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위치 이어 ‘영향력 매체’로 신경전 2라운드

대전MBC와 TJB(대전방송)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으나 두 방송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5월 9일자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의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보도가 나간 뒤 양사의 자존심을 건 신경전은 급기야 시청률 공개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사옥 위치를 둔 갈등에 이어 2라운드인 셈이다.

시사저널은 당시 보도에서 오피니언을 대상으로 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대전일보가 꼽혔음을 밝히면서 TJB가 대전KBS와 대전MBC를 제치고 언론부문 2위에 오른 것으로 보도했다. 시사저널은 ‘지역 기업인 우성사료가 1995년 설립해 올해로 개국 10주년을 맞는 TJB(43.0%)가 상대적으로 역사가 깊은 대전 MBC(27.4%)나 대전KBS(25.6%)를 따돌린 것을 이중기 TJB 사장의 철저한 지방화 전략’에서 찾았다.

이 같은 보도와 함께 TJB가 시사저널의 보도 내용을 기반으로 자사 방송시간을 할애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자 MBC 측에서는 "시청률에서는 우리가 앞섰다"면서 닐슨 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일일 프로그램 시청률 및 점유율‘을 공개했다.

MBC “시청률에서 우리가 앞서”
대전MBC 사옥.

지역 방송사들이 참고하고 있는 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8일(일요일)자의 경우 뉴스 시간대만 비교할 경우 KBS대전이 9.0%, 대전MBC 10.9%, TJB 종합뉴스가 3.8%를 각각 차지했다. 또 5월 7일(토요일)의 경우는 KBS대전 13.0%, 대전MBC 7.6%, TJB 7.4%의 청취율을 보였으며, 5월 6일(금요일)은 KBS대전 14.8%, 대전 MBC 13.5%, TJB 6.4%를 보였다.

대전MBC 관계자는 "시청률을 봤을 때 MBC가 TJB를 단연 앞서고 있는 것이 공신력 있는 시청률 조사 기관의 자료에 그대로 나타난다"면서 "(시사저녈의 영향력 있는 매체 선정에 대해)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송의 특성상 영향력의 경우 시청률 부분이 중요하게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전MBC와 TJB간의 갈등은 그러나 이보다 앞서 TJB 사옥의 유성구 도룡동 이전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

대전MBC측은 “같은 업종의 방송사가 10m도 떨어져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스마트시티가 개발 중인 엑스포과학공원 옆 컨벤션부지 주변 가운데 방송국 부지로 결정된 것이 현 대전MBC와 50여m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것이 당초에는 12m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방송국 부지로 지정됐었다는 게 대전MBC측의 주장이다.

대전MBC는 이에따라 “방송국 간에 이 같이 근접한 위치에 자리 잡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일정 부분 거리를 둘 것을 요구, 현재 시행사인 스마트시티와 대전시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JB “영향력에서 우리가 강해”
TJB 사옥.

이에 대해 TJB측은 창사 10주년을 맞으면서 긴장관계가 형성되는데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시사저널의 결과에 대해 내심 자신감을 얻은 표정이다.

최재만 TJB 심의홍보실장은 10일 지역 문화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국이 인접해 있는 것은 시민들에게도 좋은 문화공간을 제공하게 돼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MBC쪽에서 전파 방해 문제 등을 제기했으나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또 로컬뉴스 시청률과 관련, “시간대가 다른 것을 갖고 같이 비교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충돌을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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