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총 사퇴 관련 의견조율 실패, '각개전투'로 갈 듯

 기초의원 총사퇴와 관련, 아산시의원들이 간담회를 열고 의견조율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날 의원들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결정했다.

아산시의원들 대부분은 기초의원 총사퇴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의회는 8일 오전 의원간담회를 열고 지난 4일 태안에서 개최된 충남시군의장단 회의 결과를 검토하며 총사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으나, 의원간의 시각차가 커 의견조율에 실패했다. 일부 의원들은 “사직서 제출은 쇼하는 것 밖에 안 된다”며 강력 반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한욱 의장은 “태안에서 개최된 시군의회 의장단 월례회 결과를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의장은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시의원들의 의사는 묻지도 않았다는 것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유급제를 폐지하자는 얘기도 나왔었다”면서 “당진군 의회나 서천군 의회 등은 100%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의장은 “9일까지 사직서를 내고 10일에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있다. 충남 의장단들은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이 뜻에 공감하는 분들은 사직서를 제출해주기 바란다”면서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의장이 가지고 있다가 우리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그때 가서 사표 수리 절차를 다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욱 의장-김준배 의원, 사직서 제출 놓고 ‘설전’

그러나 자리에 참석한 시의원들의 의견차는 상당했다. 특히 의원들은 “자칫 쇼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공천을 받기 위해 정당 선택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 대해 시민들은 이율배반적으로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이한욱 의장과 김준배 의원 간에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당 입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공천을 반대해서 사직서를 낸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며 “말만 사직서지 그게 무슨 사직서인가? 이런 식으로라면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테이블에 마주앉은 이한욱 의장(왼쪽)과 김준배 의원이 사직서 제출과 관련, 설전을 벌였다.

이 의장은 이에 대해 “그 같은 주장은 이미 제기됐었다”면서 “그러나 그것까지 재제하면서 탈당하라고 할 순 없는 것 아니냐? 사직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김준배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다시 받아쳤다. 김 의원은 “(그렇다면)의원들 재량에 맡긴다는 얘긴데 어떤 사람은 내고 어떤 사람은 내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은 결국 희생양밖에 될 수 없지 않나?”라며 “그 사람들은 법 자체에 불복해서 사직서를 냈기 때문에 다음번에 출마하지도 못한다. 이를 누가 책임지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의장협의회가 뭐가 그렇게 힘이 있나? 언론에 사퇴시키겠다고 다 발표하고. 우리라도 사퇴하겠다고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발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수 십 년 살았어도 이ㆍ통장 전원이 사퇴한다고 하는 것을 못 봤다. 씨도 안 먹히는 일이다. 다수결로 정할 일도 아니고, 의장 한번 하고 싶은 분만 남으면 될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의견조율 실패, 각자 알아서 하기로...

이 의장은 다시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의장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의원 각자가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라며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재확인 했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의원 각자의 처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응권 의원은 “정당 공천에 자신 있는 분들은 굳이 사직서를 제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유급제 등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사직서를 쓴다고 했을 때 과연 이를 이해해 줄 국민들이 얼마나 있겠나?”면서 “나는 사직서를 제출할 마음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의원들 간에 논란이 계속되자 이한욱 의장은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고자 하는 분들은 내일까지 제출해 달라”며 간담회를 서둘러 마쳤다. 그러나 의원들의 논쟁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정거묵 의원은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면 제대로 하든지 해야지 결국 쇼하자는 것밖에 안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전국적인 기초의원 총사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산시의원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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