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국민의당, 혁신위 운영..민주당도 8월 중 '가동'


국민 관심과 지지를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여야 각 정당들의 ‘혁신위’가 제대로 된 ‘칼자루’를 휘두를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과 류석춘 혁신위원장. 한국당 홈페이지.

한여름, 여의도 정치판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 주요 정당들이 ‘혁신위원회(혁신위)’를 가동하거나 준비 중이다.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혁신위’가 제대로 된 ‘칼자루’를 휘두를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4일 혁신위원장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비롯해 총 10명의 시민사회 각계 인사로 구성된 혁신위를 출범했다. 하지만 내부 갈등으로 혁신선언문 발표를 돌연 취소하면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내부 갈등에 출발부터 삐걱대는 한국당 혁신위

한국당 혁신위는 당초 지난 28일 당의 향후 진로방향, 추구해야할 가치 등을 담은 혁신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당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오전 9시 30분으로 예정되었던 자유한국당 혁신위 선언문 발표는 위원들 간에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취소됐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열린 한국당 혁신위원 임명장 수여식 모습. 한국당 홈페이지.

이 같은 배경에는 ‘서민중심경제’이란 말의 선언문 포함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혁신위원 중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인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이 "선언문에 서민중심경제라는 말을 넣자"고 제안했지만, 보수 성향인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서민만의 나라가 아닌데 서민중심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대했다.

또 한국당 ‘제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두고도 의견이 대립하면서 선언문 발표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담뱃세 인하 문제로 충돌하면서 점점 혁신의 길에서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혁신위, 존재감 발휘 못한 채 막 내릴 듯

국민의당 김태일 혁신위원장. 국민의당 혁신위 페이스북.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 6월 4일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앉히면서 가장 먼저 혁신위를 출범했다. 오는 8.27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혁신위 제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엇박자를 내면서 힘 한번 못 쓰고 막을 내릴 분위기다.  실제 국민의당 혁신위는 최고위원제 폐지 등을 당에 요구했지만, 당내 지도부와 의원들이 난색을 표하며 결국 지난 27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결정했다.

특히 혁신위는 제보조작 사태 등을 겪으며 “당 위기를 초래한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등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인적 쇄신을 주장했지만, 당내 한 축인 안철수계 반대에 부딪치며 실행 가능성이 희박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8월 중 혁신위를 출범할 예정이다. 위원장에는 추미애 대표와 가까운 3선의 최재성 전 의원이 내정됐다.

혁신위 채비 나선 민주당, '국민 < 당원' 공천 룰 바뀌나

지난 2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당 혁신위는 두 야당의 혁신위와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와 당내 위기 상황을 극복하려는 돌파구라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국면에서 내부적 동력을 찾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결과적으로 공천 문제 등에서 변화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선거에 있어 공천은 국민여론조사는 빼거나 비중을 줄이고, 권리당원 위주로 가야 한다고 준비하는 것 같다”며 “원론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과연 온전한 혁신안이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한마디로 국민참여 경선의 비중보다 권리당원 참여 비중을 높일 경우 인지도가 높더라도 당내 조직이 두텁지 못하다면 공천을 얻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결국 혁신이란 사람을 어떻게 길러내고 활용하느냐에 달렸는데 그동안 그런 혁신안은 나온 적이 없다”며 혁신위에 대한 비판론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의 혁신에 대한 목표 지점이 차이가 있다. 여당은 공천, 야당은 과감한 인적 쇄신이 쟁점일 텐데 이를 어떻게 풀어낼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여야 3당의 혁신위가 ‘정치개혁의 바람’일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