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잇단 개통 교통중심 자리매김
유통업체 등 속속 진출 물류 거점지 부상


제2의 행정 수도이자 대덕밸리의 후광을 안은 행정·과학도시 대전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발판으로 새로이 비상하고 있다. 다름 아닌 국내최대의 물류거점지로 부상한 것이다.


사통팔달 교통…최적의 물류기반

대전의 물류거점으로의 매력은 수도권과 영·호남을 연결하는 내륙 삼각교통의 중추에 있는 요충지라 하겠다.

대전은 기존의 경부, 호남, 중부고속도로에 이어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열리고 인근 청주 국제공항과 군산항과 연계해 최적의 물류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해 11월 개통된 대진고속도로는 261km가 넘는 머나 먼 거리를 160km로 단축시켜 3시간30분 걸리던 대전-진주간 거리를 90분대로 줄임으로써 사각지대인 남부지역을 중부권과 직접 연결하는 동맥으로 떠올랐다. 서해안 고속도로 역시 지난해 12월 개통과 함께 대전에 물류 유통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04년 개통예정인 경부고속철도는 2003년 12월 서울-대전구간을, 2004년 4월 부산 구간 개통을 목표로 진행중이며 2006년 호남고속전철 착공과 함께 육로에 이어 철도의 중심 축으로 다시 한번 대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대전역은 총 사업비 242억원을 들여 기존역사를 증축 지하1층 지상3층으로 건설할 계획이며 대전시는 행정관청의 둔산 이전으로 공동화 현상을 빚고 있는 중·동구 등 구 도심지역에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 대전역을 관통하는 동서관통도로를 건설하여 기존도심과 연결할 계획이다.

또 고속전철공단은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은 호남고속전철 충청권 노선을 공청회를 거쳐 2004년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현재 호남고속전철 노선에 대해 대전과 충북은 서울->천안->오송->박정자->논산 구간을 주장하고 있으며 충남에서는 서울->천안->논산 노선을 희망하고 있다.

또한 국비 8,000여억원을 비롯 총 16.796억원이 소요되는 단일규모로는 대전 유사이래 최대사업인 동구 판암동에서 유성구 외삼동 22.6km에 이르는 지하철공사는 삼성 등 7개 컨소시엄을 구성, 2,845억원을 유치하여 오는 2006년 완공하게 된다.

이밖에 대전-당진간 고속도로가 지난해 착공했고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청주-대전간 경전철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대전은 머지않아 전국을 3시간대에 연결하는 전국광역 교통망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3대 물류기지 연내 구축

이런 주변의 변화에 대전시는 일찍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호남고속도로 유성 IC 인근에 중부권 최대 규모의 노은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완공했고 대진고속도로와 인접한 안영지구에도 농협과 공동투자로 대규모 농산물유통센터를 개장했다.
호남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유성구 대정동에서는 물류유통 복합시설인 종합유통단지 건립에 나서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노은 농수산도매시장은 인접한 월드컵 경기장과 함께 지역 명물로 자리잡고 있으며 월평균 거래량 9.000여t 가운데 42%가 충남북과 영·호남 등 대전 밖으로 반출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연내 3대 물류기지를 완전히 갖추면 대전은 명실상부한 국내유통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며 "이는 국가발전 및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비판 받아온 수도권 중심 물류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형할인점 진출 상권 대형화

유통중심지 대전의 잠재력은 유통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정점에 이른다.
대형할인점의 대전시장 선점 대결은 업계 내부에서조차 전쟁이라 표현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년전만 해도 3개에 그쳤던 대형할인점이 연내 최소 10개 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정부대전청사 등 관공서와 아파트 밀집지역인 둔산지구는 내년이면 국내 매출 5위권 이내 할인점 모두가 총출동하는 '열전지대'로 변모하게 된다.
프랑스계 까르푸를 비롯 미국계 월마트, 롯데마트 등 3개점이 이미 문을 열고 경쟁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 4월엔 국내 이마트가 입점했으며 영국계 홈플러스도 곧 진출할 예정이다.

대전의 유통시장 규모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시가 지역 백화점과 할인점등 12개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대전지역 유통시장 규모는 1999년에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듬해 1조3천억원, 지난해에는 1조5천억원대에 이르는 등 매년 2,000억원 이상 불어나고 있다.
특히 대진고속도로 개통이후 영·호남 주민들에 의한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인근 지자체와 교류 활성화해야


대전은 영·호남을 잇는 신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사통팔달의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 대단위 물류기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대형 할인매장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영·호남의 구매력이 갈수록 몰리고 있다.

따라서 대전은 거미줄 같은 교통망과 물류 기반의 중심에선 장점을 십분 활용해 진주, 함양, 무주, 금산 등 영호남과 충청도 각 자치단체와 교류에 나선다면 유행가 가사에 나오는 '떠나가는 새벽열차'가 아닌 행정, 과학, 교통, 유통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중부권 거점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 시민기자 김창관·hk999@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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