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사의 밝혔다 오후에 철회.."명예롭게 퇴진하겠다"

윤정섭 대전시티즌 사장의 사의 표명은 없던 일이 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축구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아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윤 사장과 인터뷰 당시 모습.

지난 시즌부터 대전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을 이끌고 있는 윤정섭 사장의 사표 제출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다.

윤 사장은 30일 오전 주주총회가 끝난 뒤 직원들 앞에서 "그만두겠다"며 사의를 표명하고 구단주인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오후에 돌연 철회했다.

윤 사장은 이날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그만둘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떠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임명권자인 구단주도 있는 상황에서 일단 올 시즌 팀을 최소한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고 명예롭게 물러날 생각"이라고 사의 철회 이유를 밝혔다.

사실 윤 사장은 지난 2015년말 대전시티즌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구단의 1부 리그(클래식) 승격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발목을 잡은 게 구단 운영을 위한 자금 부족이다.

매년 70억에 가까운 대전시 예산이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되고는 있지만 이 정도로는 구단을 운영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생겼다. 때문에 윤 사장은 지역사회 곳곳을 찾아 다니며 후원금을 요청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그 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는 선수 수급에도 영향을 끼쳤고 결국 성적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급기야 1부 리그 승격을 기치로 내건 올 시즌에도 비록 4경기지만 1승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챌린지 10개 구단 중 7위에 머무르며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윤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시즌 1부 리그 승격 좌절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한 차례 반려됐임에도 또 다시 사의를 표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윤 사장이 또 한번 사의를 표명하며 신중치 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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