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성의 팔자보기]대선주자 L씨의 사주를 중심으로

‘길고 짧은 지는 대봐야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측량에 임함에 있어 실측(實測)이 아닌 심측(心測)으로 인한 오판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때론 베테랑의 ‘손대중’이나 ‘눈대중’같은 전문가적 심측이 실측을 방불케 할 정도의 정확성을 가지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심측이 실측을 능가하는 잣대로 여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심측은 결국 예측이기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선거의 여론조사라는 것도 다분히 실측적 데이터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심측적 데이터의 범주에 속한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여론조사의 결과가 과연 天心的 의미의 ‘民心’의 반영인지, 아니면 하루하루 표변하는 ‘人心’의 표시인지는 소위 개표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그 결과를 장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민심이든 인심이든 모두 사람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만 인심에는 ‘천심’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민심과는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민심’이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위하는 시대적 마음이라면 ‘인심’은 개인들의 이익을 위하는 현실적 마음입니다. 민심을 ‘하늘의 의견’이라 한다면 인심은 ‘사람의 의견’입니다. 고로 여론이 민심일 수도 있으며,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大選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의 수치로만 보면 이번 대선의 승패는 이미 갈린 것처럼 보여 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쏠린 여론의 추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번의 대선만큼 승패의 판정을 내리기가 어렵고 까다로운 경우가 없다는 것이 정치평론가들의 견해이기도 합니다. 선거는 절대평가 아니고 상대평가인데 아직도 한쪽의 후보가 누구인지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수치가 과연 민심의 표출인지 인심에 의한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 간의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우리나라의 선거전은 권투시합을 많이 닮았습니다. 전적이나 전력 등 여러 면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던 후보가 막상 본게임에 들어서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후보에게 의외의 KO패를 당하고 마는 그런 극적인 양상을 많아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는 게임입니다. 그것도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오는 싸움입니다. 마음이 작든 크든 그 마음을 자신에게로 얻어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얻는데 있어서 애정을 얻기 위한 주도적 역할이나 순정 없이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처럼 뭔가를 볼모로 얻어낸 마음이나 상대방의 실수를 미끼로 얻어낸 어부지리적인 마음은 아슬한 인심일 뿐이지 결코 든든한 민심이 되지 못합니다. 더러 애정에는 眞情도 있고, 假情도 있는 법인데 ‘홧김의 서방질’같은 하룻밤의 로맨스를 애정으로 착각하여 자만에 빠지는 우를 범해선 안 됩니다. 인심에 속더라도 똑똑하게 속아야 민심의 정체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역학적으로 보면 선거는 패(牌)의 싸움입니다. 어느 후보가 높은 끗수의 패를 쥐고 있느냐에 따라 그 선거의 당락은 좌우됩니다. 여기에서 ‘패’란 ‘運’을 말하는 것인데 이 ‘運’에도 각기 다른 점수가 있습니다. 가령 같은 A학점이라도 점수로 나누어 보면 100점짜리가 있고, 99점짜리가 있습니다. 물론 둘 다 최상의 길운이므로 일상을 살아가는 있어서는 별반 차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차이가 선거나 고시 그리고 입시 같은 상대평가적 우열을 첨예하게 가르는 상황에서는 당락과 합격과 불합격의 절대적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당선이나 합격의 여부를 점칠 때 상대방의 패(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쪽 패만을 보고 그 당락이나 합격, 불합격을 단정하기란 곤란한 것입니다. 다만 승운인지 패운인지를 가늠할 뿐입니다.

만약 두 패가 모두 동일한 점수의 패인 경우에는 운의 외적요인이 암중(暗中)으로 작용하여 당락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이운의 외적요인이란 다름 아닌 ‘德業’이나 ‘善業’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氏'의 사주를 모월간지에서 보았습니다. 이를 근거로 이 분의 사주에 대한 풀이를 해 보려고 합니다. (단, 항간에 떠도는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의 사주에 대한 정확성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고, 특히 출생시에 대한 임의적 판단으로 인한 부정확성으로 인한 해석상의 오류가 발생할 소지에 대한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그 잡지에 게재된 사주를 근거로 한다.)

1941년 12월 19일 卯시생 (음력 11. 2일)

辛 辛 庚 辛 乾 &! nbsp;

卯 丑 子 巳 命

 



풀이: 만유의 형상은 陰陽의 組立이다. 그 上位는 양이며, 그 下位를 음이 자리를 잡는다. 이 둘이 포개져서 하나의 존재가 된다. 대개의 존재는 상위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하위에만 몸을 놓으나, 인간은 상위에 마음을 두고 몸으로 하위를 삼으니 고로 인간만이 독자적으로 음양을 조립해 산다. 고로 인간을 소우주라 한다.

사람의 삶은 정신과 육체의 합성체이며, 이상과 현실의 복합체이다. 사주에서 천간은 정신이자 심리의 표상이며, 지지는 육체와 현실의 표시이다.

이 사주는 천간의 기운이 金氣 一色이다. 이를 일컬어 ‘天元一氣格’이라고 한다. 천간의 기운이 일색이니 심성이 ‘외곬’이다. 외곬이란 뜻을 품으면 관철이고 마음을 먹으면 실행이다. 여기에 장애나 방해는 도전과 극복의 대상일 뿐 포기와 중단의 요인이 되지 못한다. 좋은 말로 하면 ‘의지의 사나이’이지만 나쁜 말로 하면 인정 없는 ‘독종’이다.

오행으로 보면 ‘金氣’는 肅殺之氣요. 從革과 義理의 대표기운이다. 위로는 복종이나 아래로는 단호함이다. 고로 부하의 원망과 시기를 살 수가 있다. 금기를 운동학적 보면 아래로 가라앉는 에너지이다. 즉 결실과 수렴을, 정리와 정돈을 관장하는 가을기운이다. 그러므로 이 기운이 심성으로 드러나면 성질이 용의주도하고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기질을 나타냄으로써 간혹 박정하다는 원성을 듣기도 한다. 이런 성향은 주로 사업가에게서 나타나는 기질인데, 하여간 제 것이든 남 것이든 잘 챙기고 아끼는 ‘실리주의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金氣의 천간을 지지에 있는 년지인 ‘巳’와 일지인 ‘丑’이 상부하고 있으니 이 사주는 금기를 무기로 삼아 그것을 흔들고 사는 사람인데 대운의 방향이 금기를 활성화시키는 흐름이라서 한동안 매우 좋은 운이었다. 현재도 대운의 흐름이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癸巳 대운이니 상승곡선의 괘도는 아니고 점차 하향곡선으로 흐름이 진행될 것이다.

게다가 甲申, 乙酉, 丙戌년에 활성화 되던 金氣運이 ‘丁亥년’ 올해에 들어서는 반대로 금기가 쇠퇴해지고 木氣가 스타팅 되는 歲運이라서 유감인데 더욱 불안한 것은 만약 出生時가 卯時가 맞다면 卯字는 이 사주의 약점이자 아킬레스건이 되는데 이 부위가 세운의 亥기운과 합작하여 금기의 약화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점수로 환산하면 10점정도가 깍기는 셈이다.

이 ‘卯字’는 재물과 자식을 지칭하는 것인데 이것들에 관한 부분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쉽게 말해서 재물과 자식의 문제로 인한 구설과 더불어 중단의 기미가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점을 숙지하여 이 부분들에 대한 관리와 단속이 절실하게 요구 된다.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선거가 치러지는 시기가 양력으로 12월인 子月인데 이 시기는 금기운의 실천자인 뱀(巳)과 소(丑)가 움직이지 못하는 계절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이 사주에게 표를 던져줄 사람들이 바로 이들인데 이들이 힘을 잃고 움직이지 못한다면 낭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뱀은 성별로는 여성이요, 나이로는 노장년층이며, 소는 골수 보수 세력이다. 물론 세운이 좋은 운이면 ‘月運’ 쯤이야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丁亥년은 그다지 좋은 세운이라 할 수 없기에 이렇게 사소한 점들에 신경이 가는 것이다.

만약 이 후보의 캠프에 策士가 있다면 이 사주는 ‘金氣運’을 흔들고 사는 운명을 받고 태어난 사람이니 공약이나 지역관리 등 선거전반에 관한 초점을 ‘金氣運’ 표상에 맞추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이런 말을 해서 뭐하긴 하나 역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올해 정해년의 기운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금기가 강화되었던 갑신, 을유, 병술년의 소산물이다. 물론 상대방 후보의 ‘패(운)’를 모르는 상황에서 승패에 관한 어떠한 판단도 내릴 수는 없는 것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리는 마음의 신중함은 운을 바꾸는 외적요인이 될 것이다.

끝으로 마음이 걸리는 부분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개인 身上에 관한 ‘중단’의 징조가 예측된다. 특히 2009년 己丑년은 본인 및 배우자의 건강문제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해이다. 쉬운 말로 삼재와 아홉수에 걸리고 게다가 신체를 상징하는 일지가 墓庫地에 드는 년도이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하여간 사람은 사주를 닮는 법입니다. 일단 이 사주는 ‘한가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주입니다. 사주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사업가의 사주입니다. 그러나 天干에 너무 따지고 재는 기운이 일색이고, 地支에 겁 많은 동물(뱀,쥐,소,토끼) 들로만 포진되어 있어서 자신의 사업체를 갖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오너형은 아니고, CEO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본인의 회사를 설립했더라면 좋은 운에는 재벌의 반열에 올랐을 것입니다.

이 사주의 인물에 관한 신상이나 구체적인 이력을 아는 바는 기껏 매스컴을 통한 것이 전부이지만, 여하튼 사주가 사람을 빼다 박았습니다. 부디 도전에 건승을 빕니다.

(전문적으로 사주를 연구하는 분들의 해석으로 보면 이 사주가 추운 子月생이고. 게다가 뿌리가 약하므로 조후나 억부로 보아 火나 土를 用神으로 삼거나, 년지 사화를 용신으로 삼을 것입니다. 대운이 癸巳大運이니 좋은 환경이지만 歲運(歲君)의 협조가 여의치 않다고 하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 사주가 정확한 것인지는 모릅니다.)


송인성: 1958년 12월 대전 출생. 한남대일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 일어 공부 중 우연히 만난 명리학에 관심을 두면서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 시작했다.현재 한밭대 평생교육원에서 명리학 강의중. (연락처) 011-455-4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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