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트러스트운동, 주변 토지 매입 결정

◈신두리 사구(출처 :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
서울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환경단체가 충남 태안 신두리 사구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24일 오후 2시 한국관광공사에서 창립 3주년 정기총회를 열고 국내 최대 천연 해안사구이면서도 사유지라는 이유 때문에 무분별하게 훼손당하고 있는 충남 태안군 신두리 사구를 영구 보전하기 위해 이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 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 및 문화유산을 시민 주도 하에 영구히 보전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시민단체이다.

이 단체가 매입하려고 하는 부분은 신두리 사구 총 264만㎡ 가운데 지난 2001년 11월 31일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약 98만㎡의 외곽 부분인 행위제한구역 약 13만㎡와 자연 생태가 잘 보전된 두웅 습지 부근 등이다.

행위제한 구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역의 외곽 500m 거리 지역으로 건축물의 신축·증축,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변경 및 토지분할 등 일체의 자연훼손 행위를 할 수 없어 그 동안 토지 소유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었다.

앞으로 이 단체는 이사회와 총회 등을 거쳐 구체적인 매입 지역 및 자금 확보 방안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로써 그 동안 계속됐던 민원을 해소하고 훼손의 우려가 있었던 천연기념물 지역도 영구히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품에 돌아오게 됐다" 환경단체 등 환영

◈출처 :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환경시민단체는 물론 환경부와 태안군청 등 행정기관도 환영하고 있다.

대전충남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천혜의 자연 보물인 신두리 사구가 보존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두리 사구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부 환경정책과 조규원 담당자는 ″국유지가 아니어서 정부에서도 신두리 사구의 훼손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데 내셔널트러스트운동에서 매입에 나서 신두리 사구가 영구히 보전될 것 같다″며 ″환경부도 내년부터 두웅 습지를 매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군청 이영진 담당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역 외곽의 행위제한 구역에 대한 토지 소유자들의 매입 요구 민원이 많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않는 사구 남부 지역은 식당과 콘도형 민박들이 들어서는 등 자연 훼손이 심했다″며 ″내셔널트러스트의 매입으로 천연기념물 지역은 난개발로부터 보호를 받아 영구히 보존되고 주변 지역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도 주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환영의 뜻을 비췄다.

그러나, 문제는 신두리 사구가 사유지로 돼 있다는 것. 사구 전체에 81필지에 약 50명의 소유주들이 있으며 평당 평균 10만원 정도를 호가하고 있다. 이번에 내셔널트러스트에서 매입의사를 밝힌 13만㎡의 행위제한 구역도 10여명의 토지 소유자들이 소유하고 있어 매입을 위해서는 최소 20억원의 매입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토지소유주들 자연보전 측면 사욕버려야

더욱이 이 지역은 투기를 노리고 최근 5년 사이 토지를 매입한 경우가 많아 터무니없는 가격의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태안군청 관계자는 ″감정평가 결과 천연기념물 지역의 토지 매입가가 평균 10만원 정도이지만 토지 소유자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할 수도 있어 매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개인의 사유재산도 중요하지만 아무런 행위를 할 수 없는 구역의 땅이니 만큼 사욕을 부리기보다는 자연 보전 측면에서 현실적인 가격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신두리 사구는 국내 최대의 자연 사구로 원형이 잘 보전돼 있을 뿐 아니라 해당화를 비롯한 다양한 사구식물들이 자연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다.
또 멸종 위기에 놓인 금개구리 표범 장지뱀, 무자치, 갯방풍, 갯메꽃 등 다양한 식생이 분포해 학술적 환경적 보전 가치가 높아 문화재청으로 부터 지난 2001년 11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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