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는 충남도교육청 교육위원회(의장 양기택)에 대해 맹비난을 가한 충남도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지역 교육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뒤늦게 의장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일부 위원들과, 분란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교육위원회의 추락한 위상 사이에서 이들에게신랄한 쓴소리를 가한 공직협의 자료는 '그래도 내용이 너무 센 것 아니냐'-'맞는 말이다, 시원하다'라는 엇갈린 반응을 동시에 얻어냈다.

16일 충남교육청에서 만난 장진섭 충남도교육청 공직협 회장(47)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기저기서 휴대폰이 걸려와 대화가 자주 끊길 정도였다. 대부분이 자료배포 이후 변화와 청 내 분위기를 묻는 전화였다.

- 공직협 측 자료가 전달된 뒤 위원들 측은 잠잠했나.
◈장진섭 공직협회장.

"교육위원들의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다른 단체에서 격려 전화는 적지 않게 받았다.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화는 없다"

- 자료는 선전포고였나.

" 한마디로 시위용으로 교육위원들에게 보여드렸다. 14일 회의를 걸러보내고 15일 아침 '오늘도 안해주면 강하게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회의 진행은 해줄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으려 또 다른 의혹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망설여졌기도 했다. 공직협에서 글을 내고 또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고 알려지면 지난해 충남교육청이 홍역을 치른 뒤 지역민들이 '쟤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라는 질타를 받을 것이라는 점도 있었다."

- 일부 위원들이 선거결과에 불복하고 있다.

"선거는 전체 의원 9명 중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7표를 얻어 현 의장이 당선됐다. 그 때 당시에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가 2주가 지난 뒤 이의제기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출마해서 투표를 거치는 방식이 아닌 교황선출방식이기 때문에 사전 조율 등 근본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 위원간 골이 깊게 파였다.

" 양기택 의장 지지파와 반대파가 4대 4로 갈린 상황이다. 그 중에 박성호 위원이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안다.어떤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있다. 평소 볼 때도 감투같은 데 관심 없어하는 분이다. 임시회에 출석하지 않았던 점도 본인이 오면 의결정족수가 차서 회의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 격려 좀 해 달라"

- 집행부 일 좀 하게 해달라는 말들이 많다.

" 교육위원들이 교육계의 원로라면 집행부 공무원들 역시 30년 이상 된 공무원들이 많다. 하지만 교육위원회의 행태를 봐라. 무슨 무소불위 권력이냐. 회의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의장이든 누구든 나와 진행사실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2시간 넘게 집행부 직원들을 기다리게 하는 등 기본 예의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와 업무상 차질문제가 상당한 타격이다"
◈충남교육청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

- 공직협 본래의 취지와는 어떻다고 보나.

"충남도교육청 뿐만 아니라 공직협은 내직장 사랑하기, 직원들 권익 보호가 우선이다. 6급이하 공무원들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결코 6급만을 대변하는 단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침묵하는 많은 직원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보도자료 낸 것 역시 그런 말은 우리밖에 할 수 없다고 봤다."

- 공직협은 어떻게 꾸려가고 있나. 평판이 좋더라.

"매주 월요일 11시에는 본청 직원을 중심으로 모여서 지난 1주일을 반성하기도 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다. 직원들 사기진작을 위해 이동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공직협 회원이든 비회원이든 애로사항이 있을 때 찾을 수 있도록
공직협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상사에게 불만을 품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부분,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생각이다. '저희들이나 잘 할 것이지'라는 말은 듣지 말자는 것이다."

- 공직협 분위기가 다소 격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절대 강성 아니다. 나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다.(웃음). 앞으로도 절대 그대로다. 집행부와 너무 자주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교육감님께도 공직협은 교육 의지를 펼치는데 앞장서서 수행하는 단체다. 정치공무원보다는 직업공무원에게 더 귀 기울여 달라. 교육의지를 펴는데 발목잡는 단체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공무원보다 사명감 갖는 직업공무원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공직협이 나설 때는 도저히 '아니다' 하는 경우만 그렇다. "

-교육위원회 사태에 대해 이를 지켜보는 공직협 대표로서 한마디 한다면.

"일단 공직협 측에서는 사태를 지켜볼 생각이다. 마무리가 잘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봉합이 되어야 업무처리에 차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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