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1.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 공식 입장..누구든 식사 제공

사회적 약자인 독거노인 등을 위해 운영 중인 경로식당 '대전 성모의 집' 신축 이전과 관련해 동구와 보문고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성모의 집을 운영 중인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는 어떤 입장일까.

신축 이전 부지를 매입한 뒤 동구에 기부채납한 주체인 관계로 복지회는 <디트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며, 신축 이전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성모의 집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성모의 집은 1990년 6월 16일 대전시 동구 대전천동로681 노인회관 2층(옛 삼성1동사무소)에 천주교 대전교구가 설립했다. 1998년 사회복지법인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가 설립된 뒤에는 운영주체를 변경해 현재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운영 중인 '경로식당'이다.

성모의 집 명칭은 당시 사목기획국장이었던 유흥식 신부(현 주교)가 성모 마리아를 닮은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며 식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모의 집'으로 결정했으며, 배고픈 노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100원씩 받는 유료 점심을 제공해 왔다. 돈이 없는 노인에게는 100원을 대신 지급해서라도 지불하도록 했단다.

이렇게 26년 동안 운영된 성모의 집은 하루 평균 200여명, 연간(245일) 4만 5천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해 왔으며, 현재까지 연인원 100만명 가량이 이용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성모의 집을 26년 동안 운영해온 복지회는 몇가지 문제점에 봉착한다. 조립식 패널 건물이다보니 노후화되면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했다. 화재 및 붕괴의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부지는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증축이나 신축이 불가능하다.

고민끝에 복지회는 신축 이전을 추진했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후원금 등을 사용해 보문중 옆에 부지를 마련해 동구에 기부채납까지 약속했다. 대신 대전시와 동구에는 건물만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대전시도 이같은 복지회의 입장을 존중해 10억에 달하는 예산을 특별교부금 형식으로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제 건물만 지으면 된다고 생각한 찰나에 생각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신축 이전 부지가 하필 보문중학교 옆이었던 것이다. 신축 이전 소식일 알려지자 보문중과 보문고 학부모 및 학교측은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복지회는 보문고측이 주장하고 있는 반대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1) 성모의집 이전 위치가 보문중학교 담장 바로 옆이기 때문에 교육환경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주장.
"설계부터 완공까지 학교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여 교육환경을 저해시키지 않게 건축할 수 있으며, 오히려 고물상일 때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다."

(2) 경로식당 '성모의집'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행색이 남루하다는 이유로 노숙자라고 주장.
"성모의집을 이용하는 대부분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며, 순수하게 식사만 하시고 본인들의 집으로 돌아가십니다.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와 동구청에서 수시로 급식소 주변을 순찰한 결과 인근에 배회하시는 어르신들이나 노숙인들은 없었다."

(3) 현재 성모의집을 이용하는 노숙인들이 주변 보행자와 인근 거주자, 학생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거나 위협하고, 잦은 욕설과 대낮 음주 및 고성방가는 물론 교육활동을 하는 학교에 들어와 술 값 등을 요구하는 등 학생들의 교수 학습권 침해와 학교주변 환경 훼손,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
"주변의 보행자나 거주자, 학생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거나 위협하고, 잦은 욕설과 고성방가, 학교에 들어와 술값 등을 요구했다면, 그동안 왜 한번도 동구청이나 성모의집,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을까? 설사 그러한 일들이 실제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분들이 성모의집을 이용하시는 분들인지 아닌지에 대한 사실 확인조차 없었으며, 학교주변의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개선의 노력을 왜 학교 자체적으로 기울이지 않았는지? 이 모든 것들이 근거없는 전형적인 님비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금 현재 성모의집도 보문중고등학교와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교수 학습권 침해나 교육환경을 훼손시킨 적이 없었음에도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4) 학교 인지도 추락으로 인한 신입생 유치 어려움(재산권 침해) 등.
"현재 대전지역도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출산율 감소, 도시공동화 현상, 타지역(서구, 유성구, 세종 등)으로의 전출 등의 사유로 아이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대전시내의 학교들조차 폐교하거나 학급 수 감축 등의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보편적인 사회현상들은 인정하지 않으며, 마치 성모의집 이전 때문에 신입생 유치가 어려운 것처럼 남의 탓을 하고 있다."

(5) '성모의집' 이전 건립 추진이 학교 측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동구청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점, 특히 동구가 ‘성모의집’ 이전을 추진하면서 보문고와 단 한번의 상의도 없었다는 점.
"성모의집은 26년간 보문중고등학교와 매우 인접한 곳에서 운영되어온 무료경로식당이다. 왜 이전 건립을 추진한다고 학교나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하는가? 왜 상의를 해야 하는가?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재산권 일체가 사유화되지 않으며, 언제든 국유화할 수 있는 공유재산이기 때문에, 구청 소유의 토지에 사회복지시설을 이전 건립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설령 이전 건립 추진 전에 의견을 수렴하고 상의를 했다면 보문중고등학교측에서 허락했을 것인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저의조차 의심스럽다."

(6)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보다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권리가 우선이라고 주장.
"아직 우리 사회에는 한끼 식사조차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우신 분들이 많다. 그러한 분들이 어르신이든, 장애인이든, 노숙인이든, 아동이든, 우리 사회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에 대해 마땅히 도움을 줘야하며,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안전한 교육환경이 무엇인가를 따지기 전에,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공동체의 의식은 왜 가르치지 못하는지? 어르신들을 존경하고 존중해야하는 경로효친 사상은 도대체 왜 이야기하지 않는지?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뿐이다."

복지회 관계자는 "신축 이전 부지로의 이전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르신이든 노숙자든 어려운 분들이 오는데 노숙자라는 이유로 식사를 안드릴 수 없다. 보문고 학생들이 와도 식사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 2편은 보문중 부근으로 성모의 집 신축 이전에 반대하는 보문중고 측의 입장을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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