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최고령 커플 30일 화촉 화제
신랑 57세·신부 44세…대전이전 후 인연



신랑 45년생, 신부 58년생.
재혼일까? 아니다. 초혼이다.
그 동안 수많은 신혼부부들이 있었지만 정부대전청사가 생긴 이래 최고령 커플이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허청 상품4과 이한상과장과 조달청 청장비서실 강계정씨. 이들은 오는 30일 대전 둔산동 둔산웨딩홀에서 화촉을 올린다.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6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마음속에는 지금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두 사람은 정부청사가 대전에 둥지를 틀면서 대전으로 내려와 그 동안 한지붕 밑에서 생활했지만 서로간의 마음을 전할 길이 없었다. 그저 귀동냥으로 떠도는 소문을 듣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혼기를 훨씬 지난 나이에 인연을 맺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결국 같은 공직자로서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보다못한 특허청과 조달청의 직원들이 지난 1월 초 다리를 놓았다. 양 기관 직원들은 홀로 사는 두 사람을 맺어주자는 데 의기투합해 그들만의 분위기로 이끌어 갔다. 두사람의 만남은 이렇게 성사됐다. 신랑으로서는 57년만에 자신의 반려자를 찾은 셈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누가 볼까 두려워 숨어서 만남을 갖기도 했다. 설레임과 두려움 속에 만난 그들은 두 세번의 데이트 뒤에 결혼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들의 선택을 성급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동안 인근 부서에 두 사람의 인품에 대한 소문이 나 있었고 결혼하지 않고 숙성(?)된 사람들은 두 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들의 결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이 과장은 결혼이 늦은 것을 그 동안 공직 생활과 공부에 바빠 결혼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여년 동안 상공부와 특허청에 근무하면서 공직 생활과 공부를 병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을 끝으로 그의 줄기찬 공부는 일단락을 맺었다.
신부 강씨도 그 동안 여러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이렇다할 인연을 만나지 못했다.

이들의 결혼 소식에 정부대전청사가 들썩거린다. 청사 내에는 이들의 결혼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둘을 소개시켜준 동료들도, 이씨의 4형제와 강씨의 어머니도 뒤늦게라도 짝을 만난 것에 대해 모두 두 손들어 환영하고 있다. 이 과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축하 인사를 받는다며 쑥스러워 했다.

결혼식 후에는 제주도로 3박4일 둘만의 신혼여행을 떠나 그동안 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담아 놓았던 밀어를 속삭일 계획이다. 또 두 부모를 여읜 이씨는 강씨의 어머니를 모시고 현재 이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신방을 꾸밀 예정이다.

두 사람은 "되는 대로 살죠 뭐. 숟가락만 하나 더 놓으면 되는데요"라고 말하지만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기는 힘든 모양이다.

뒤늦은 결혼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들에게 정부대전청사 가족들은 봄바람 보다 포근한 사랑의 시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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