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주민 배려하는 자세 보여야

지난 15일 염홍철 대전시장은 시민과 생생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취임이후 처음으로 대전시 서구 도마동 도마시장에서 현장대화를 가졌다. 접수된 민원이 없어 실시하지 않는 금요민원실 대체 성격으로 진행된 현장대화는 민본 행정으로써 주민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현장대화를 통해 시장을 만난 상인과 주민들은 재래시장 활성화와 지역주민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가졌다. 당장 가시적인 변화는 없을지라도 최소한 시장이 자신의 지역에 대해서 만큼은 신경을 써 주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첫 번째 상징성 망각한 현장대화

하지만 첫 현장대화의 장소 선정에 있어 좀 더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 번째는 항상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첫 번째 단추를 잘 못 끼운 채 옷을 입게 되면 다시 벗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고쳐 입지 않고 그 상태로 거리를 활보한다면 비웃음을 살 것이 뻔하다.

염시장은 대전시장 선거 출마 전부터 중구와 동구 등 구도심 활성화를 강조했다. 또, 구도심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선거전략은 상대적으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고 있던 구도심 지역민들에게 유효 적절했다는 평가다. 그 덕택에 시장 선거에서 구도심 지역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었음은 불문가지다.

이런 가운데 구도심 활성화를 외쳤던 염시장이 첫 현장대회 방문처로 동구나 중구가 아닌 서구 도마시장을 찾았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심사숙고 끝에 장소 선정을 했다고 밝혔지만 구도심 주민들이 느껴야 하는 박탈감은 그 어떤 이유로도 치유하기 어렵다.

더구나 최근 천변고속화도로 지하화 변경 문제로 말뿐인 구도심 지원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염시장의 행보는 구도심 주민들에게는 배신감 마저 들게 했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인 구도심 활성화 시정돼야

물론 장소 선정에 있어 이해관계가 개입했다거나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시 수장이 얼마나 구도심의 활성화 의지와 그들의 박탈감을 인지하고 있는가이다. 도마시장을 떠올리기보다는 중앙 시장을 먼저 떠올렸어야 했다. 말로만 구도심 활성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작은 부분에서조차 구도심을 먼저 신경 써야 했다는 것이다.

시장이 구도심 시장의 현장대화에 먼저 나섰더라면 좀더 모양새가 나았을 것이다. 이번 현장대화를 통해 도마시장이 획기적으로 변한다는 것은 아니다. 설령 중구나 동구의 재래시장을 찾았다 하더라도 그곳 주민들에게 하루아침에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첫 번째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치 않을 수 없다.
뒤늦게 도착한 모 방송국 카메라 기자들을 위해 ″시장을 순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면 재 촬영에도 응할 생각이 있다″며 자신의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시장의 행동 하나 하나가 시민들에게는 매우 의미 있게 와 닿는다는 것이다.
염 시장이 서구지역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시장 한 바퀴를 돌고 있을 때 구도심 주민들은 ″우리는 찬밥 신세″라는 푸념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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