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웅전 위에 용모양 구름 출현

 목격자들 ″나라에 길조현상″ 환호


“참으로 희유(稀有 : ‘드물다’는 뜻의 불교 용어)한 일입니다”
계룡산 갑사의 해맞이 법회에서 용의 형상을 처음 목격한 사람 중 필자와 목격담을 나눈 임진생 용띠 부부 김인성(50·공무원), 이숙희씨(50·대전시 유성구)의 말이다.

신사년의 마지막 날인 2001년 12월 31일 계룡산 갑사에서는 임오년인 2002년 해맞이 법회가 열리고 있었다. 저녁 6시부터 대웅전 법당에서 갑사주지 황장곡 스님의 인도로 포살 법회가 시작됐다. 포살이란 그동안 지은 죄를 참회하고 청정한 몸과 마음으로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행사다. 2시간 동안의 108배 등 참회 포살 법회에 이어 8시부터 갑사대웅전 앞에 설치한 특설 무대에서 문화공연이 있었다.

용의 형상이 출현한 것은 31일 오후 8시 40분 경부터였다. 한민족예술단(단장 이정희)의 살풀이 진혼무가 한참 진행 도중이었다. 바로 그때 공연을 보는 관중들 중 대웅전 정면을 향해 서있던 사람들 입에서 “와! 용이다”라는 감탄사가 터지기 시작했다.
이날 갑사의 해맞이 행사는 오후부터 내려진 대설주의보 등의 뉴스로 인해 예년보다 사람들이 적게 참석했다. 계룡산 하늘도 먹구름이 잔뜩 끼여 금방이라도 폭설을 퍼부을 것만 같은 날씨였다. 그런데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대웅전 위로 둥근 달이 떠오름과 동시에 검은 구름이 용의 형상으로 변하면서 달을 입 속에 머금는 모습을 보여줬다.

갑사 강당 앞에서 이 형상을 처음 목격한 사람들이 환호성을 울리자, 무대의 사회자를 비롯해 옆에서 관람하던 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강당 앞에 서있던 사람 중에도 어떤 이는 하늘에 갑자기 달이 떠올라 그런 줄 알고 덩달아 박수를 쳤다.

필자는 오후 8시 40분부터 9시까지의 용 형상 출현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다. 그러나 9시부터 9시 8분까지 나타난 용의 형상은 뚜렷하게 두 눈으로 보았다. 필자의 아내인 이경자(44·대전 서구 둔산동)와 딸 신효연(15·여중 2년)은 처음부터 목격하고, 필자와 기자들을 찾았으나 현장에 없었다. 다행히 필자는 아내의 호출로 마지막으로 출현한 용의 형상을 볼 수 있었다. 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서로운 신비 속의 동물로 알려져 왔다. 불교에서는 용은 천룡팔부의 하나로서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이다. 달은 월광(月光)보살로 알려져 있다.

용의 형상이 계룡산 동쪽 하늘 갑사 위 대웅전에 나타났을 때 대웅전 안에는 불자 자격으로 갑사를 방문한 전국경찰불자회 회장인 김중겸 충남지방경찰청장이 장곡 주지스님의 안내로 예불을 올리는 중이였다.
또한 이날 밤 12시 직전에는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새해맞이 타종식을 위해 갑사에 도착하여 기관장들을 비롯해 도민들과 함께 국보인 갑사동종을 타종하며 2002 새해를 맞이했다. 심지사는 장곡 스님으로부터 용 출현 소식을 듣고 인사말을 통해 2002년 안면도 꽃박람회와 월드컵대회 성공개최 등 나라에 상서로운 소식이라고 축하했다.
용의 출현을 시종 뚜렷하게 목격한 김인성씨 부부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둥근 달이 떠오르며 캄캄한 하늘이 밝아지면서 검은 구름이 순식간에 두마리 용의 형상을 띄었다는 것이다. 그 중 한 마리는 달의 위로, 다른 한 마리는 달 밑으로 돌면서 달을 입으로 무는 듯한 모습을 시현했다. 두 마리의 용이 사라진 후 9시부터는 한마리의 용의 형상이 양 발톱을 새운 후 달을 삼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던 김씨 부부는 용의 형상이 여러 차례 계속되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지자 그때서야 합장을 한 채로 연신 하늘을 향해 절을 올렸다.

계룡산에서 용의 형상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입 소문을 통해 전해지자, 지방 라디오 방송은 뉴스로 소식을 전하고 불교 관계 신문 등이 취재경쟁에 나섰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자연현상으로 미신으로 치부해 버릴 수 도 있다. 그러나 비록 구름이지만 한 차례도 아닌 여러 차례 용의 형상을 시현 한 것과 당시 다른 지역에서는 일기불순으로 눈과 비가 오는 가운데여서 신비감을 더해 준다.
아무튼 임오년 새해에는 하늘의 용이 지구촌의 종교와 민족분쟁의 갈등을 씻어내 평화가 깃들기를 간절히 바라는 의미에서 상서로운 소식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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