을 주입하기 위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업체 내부 지침에 의해 CD기에 현금을 넣을 경우 2명의 수송원이 함께 작업을 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노상에 주차돼 있던 차량은 범행에 방치된 상태였다.
지난해 5월 27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천안 휴게소 부근에서 있었던 현금 수송차량 탈취 사건 당시 2명의 수송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창문을 깨고 돈을 가져 간 사건과 복사판이다.
또, 현금 수송 경로를 자주 변경해야 하나 운송 조만을 바꿨을 뿐 이를 지키지 않았고 유사시를 대비해 180억원대 보험을 들어 놓았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나태해 졌던 것도 사건 발생을 간접적으로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차량에 설치 돼 있던 경보 장치 역시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것이었고 차량 화물칸에 설치된 금고는 자물쇠와 연결된 경첩이 지름 0.5mm 폭 3mm 정도에 불과해 절단기와 같은 간단한 도구로도 얼마든지 열수가 있는 등 수억원의 현금을 수송하는 차량으로서의 보안 상태가 허술했다.
더욱이 사건이 일어난 밀라노 21은 중부경찰서 은행동 파출소로부터 불과 4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경찰의 설 전후 특별 방범령이 내려진 뒤 이틀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느슨한 경찰의 방범활동도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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