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휠씬 맛있어 졌어요″

 동호회 탐방(1)-특허청 택견회


낮 12시만 되면 어김없이 대전정부청사 후생동에 울려 퍼지는 기합소리가 있다. 하얀 한복을 차려입은 직원들이 굼실굼실 품밟기를 하면서 ″이크∼, 에크∼″힘찬 구령을 외쳐댄다. 특허청 동호회 모임인 택견회 회원들이 매일 택견수련을 하고 있다.

98년 11월 처음 결성되어 현재 20명의 회원이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매일 수련을 하고 있으며 월, 수, 금요일에는 안성군(37·서구본부 전수관)사범을 초빙하여 기술연마를 한다.

회원들 대부분이 유단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한번 가입하면 이탈이 거의 없어 대전정부청사에서 활동중인 다른 동호회의 부러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택견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동성(35·영상기기과)씨의 말이다.
″다른 동호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택견회의 가장 큰 목적은 일하기 즐거운 직장을 만드는 데 있어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어디엔가 발산을 해야 되잖아요. 스트레스 발산하는데는 택견만한 운동이 없는 것 같아요″
택견 자랑에 침이 마른다.

택견의 기술은 자연적, 신체적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케 하는 것을 위주로 마치 강물이 흐르듯이 구름이 떠가듯이 순리적이고 자유로운 운동이다. 택견은 막는 기술은 거의 없고 공격기술 중심의 매우 적극적인 형태이면서 상대를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기본이다. 이러한 정신은 우리 민족이념인 상생 공영의 철학에 가장 부합되는 운동이라 할 수 있겠다.

택견회의 가장 연장자인 이기완(46·건설기술과)씨는 ″택견을 시작하기 전에는 운동이라고는 전혀 해 본적이 없어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어 줄 수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며 ″강함과 부드러움이 적당히 조화되어 있어서 나이에 관계없이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택견을 시작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술맛이 전에 비해 휠씬 맛있습니다. 몸이 좋아 졌다는 얘기겠지요″ 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택견회에는 여성동호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제 시작한지 3개월이 됐다는 여경숙(34·약품화학과)씨.
″택견동작들이 멋있어 보여서 가입하게 되었어요. 동작 하나 하나가 무척 자연스러워 보였고 그냥 우리가 평소에 하는 몸짓 같아서 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 운동을 시작하고부터는 오후시간 보내기가 무척 수월해 졌어요. 몸도 가벼워진 것 같고…. 아이들도 기회가 된다면 택견을 시키고 싶어요″
택견을 개인의 취미생활에서 가족의 취미생활로 만들려는 모습이 보였다.

운동을 하는 동안 내내 회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몸을 단련하니 절로 웃음이 나올 만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건 안성군사범의 걸쭉한 입담이다. 안사범은 스승과 제자라는 딱딱한 관계를 떠나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이웃집 형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사범은″정부청사 분들이 다른 곳의 직장동호회 회원들보다 적극적입니다. 배우고자하는 의지와 자세가 다른 곳보다 휠씬 높아요. 제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배우려 하니 제가 열심히 안 할 수 있겠습니까″며 제자들 칭찬을 잊지 않았다.

택견회 김동성(35·영상기기과)총무 는 ″우리 택견회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택견에 관심이 있거나 배우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라도 12시에 후생동 지하로 오시면 저희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꼭 특허청 직원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대전정부청사에 택견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저희들은 누구라도 대환영입니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요즘 직장인들은 바쁜 생활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여가활동과 취미생활에 많은 관심과 비중을 두고 있다. 비교적 손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고 신체 및 정신건강 함양에 도움이 될만한 운동이라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운동이 택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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