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 한복판서 현금 수송차량 도난

◈대전시내 한 복판에서 현금 4억7천만원이 든 현금 수송 차량이 탈취 당했다.
출근시간대 도심 한복판에서 현금 4억7천만원이 실려있던 현금수송차량이 도난 당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현금 수송 차량을 발견했지만 범인들은 이미 현금을 모두 갖고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사건이 출근 시간대이고 현금이 가장 많이 들어 있던 첫 작업 장소에서 범행이 이뤄진 점에 비춰 현금 수송업체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현금 수송 업체 퇴직자와 동일 수법 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단서가 없어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사고 개요

은행 현금수송업체인 한국금융안전(주)는 대전시내에 있는 총 105개의 하나, 우리 은행 CD기에 그날 인출될 돈을 채워 넣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건 당시 차량 위치와 상황
이 회사 직원인 이 모씨(30)와 백 모씨(28)는 22일 오전8시15분 평소와 다름없이 대전시 중구 유천동 소재 사무실에서 서울 83도 8894호 진녹색 이스타나 승합차에 1만원권 5억3천만원을 싣고 출발했다.

두 사람이 이날 오후 3시까지 현금을 채워넣야 하는 CD기는 총 19군데. 원래 24개를 담당하고 있지만 화, 목요일에만 현금을 채워 넣는 5곳을 제외하고 이날은 19군데의 CD기에 돈을 채워야 했다.

회사를 출발 두 사람은 오전 8시26분경 첫 번째로 중구 은행동 의류 상가 밀라노 21에 있는 CD기에 현금을 주입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 입구에 현금 수송차량을 주차 시켰다.

하나은행 CD기 3대가 있는 밀라노 21는 지하 1층 1곳에 2천만원, 5층 식당가 2곳에 각각 2천만원씩 총 6천만원을 넣어야 한다.

두 사람이 수송 차량 문을 닫고 현금 수송 가방을 들고 내린 시간은 8시 27분. 수송 차량 화물칸 금고 안에는 천으로 만든 검정색 가방 5개에 총 4억7천만원의 현금이 실려 있는 상태였다.

두 사람이 건물 안으로 들 어 간 뒤 나머지 4억7천만원이 든채 지하 주차장 입구에 받쳐 놓은 승합차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6천만원이라는 돈을 CD기까지 운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인 1조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금 이송 중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한 회사의 내부 지침이었다.

◈현장 세부 확대도.
대신 승합차 화물칸의 금고에는 잠금 장치가 돼 있고 차량에는 도난 방지 경보 장치가 돼 있어 문을 강제로 열거나 시동을 걸 경우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서 현금 주입 작업을 하고 있던 2명의 수송원들은 차량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출입문 반대쪽에 있는 지하 1층의 CD기까지 거리는 10m 정도. 두 사람은 이곳에서 2천만원을 주입한 뒤 바로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5층으로 올라가 2대의 CD기에 나머지 4천만원을 모두 주입하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송 차량이 세워진 곳으로 내려온 시간은 9시 5분. 도착후 3대의 CD기에 현금을 모두 주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0분 정도.

하지만 이들이 수송 차량을 주차한 곳에 돌아 왔을 때는 지하 주차장 입구에 세워 놓았던 현금 수송 승합차는 4억7천만원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

이 사건은 두 사람이 건물 안으로 사라진 뒤 불과 2분만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8시 29분 현금 수송 차량이 중앙로 쪽으로 달아나는 것이 밀라노 21 외벽에 설치돼 있는 CCTV에 잡힌 것이 이를 증명한다.

두 사람은 즉시 40여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행동 파출소에 도난 신고를 했고 은행동 파출소와 중부 경찰서에서는 즉시 현장 조사와 범인 검거에 나섰다.

△ 차량 및 현금 가방 발견

◈탈취된 차량의 내부.
사건이 발생하자 대전 중부경찰서는 도난 당한 차량을 수배하고 비래동, 세천동, 가수원, 장대동 등 예상 도주로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현장 주변 목격자 확보 등에 착수했다.

도난 차량이 발견 된 것은 사건 발생 4시간 여가 지난 오후 1시 20분경. 밀라노 21과는 약 3km 정도 떨어진 중구 문창동 모텔 밀집 단지 내 우성파크 지상 주차장에서 주변을 도보 순찰하던 의경에 의해 발견됐다. 그러나 화물칸의 금고는 열려져 있었고 현금 4억7천만원은 사라진 뒤였다.

금고는 자물쇠가 잘린 것이 아니라 두께 0.5mm, 넓이 3mm 정도의 얇은 경첩 부분이 예리하게 잘려있었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화물칸 출입문에는 강제로 열었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차량 운전석 왼쪽 밑에 있던 도난 경보기의 전선은 범인들에 의해 뽑혀진 상태였고, 운전석의 경보기 장치와 연결된 본닛 내부 엔진 부의 경보기 관련 배선도 잘려 있었다.

경찰은 차의 잠금 장치와 시동장치 등에 파손된 흔적이 없는 점에 비춰 범인이 만능열쇠로 차 문을 열고 도난 경보장치의 배선을 제거한 뒤 차를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고의 자물쇠와 연결된 경첩이 예리한 도구로 인해 잘려졌다.
또, 은행동 밀라노 21에서 문창동 우성 파크까지 약 10분간 이동 도중 범인 중의 일부가 차량 화물칸의 잠금 장치를 절단 한 뒤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곧바로 돈을 옮겨 실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주차장에서 승용차로 보이는 바퀴 자국과 발자국, 지문 등을 채취했으나 사건과의 직접 연관성은 정밀 검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모텔은 지난해 8월부터 영업을 하고 있지 않으며 지상 주차장은 방치된 상태였다. ′ㄱ′자 모양의 주차장은 시야를 가리는 천이 내려져 있었으며 길에서 볼 때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이후 경찰은 주변을 탐문 수사하던 중 3시 30분 주민의 신고를 받고 동구 판암동 619-4번지 골목길에서 현금을 담았던 검은색 가방 4개와 CD기를 열 때 사용하는 열쇠 꾸러미 19개를 발견했다.

△ 현금 차량 및 범인 이동 경로

◈열띤 취재를 벌이고 있는 기자들.
이날 5억3천만원을 실은 현금 수송차량은 중구 유천동에 소재하고 있는 이 업체 사무실을 떠나 서대전 사거리 - 성모 오거리 - 중구청 사거리 - 대흥동 천주교 사거리에서 좌회전 - 앤비 백화점 골목 우회전 - 앤비 백화점에서 좌회전 - 밀라노 후문 지하 주차장 입구로 향했다. 평소에도 항상 움직이는 고정적인 경로이다.

앤비 백화점 방향에서 나온 현금 수송 차량은 밀라노 21 후문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중앙로 쪽으로 바라보며 서 있었다. 다음 장소로의 이동의 편의를 위해서였다.

경찰은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한 범인들이 밀라노 21을 떠나 중앙로를 이용, 홍명공원 앞에서 우회전해 대전천 천변길을 따라 문창동 우성파크 주차장까지 이동,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현금을 옮겨 싣고 가방 등이 발견된 판암동 방향으로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도주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 경찰 수사 초점

경찰은 범인이 현금 수송 시간에 맞췄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출근 시간대에 대로상에서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을 저지른 점에 비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경보기와 연결된 전선 접지 부분이 빠져있다.
특히 현금 수송차에 현금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첫 작업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범행이 순식간에 이뤄진 점, 오랜 시간 동안 영업하지 않는 모텔의 주차장에서 현금을 옮겨 실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밀라노 21일 외벽에 설치된 CCTV에 탈취 된 차량이 찍힌 테이프를 입수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으나 범인의 모습이나 몇 명이 가담했는지 결정적인 단서는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사건 당시 주변 상가들이 문을 열지 않아 목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 현장과 차량 발견장소, 주요 도주로 주변의 목격자 확보에 나서는 한편 한국금융안전㈜의 전, 현직 근무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사건 전부터 당일의 행적 등을 파악 중이다.

또, 현장 및 차량 발견지점에서 당시 핸드폰 통화를 했던 통화자를 수색하는 한편, 차량 경보기의 연결 배선이 잘려지고 문에 강제로 연 흔적이 없는 점을 들어 차량 경보기 설치 및 차량 열쇠 제작 업소에 대한 수사도 펼치고 있다.

△ 문제점

이번 사건 역시 현금 운송에 대한 철저한 보안 체계가 없었던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건 당시 현금을 수송하고 있던 2명은 CD기에 현금을 주입하기 위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업체 내부 지침에 의해 CD기에 현금을 넣을 경우 2명의 수송원이 함께 작업을 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노상에 주차돼 있던 차량은 범행에 방치된 상태였다.

지난해 5월 27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천안 휴게소 부근에서 있었던 현금 수송차량 탈취 사건 당시 2명의 수송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창문을 깨고 돈을 가져 간 사건과 복사판이다.

또, 현금 수송 경로를 자주 변경해야 하나 운송 조만을 바꿨을 뿐 이를 지키지 않았고 유사시를 대비해 180억원대 보험을 들어 놓았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나태해 졌던 것도 사건 발생을 간접적으로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차량에 설치 돼 있던 경보 장치 역시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것이었고 차량 화물칸에 설치된 금고는 자물쇠와 연결된 경첩이 지름 0.5mm 폭 3mm 정도에 불과해 절단기와 같은 간단한 도구로도 얼마든지 열수가 있는 등 수억원의 현금을 수송하는 차량으로서의 보안 상태가 허술했다.

더욱이 사건이 일어난 밀라노 21은 중부경찰서 은행동 파출소로부터 불과 4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경찰의 설 전후 특별 방범령이 내려진 뒤 이틀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느슨한 경찰의 방범활동도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건이 발생한 밀라노 21.



현금수송차량 탈취 사건 일지

불과 2분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졌으며 경보기가 장착된 현금 수송차이 통째로 탈취되기까지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이에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현금 탈취 과정과 수사 진행 상황 에 대한 사건 일지를 작성했다.

8시 15분 - 피해자 이모, 백모 씨 진녹색 이스타나 서울 83도 8894 차량에 탑승, 유천동 소재 사무실 출발

한국금융안전 대전영업소는 중구 유천동 국민은행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이 사무실을 나선 시간은 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시작되기 전으로 은행동까지는 약 10여분간 소요된다.

한국금융안전(주)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은행권의 현금, 중요문서, CD 및 ATM기 현금 주입 등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이다. 시중 은행들은 자체 보안 및 업무 편의를 이유로 이 업체와 같이 현금 수송 업체에 CD기 현금 주입, 은행간 현금 이송 등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 회사는 180억 원대의 손해보험을 들어 논 상태다.

대전영업소는 하나, 우리 은행의 총 105개의 CD 및 ATM기를 맡고 있으며 두 사람이 담당하고 있는 것은 총 24개이다. 이날은 화, 목요일에만 현금을 주입하는 5곳을 제외하고 총 19대의 CD기에 5억 3천 만원의 현금을 주입하기로 돼 있었다.

8시 25분 - 밀라노 21 지하 주차장 입구 도착

두 사람은 평소 다니던 길을 따라 밀라노 21에 도착했다. CD기에 현금을 주입하는 첫 번째 장소였다. 이들이 평소 다니던 길은 유천동 사무실 - 서대전 사거리 - 성모 오거리 - 중구청 사거리 - 대흥동 천주교 사거리에서 좌회전 - 앤비 백화점 골목 우회전 - 앤비 백화점에서 좌회전 - 밀라노 21 후문 지하 주차장 입구로 이어진다.

경찰에 의하면 그 동안 이 루트는 바뀌지 않은 채 담당 작업조원들만 바뀌었다. 은행 업체 관계자들에 의하면 이동 루트는 수시로 변화를 주어야 하지만 이 업체는 전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후 대전역 - 교보생명 - 고속버스터미널 등을 경유할 예정이었다.

8시 26분 - 수송원 현금 6천 만원 들고 가지고 내림

6천 만원의 현금을 담은 가방을 들고 두 사람이 내렸다. 수송차의 금고에는 4억 7천만원이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금고의 문을 닫고 차량에 경보 장치를 작동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합차 금고 안에는 나머지 4억 7천 만원이 5개의 가방에 나눠져 담겨 있었다.

이 업체는 내부규정에 따라 은행과 은행간 현금을 이송하는 ′현송조′와 이번 사건과 같이 CD기에 현금을 주입하는 ′이송조′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현송조의 경우 3인 1조, 이송조의 경우는 2인 1조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 의하면 현금 수송을 하는 경우 최소 3∼4명이 함께 이동하고 이 사건과 같이 차량에 현금을 방치하는 경우는 상식 밖의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8시 27분 - 수송차를 주차시킨 뒤 하나은행 CD기로 이동

수송차를 주차시킨 곳과 지하 1층에 위치한 하나은행 CD기까지의 거리는 10m 정도. 걸어서 1분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이다. 이 곳에서 작업을 한 뒤에 바로 옆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CD기 2대가 위치한 5층 식당가로 이동했다.

8시 29분 - 차량에 범인이 탑승하는 모습이 CCTV에 찍힘

밀라노 21일 지하주차장 입구 외벽에 설치된 CCTV에 현금 수송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이 찍힌 시간은 8시 29분. 두 사람이 건물에 들어간지 불과 2분도 안된 시간이다.

또, CCTV에 잡힌 화면상에는 조수석에 1명이 타는 모습이 잡힌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범인은 2명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면이 흐릿하고 상반신이 전혀 잡히지 않아 범인의 모습은 전혀 확인 할 수 없다. 또, CCTV에는 음성이 담기지 않아 경보음이 울렸는지 여부 역시 알 수 없다.

범인들이 차량을 탈취한 시간, 두 명의 수송원들이 지하 1층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밀라노 21에 들어간 시간이 8시 27분이고 3곳의 CD기에 현금을 주입한 뒤 내려온 시간은 9시 5분. 약 40분간 작업이 이뤄졌고 3곳의 CD기에 돈을 넣었다면 한 곳에서 평균 작업 시간은 약 13분. 그렇다면 범인들이 차량을 탈취한 8시 29분, 두 사람은 지하 CD기에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차량에 경보장치를 해 놨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소음 등을 이유로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8시 40분 - 중구 문창동 우성파크 주차장에 도착(예상시간)

은행동에 위치한 밀라노 21과 문창동 우성파크의 거리는 3km도 안되는 거리. 이동시간은 출근 시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10분 내외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밀라노 21에서 우성파크 주차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차량 도난 경보음이 울렸는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경보음이 울렸다면 목격자가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경찰은 목격자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설령 목격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차량에 짙게 썬팅이 돼 있어 범인들의 숫자나 얼굴을 알아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모텔까지 이동하는 동안 화물칸의 금고의 자물쇠 연결 장치를 절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시 05분 - 수송원 수송차가 주차된 장소로 내려옴

두 명의 수송원은 3군데의 작업을 마치고 다시 자리로 내려 왔으나 현금 수송차량은 감쪽 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에 백씨가 40여 미터 떨어진 은행동 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한 백씨는 ″리모컨으로 차 문을 잠근 뒤 밀라노21 지하 1층과 지상 5층에 있는 하나은행 현금자동지급기 3대에 2천 만원씩 6천 만원을 채워놓고 나와 보니 현금수송차량이 없어졌다″며 ″차 문을 강제로 열 경우 도난경보장치가 작동했어야 하지만 주변의 소음으로 경보음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9시 15분 - 은행동 파출소에 차량 도난 신고 접수

9시 30분 - 대전 중부경찰서 전 직원 동원 지시, 차량 수색 시작

13시 30분 - 우성파크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량 발견

현금 수송차량이 주변을 도보 순찰하던 의경에 의해 시내 한 모텔 주차장에서 발견된 것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후인 오후 1시 20분 경. 경찰은 즉시 외부인 출입을 막고 보존에 들어갔다. 약 2시간 여 동안 지문과 족적, 유류물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주차장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현금을 옮겨 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용차의 바퀴로 보이는 자국을 발견했으나 범인들의 차량인지 여부는 정밀 조사를 거쳐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발견 당시 승합차의 운전석은 잠겨 있었으나 조수석, 화물칸 및 뒷문은 열려 있었다.

그러나 운전석, 보조석 출입문은 물론 화물칸의 손잡이에 강제로 연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경찰은 만능 열쇠로 문을 열고 시동까지 걸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칸의 금고는 승합차 뒷문과 화물칸, 양쪽에서 열 수 있으며 두 곳 모두 잠금 장치가 돼 있었지만 그러나 범인들은 뒷면 문을 열지 않고 화물칸의 다소 취약한 자물쇠 연결 고리를 절단했다.

뒷부분의 자물쇠 연결고리는 지름 약 2cm 정도의 원통형이었던 것에 비해 화물칸의 고리는 ′ㄷ′자 모양 지름 0.5mm, 넓이 3mm 정도로 얇았다.

또, 금고를 터는데 있어서도 가장 얇고 절단하기 용이한 연결고리 부분에만 손을 대고 자물쇠나 나머지 부분에는 절단을 시도한 흔적조차 없어 범인들은 금고 및 승합차 내부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모텔은 지난해 8월부터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아 주차장은 방치된 상태였다. 모텔은 다소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범인들은 이 지역의 지리를 잘 알고 있거나 오랜 시간 부근에서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다.

주차장에는 현금 소송차량 이외에도 인천 번호의 자주색 프라이드 베타 차량이 있었지만 사건과의 직접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주차장은 ′ㄱ′자 모양으로 굽어져 있어 차량이 안쪽으로 들어갈 경우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도로와 약간 떨어져 있는 다소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15시 30분 - 판암동서 현금 이송용 검은색 가방 4개, CD기 열쇠 19개 발견

주변의 검문 검색 및 탐문 수사를 펼치던 경찰은 오후 3시 30분경 현금 수송 차량이 발견된 문창동 우성 파크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판암동 주택가에서 현금 수송용 검정색 가방 4개와 CD기의 열쇠 19개가 있는 꾸러미를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수송 업체 전·현직 근무자 및 유사 사건 전과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펼치고 있다. 또 당시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했던 장면이나 차량 이동 중 목격자를 찾고 있으나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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