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양반 비하, 거지 근성 등 부각


지난 일요일(2일) 방송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게릴라 콘서트 프로그램에 대전지역 네티즌들의 강력한 항의가 홈페이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화방송 시청자 의견 난과 대전광역시 홈페이지에는 게릴라 콘서트가 방영된 2일 이후 대전지역 네티즌들의 화난 목소리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이들의 의견은 게릴라 팀이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해 대전 시민을 우롱하고 자존심을 훼손시켰다는 것으로 대전시장이 방송사로부터 사과를 받아내어야 한다는 내용까지 오르고 있다.
조회건수도 건당 400-500회에 달해 평소 30-40건에 불과하던 대전시 게시판을 모처럼 만에 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로 달아오르고 있다.

네티즌들의 항의내용은 △충청도 양반 비하 △자극에 민감하지 않는 느린 특성 △거지 근성이 있는 지역민 △유행에 뒤지는 지역 등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세계적인 과학도시를 마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선 양반을 비하한 것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게릴라 콘서트를 홍보하면서 반응이 없자 진행자들이 어이없어 하면서 호응을 하지 않는 원인을 양반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분명 그 의미는 좋은 게 아니었다.
또, 롯데 백화점과 연구단지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말을 건네자 무심하게 지나치는 장면이나 어린이에게 룰라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무표정한 얼굴을 클로즈업 시켜 한심하다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 네티즌을 자극했다.

공짜 복권을 나눠주면서 몰리는 인파를 잡은 화면은 충청도 자존심을 결정적으로 건드리는 행위였다. 열띤 홍보에도 인파가 모여들지 않자 이번에는 공짜 복권을 나눠주는 장면이 나오는 데 여기에 한둘이 모여들자 진행자의 표정은 얕보는 듯하면서 야릇한 미소를 흘렸다. 보기에 따라서는 북한의 어느 동네를 방문하여 물자를 나눠주는 듯한 느낌까지 줄 수 있는 광경이었다.

유행에 둔감한 도시라는 인상은 느린 충청도와 오버랩되면서 연예인이 공연하기 가장 힘든 지역이라는 분위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 속에는 지금은 유행에 민감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가수들의 공연에 미친 듯이 호응을 하지 않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이라는 암시도 들어 있었다.

박수임이라는 네티즌은 ″대전의 자존심을 걸고 항의를 한다″며 ″월드컵이 열리는 세계적인 도시를 그 딴 식으로 웃음거리로 비하해도 되느냐″고 항의를 했다.
또, 한 네티즌은 대덕연구단지 주변과 서대전역 등 인파가 없는 곳을 골라서 찾아간 제작진의 의도에 대해 의혹을 나타내고 ″충청도 양반도시라고 하면서 사람도 없고 호응도 잘해주지 않는다″고 말한 부분에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다른 네티즌은 공짜 복권을 나눠주는 장면에 ′공짜 복권에 몰려드는 사람들′이란 자막을 넣은 것에 대해 자존심을 들먹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민이라고 밝힌 시청자는 ″대전의 이미지가 이번 프로그램으로 인해 상당히 훼손되었다″며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이 대부분 시청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부작용을 설명했다.

대전시민 김영국씨(43·대전시 중구 선화동)는 ″요즘 자민련의 애매모호한 행보라던가 기존 충청도를 보는 타 지역민들의 시각 때문에 지역 정서가 상당히 예민해져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MBC에서 의도적으로 비하시키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만큼 후속 프로에 간단한 사과 멘트와 함께 차후 유사한 프로그램 제작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게릴라 콘서트는 진행자가 의도했던 대로 반응은 썰렁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6천여명의 팬들이 룰라가 팬들의 축복 속에 고별무대를 장식하도록 달려가 주었다. 느린 충청도민의 특징을 살린 컨셉은 극적인 효과를 최대한 살려 주었다. 프로그램으로서도 완전한 성공이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충청 지역민은 마치 오이 꼭지를 씹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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