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일본식 모델 제시, 사업성 강화에 방점

대전시가 벤치마킹할 예정인 오사카 난바역. 백화점 상층부인 5층에 터미널이 있고 그 위쪽은 호텔이다.

유성복합터미널 건립을 추진 중인 대전시가 일본식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며 공익성 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양승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일본 출장을 통해 버스터미널은 1,2층에 입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승·하차장을 건물 내부의 상층부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국장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대전도시공사 관계자 등과 일본을 다녀왔다. 

양 국장은 오사카 난바역을 사례로 들었다. 난바역은 지하철과 전철이 지하와 2층에 있고, 백화점이 1층과 3~5층에 배치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버스터미널은 상층부인 5층에 입지해 있어 터미널 이용객들이 지하철 환승을 위해서 5개 층을 이동해야 한다. 상층부인 36층까지는 호텔이 위치해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사업자의 수익성을 증대하기에 유리한 방식으로, 대중교통 이용자 입장에서는 불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이용자 동선을 길게 유지해 매출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쇼핑 목적이 없는 이용자에게는 불필요한 동선이다. 

뿐만 아니다. 터미널 승차장을 고정식 승차홈이 아닌 공항, 철도와 같은 변동식 게이트를 설치하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이용자가 게이트 번호와 시간을 확인해 버스에 탑승해야 하는 방식으로 공간 활용의 극대화를 고려했다는 것이 대전시 설명이다.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터미널 사업자가 잔여 면적에 편의시설을 입점, 활용함으로써 사업성을 제고한 모델”이라고 부연했다. 이용자 편의 보다는 사업수익 극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대중교통 이용자인 시민 편의를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할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해외 출장까지 나가 ‘사업자의 수익모델 극대화’를 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양 국장은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사업 초기단계에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좌초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이미 ‘파격적’ 사업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대전도시공사가 지난 7월 제시한 ‘공모지침’에는 조성원가보다 10% 저렴한 토지공급, 건폐율과 용적률 10% 상향, 층고 상향, 진입도로 재정투입, 사업자의 지위권 보장 등 온갖 유인책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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