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 이은 퇴진 결론..."한화 응원 이제 그만하겠다" 실망

한화이글스 팬들이 김성근 감독의 퇴진과 함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한화이글스 팬들이 떠나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었던 한화팬들이 김성근 감독의 퇴진과 함께 크게 실망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와 김 감독간 사퇴를 둘러싼 지난 며칠간의 움직임은 이렇다. 지난 21일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한 삼성과의 경기 이후 김 감독은 1군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들, 즉 퓨쳐스리그 선수에 대해 특타를 하려 했다. 앞으로 경기에서 활용도가 있어서 라는게 김 감독이 밝힌 이유.

하지만 김 감독의 계획은 곧바로 스톱됐다. 구단 관계자가 특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김 감독은 '욱'했다. 박종훈 단장 영입 이후 불편한 관계를 보여왔던 김 감독과 구단이었던 관계로 김 감독은 특타를 못하게 되자 경기장에 나가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선전 포고를 했다. 구단에서는 이를 사의 표명으로 인식했다.

경기가 없던 22일을 지나 23일까지 한화는 겉으로는(이때 이미 경질설이 보도됐다) 사의 수용 여부를 고민했다고 한다. 박 단장은 이때 김광수 수석코치를 만나 감독 대행을 권유했지만 거절 당했고, 결국 이상군 투수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23일 경기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과 구단 임원이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벌어진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질 않았고 결국 김 감독은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김 감독은 지난 2014년 10월 한화 제10대 감독으로 임명됐지만 박 단장과의 갈등을 뒤로 하고 구단을 떠났다. 김 감독이 떠나자 김 감독과 함께 한화에 합류했던 김광수 수석코치와 계형철 투수코치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이런 상황이 되자 한화팬들은 김 감독의 퇴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박 단장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팬들이 강하게 김 감독의 퇴진이나 구단 차원의 경질을 요구했었다.

한화이글스 홈페이지는 성난 팬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하지만 구단이 김 감독을 재신임하면서 올 시즌이 시작돼 벌써 44경기가 진행됐고 앞으로도 100경기 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수장이 중도 하차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김 감독 퇴진의 결정적인 이유가 박 단장과의 갈등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한화팬들이 원색적으로 박 단장을 비난하고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화 팬들은 한화이글스 공식 홈페이지뿐 아니라 각종 기사에 댓글을 통해 성난팬심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김 감독의 재신임과 박 단장의 경질을 청원하자는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한다.

"이럴거면 구단에서 작년에 미리 경질하던가. 시즌 중에 꼭 이래야 하나."
"박종훈 단장 부임 이후로 끊임없이 감독과의 불화설로 아슬아슬하더니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박종훈 단장이 감독으로 부임하라.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잘못이 있다면 박 단장이 나가야 한다. 이글스 구단에 너무 실망했다."
"김 감독을 필요로 해서 불러오지 않았나. 이런 식으로 경질시키려면 단장도 물러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성난 팬심이 한화 이탈 조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좋지 않은 성적과 달리 매 경기 끈끈한 경기력으로 '마리한화'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재미난 경기를 팬들에게 제공했다. 팬들은 육성응원으로 대표되는 열정적인 응원으로 선수들을 독려해 왔다.

하지만 김 감독의 퇴진 과정에서 보여준 구단의 조처는 팬심을 뒤흔들며 잇따라 한화응원 중단을 천명하는 양상이다.

"이글스 30년 골수 팬인데 이번 경질 사태에 많이 실망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었는데...이제 응원 안하련다."
"이러려고 단장 뽑고 감독 임기 보장해 준다고 쇼했나. 이제 한화 응원은 더 이상 안하겠다."
"내 시즌권 환불해 줘라. 더러워서 한화구장 안간다."

한화이글스는 24일 오후 김 감독과 함께 김광수 계형철 코치가 떠나자 발빠르게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을 단행했다. 이상군 감독 대행에 이어 투수코치에 정민태 전 불펜코치, 불펜코치에는 김해님 전 퓨처스 투수코치를 선임했으며, 3루 주루코치로 최태원 전 타격코치가 자리를 옮겼고, 임수민 전 수비코치는 타격보조코치로 이동했다. 수비코치에 이철성, 수비보조코치에 김정준, 배터리코치에 신경현이 이동했다.

한화이글스 홈페이지는 23일부터 구단의 잘못을 성토하는 팬들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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